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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철수 했습니다 > 자유게시판

집으로 철수 했습니다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13-07-03 08:18:10
조회수
1,888

꿈가득 희망  이런 단어를 가슴에 품고 꿀 채밀을 위해 이동했던 시간들이 모두 끝이 났습니다

우리의 마음과 달리 때론 흉년인해도 있고 꿀 벼락을 맞는해도 있으니 하늘이 하는 일은 우리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듯 합니다

그런대로 여러곳을 발빠르게 많이 움직이면 좀더 많은 양의 꿀을 채밀하겟지만

우리집 남편이란 사람의 똥고집은 꿀 양에는 욕심이 없는 사람이니 이젠 그러려니 합니다

안그러면 제명대로 못 살겁니다

여기저기서 꿀 채밀했단 소식이 들려오면 걱정이 시작되고

더 좋은 벌을 갖고도 우린 채밀할 생각도 안하는데, 우린 한번도 안한 시간에 다른 사람들은 두세번의

채밀을 했단 소식이 들려오면 그땐 울 신랑이 미워지기 시작하구 잔소리란넘이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외출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내 의자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질좋은 꿀로 승부를 보는것도 이젠 부족한지 이젠 도시 근방으로 이동하는것도 꺼려하니 말입니다

어찌되엇거나 하늘이 많이주면 많이먹고 적게주면 적게 먹어야하는 삶이니

이젠 자연의 이치에 고개 끄덕이며 살수밖에요

매일같이 2봉장과 3봉장으로 출퇴근을하니 이것이 훨씬 힘이 듭니다

매일 종종걸음치는것이 습관처럼 되어버린것듯

우리 정우 집에 언제쯤 들어가냐고 매일 물어보더니 이젠 소원 풀이 했습니다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 저녁에 벌들 모두 집으로 철수를 했습니다

그동안 우리집 빈 마당을 흰둥이란 녀석이 혼자 지켰는데 이젠 마당가득 벌통들이 줄줄이 있으니

가슴이 꽉찬듯 흐뭇합니다

집에 있는 시간이 없으니 큰 보리수나무의 빨간 열매도 새들이 따먹고 그것 한줌 따먹을 시간도

허락치 않았습니다

지난해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들이 어느덧 어미가 되어 다시 그넘들이 또 병아리 새끼를 깠습니다

한참 이쁘게 자라고있는데 집없는 고양이녀석이 한마리 두마리 잡아갔습니다

어느날 우리집 흰둥이가 정신없이 뛰고 고양이녀석 혼줄나서 줄행랑을 치다 급하니 나무로 쏙

우리 발바리녀석 한참을 나무 밑에서 처다보다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후로 병아리들이 한마리씩 사라지는데 집앞에서 강아지가 지키고있으니 뒷쪽으로 넘어다닌것

며칠전에 또 11마리가 세상 구경했다는데 아직 얼굴을 제대로 못 봤습니다

목요일과 금요일 로얄제리 체취만하고 이동을 하기위해 이충은 안했습니다

울 신랑 이충 안하니 휴가 받은 것 같다며 이충은 안하고 채취만하면 얼마나 좋겠냐고 합니다

그런 수지맞는 일이 있으면 누구든 다 하겠지요

그만큼 하루종일 로얄제리하는데 시간을 빼앗기니 일어나 봉장가고 로얄제리하고 집에와서

택배 포장해서 보내면 밤이니 어쩜 정말 재미없는 시간이었겠지요

금요일 저녁에 이동을 한다하는데 난 친구아들 결혼식이 있어 정신없이 택배 포장하고

 막차타고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두 부자를 봉장으로 보내면서 마음이 놓이질 않습니다

"어쩌지~~~날이 더워서 잘 안 들어갈텐데.  벌통에 많이 붙어있는것은 벌통을 뒤로 살짝 잡아댕기고

뒤에서 연기를 풍겨봐. 안그럼 그녀석들 꼼짝도 안할거야"

남편도 마눌없이 이동하려니 걱정이 되나 봅니다

"빵숙이 없이 이동을 어떻게하지" 몇번이고 같은 말을 합니다

늘 이동할때 벌통 묶을수있게 끈 끼어주고 벌통 앞을 막는것은 내가 하는 일이었기에 안심이 안됩니다

아들한테도 당부하며 서둘러 보냈습니다

그런데 차를 한참 타고 가는데 메세지가 옵니다

"하늘이 도우셔서 소나기가 오네"

"비오면 일을 못하는데 왜 하늘이 도우셔~~~"

"어 지금 비 그치기 기다리고 있는데 벌들이 온도가 떨어져서 다 들어갔어"

세상에 이것처럼 반가운 소리는 없습니다

집에서 나가는것은 잡집을 챙겨야하니 힘이 들지만 벌 몰아넣는것은 수월합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집에 돌아올때는 벌들이 2층까지 붙어 들어갈생각을 안하기에 보통 힘든것이 아니지요

올해처럼 벌이 좋으면 고생은 그 몇배가 됩니다

그런데  벌들이 알아서 다 들어갔다니 이것처럼 반가운 소리가 없지요

그래도 걱정되어 친정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전화를 걸어보니 집에 도착했다고

그때서야 한시름 놓았습니다

다음날 결혼식 보고 막차타고 다시 정읍으로 왔습니다

일요일 저녁 다시 3봉장의 벌이 들어왔습니다

이날은 올 시간이 지났는데도 안오고 전화도 안되어 걱정만 가득

늦은시간 울 신랑 전화가 옵니다. 왜이리 늦어~~~~

벌들이 늦게까지 들어와서 그렇게 되엇다고 ~~

그렇게 집을 떠났던 벌들따라 우리도   집으로 돌아왓으니 이젠 좀 편안하겠지요

우리 아들 그럽니다

새벽부터 밤까지 무지 부려먹네~~~~공부할 시간도 없다고 투덜 투덜

이젠 아들녀석도 저녁마다 맘것 책보고 공부할 시간이 생겨서 더이상 투덜거리지 못하겟지요

집에 온 우리집 벌들 지금 시원한곳에 있다가 더운곳에 데려다놓으니 대모를 하고 있습니다

벌통 밖에  새카맣게 붙어 보는사람도 무서울 정도입니다

이틀정도 몸도 마음도 좀 휴식을 취하고 다시 로얄제리를 시작해야할듯 합니다

그동안 같이 염려해주신 우리님들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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