밖에선 공주 집에선 노가다꾼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3-05-03 11:03:22
- 조회수
- 1,989
요즘 화분 받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구둘장을 친구삼는것을 참 좋아하지만 그것도 빠빠이한지 오래되었네요
놀때는 놀고 일할때는 죽도록 일하자는것이 요것이 제가 자주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중간 중간 막여 화분이 안들어갈까 한번씩 돌아봐야하고 넘치는것이 있나 확인도 해야합니다
오늘같이 날씨가 온화한 날이면 벌들도 얌전하게 일만하지만 바람불고 정신 사나운날은 벌들도
어찌나 사나움을 내는지 올해 벌써 쏘인 벌수만해도 2년쏘일것을 다 쏘인듯 합니다
미운것은 쏜곳을 또 쏘고 또쏘일때 이럴땐 참으로 ~~ 미초요
아침 8시 조금 넘으면 화분 채취기를 달아줍니다
어제아침 저녁에 예술회관에서 라인댄스를 해야하므로 마음이 급합니다
이런날은 벌들도 더 많이쏘이는것은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서둘러 화분 채취기를 다는데 전날도 혼자 달고 혼자 걷었더니 걸을때마다 허벅지가 너무 아풉니다
200여통 쪼그리고 다는것이 쉬운일은 아니거든요
첫날 울 신랑 저녁 화분 걷는것 도와주면서 마을이 떠나가라 소리칩니다
늙은이 죽겠네~~~~그만큼 쪼그리고 벌한테 쏘여가면서 하는것은 인내심이 필요하기도하지요
그래도 울 신랑은 가끔 그런것만 도와주니 문제가 없지만 화분 걷는것부터 시작해서
그후론 모든것이 내손을 필요로 합니다
벌들이 꽃에가서 가져오는것이라 꽃잎도 많이들어가고 가끔 벌다리나 날개가 들어가기에
그것을 채로치고 핀셋으로 골라내야합니다
그렇게 고르고나면 눈이 푹 들어간 느낌이 들지요
어젯밤도 11시까지 고르는데 울 신랑은 그럽니다
"서방님 힘들어 자야겠다"
참으로 업어주고 싶은 울 신랑입니다
며칠 화분 받았다고 벌써 내손은 까맣게 타서 다른사람 손을 보는듯합니다
휴 ^^내일 친구아들 결혼한다고해서 안산가지 날아가야하는데 얼굴색부터 친구들과 다를겁니다
다른것 다 좋은데 이럴땐 싫어요
겨울엔 친구들 만나면 넌 시골 살면서 피부가 왜 그리 뽀얗냐고 묻는데
이번엔 그소리 들을일 없지요
밖에 나가면 나는 일도 안하고 살림만하는 공주인줄 압니다
그런데 집에만 오면 이런 상노동꾼이 없으니
어제아침 벌한테 너무쏘여 오늘 아침엔 잔머리 굴립니다
"오늘은 일찍 화분채취기부터 달아야겠네"
"그럼 얼른 달아"
한참 달고있는데 울 신랑 일하는 소리가 안 들립니다
한참 부르니 언제 올라갔는지 방에서 나옵니다
으~~~이뻐 정말 이뻐
나와선 또 잔소리합니다
"제발 말하지말고 일좀 하라고. 나도 다리아파 죽겠어"
"어~~~ 벌써 4줄 다 달았어. 빵숙이 소질있구만 당신이 혼자 다 해야겠다"
열이 납니다
"두줄은 당신 혼자 다 달어. 나 가서 밥할거야"
"안돼~~~ 나 그럼 따라 들어간다. 어제 솜 끼어주냐고 벽돌빼서 오래 걸린단 말이야"
할수없이 또 한줄 달고 들어왔습니다
5줄은 나 혼자 끙끙달고 울 신랑은 달랑 한줄
어제저녁 화분 걷을때도 연기 피워달라고했더니 연기가 왜 필요하냐며 들은척도 안합니다
훈연기 피워 연기한번 핑겨주고 막아두었던 문 열고 우리 정우는 뒤따라오면서 받은 화분을
걷습니다
그렇게 3줄째하니 울 신랑 벌한테 많이쏘였는지 훈연기를 피웁니다
그럼서 하는소리 "우와 잘하네~~"
암튼 립서비스는 끝내주는 울 신랑입니다
어찌되었건 벌들이 두 다리에 큼직하게 달고오는 화분을 보면 나도 모르게 웃고있습니다
벌들이 신통하기도하구요
첫날은 도토리화분보다 다른 화분이 많이들어와 좀 시퍼러둥둥하더니 요즘은 노오란 도토리와함께
색색의 화분이 들어와 참으로 이쁩니다
조금전에 나가봤더니 울 신랑 최근들어 제일 잘 들어온다고 하네요
봉이들아 오늘도 힘 팍팍내라~~~~
댓글목록
문용희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북서풍이 불면 꿀이 말라버린다는 사실을 아시다니 상당히 전문가의 경지이셨는데...
그래도 공무원이 되신것은 참 잘하셨습니다. 올해부터는 양봉농가들 여러가지로 힘들것같아요...
서원주님의 댓글
읽고 갑니다. 벌농사지으시느라 엄청 수고가 많으신데,, 제품에 대해 속을일은 없겠구나..하는 마음이 드네요.^^혹, 기회가 된다면 방문해 보고 싶어지네요.. 수고하세요~
운영자님의 댓글
맨처음에는 채집기를 조립해서 벌통에 설치하고 다음엔 200여개나 되는 벌통에 끼웠다 뺐다 되풀이하지요.
벌만 안쏘여도 할만한데 얼굴에 면포를 써도 빈틈은 어찌그리 잘 찾아쏘는지~
이곳까지 오시기엔 너무 멀리 계신것같은데 그래도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방문하세요.
더욱 편안하고 경치좋은 옥정호 2봉장으로 모시겠습니다~
첫주문 감사합니다. 더욱 건강하십시오.
이건기님의 댓글
화분작업하면서 벌침 적당히 즐기시면 일거양득이네요. 소득도 생기고 건강도 덤으로 챙기고...
벌집아씨님의 댓글
눈팅이 밤팅이되면 밖에 못나가니 할수없이 쓰게되네요.
어제까지는 벌들이 얌전하더니 오늘은 온도가 올라가니 조금씩 대모를 하기 시작하네요
오늘도 방긋웃는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