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잘 둬야지~~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3-11-06 14:27:06
- 조회수
- 1,670
생각지도 못한 직업을 가진 신랑을 만나게된것도 내 인생에 전여 계획조차 없었던 일이었고
지금 말로만 듣던 전라도 땅에와서 살고있는것도 그러하다
바쁜 인생살이 하늘처다보는것을 참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요즘은 하늘이 반짝거려거나 환한 달님이 나와야
무거운 고개들어 한번 올려다보곤 처음 보는 하늘처럼 오래도록 처다보며 좋아하고있는 나를 보게된다
며칠전 아침 밥을 하면서 창문밖을 내다보니 우리집 마당에 은행나무가 너무도 곱게 물들었다
"정우아빠 언제 은행잎이 저렇게 이쁘게 물들었지?" 하고 물으니
"어젯밤에"
"말도 안돼. 하룻밤에 저렇게 노오랗게 바뀌었다고"
"이 사람좀 봐. 내가 어제봤는데 어제까지도 안그랬어"
하룻밤 사이 저렇게 곱게 새옷을 입기위해 저 은행나무는 또 얼마나 아파했을까?
누가 보든 안보든 곱게 곱게 물든 은행나무가 왠지 안스럽기도하고 고맙기도하다
지난주 토요일 하나밖에 없는 울딸과 막둥이녀석 생일이었다
집떠나있으니 미역국 얻어먹을 생각도 안했겠지만 2주전부터 집에오겠다는 막둥이를 그날 오라했다
엄마 집에없어 다른주엔 와도 밥도 못해준다고
토요일 딸아이와 막둥이가 집에왔다
그런데 가을이라 행사들이 오죽많은가
일요일에 내장산에서 있는 행사에서 시극과 시낭송을 하기위해 토요일 저녁 밥만 겨우주고
밤에 연습하러 나가고 가을이면 정말 부지런한 사람만이 내장산의 예쁜 단풍을 볼수있을정도로
차가 밀리기에 아침먹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예쁜 드레스차려입고 곱게 물든 단풍을 보로 온 사람들과 마음을 내려놓으러 온 사람들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앞에서 가슴속에 가을을 선물하고 돌아왔다
저녁무렵 돌아오니 막둥이도 아빠도 보이질 않는다
월요일 수업이있어 아빠가 터미널에 태워다 주러 갔다고~~
순간 단풍들이 곱게 물들이기위해 아푼만큼 내 가슴이 찌릿하니 아파온다
계란 후라이 하나만 해주면 밥한그릇 아무소리 없이 먹는 아들녀석인데
이번엔 그 계란후라이 하나 못 먹여보냈다.
집에 한번 올때마다 " 엄마 집 밥 먹고싶어요" 그랬던 아들녀석이기에 가슴이 더 아프다
그러게 엄마를 잘 둬야지~~~~
저녁이라도 먹고 갔음 이렇지는 않을텐데...
오늘 아침 창문밖에 은행잎은 금가루를 뿌려놓은듯 어여쁘다
저 고운것을 카메라에 다 담지 못함이 너무나 아쉽다
오늘따라 카메라도 신랑이 가져가고 핸폰으로 몇장 담아본다
살랑거리는 바람에 온 몸을 맡기는 나무들을 보면서 우리네 아들딸들도 저렇게 세상에 맡기고
둥굴게 둥굴게 모나지않게 살아가주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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