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땐 미초요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4-02-10 22:23:05
- 조회수
- 2,134
토욜 밤 tv를 보고있는 울신랑한테 경고 한마디
"빨리 자시오. 내일 어지간하면 해남가서 벌 봐야해요"
울신랑 이젠 늙었나 봅니다. 안보던 티비를 보는걸 보면
"내일도 춥다는데"
일욜 아침 밍기적거리며 구둘장하고 친구놀이를 하는데 울 신랑 빨리 일어나라 제촉합니다
일을 끝내야하는걸 알면서도 새벽엔 일어나기 싫은건 어쩔수 없습니다
하나 , 둘, 셋까지 세곤 힘주어 일어나 봅니다.
새벽에 올라탄 차의 차가움이 그대로 느껴져옵니다.
해남까지 가려면 2시간정도 가야하니 잊고 눈을 감아봅니다
운전이야 신랑이 할거니 그저 눈감고 얌전하게 가면 되는것이지요.
덜컹거리는것을 보니 봉장에 다 온듯합니다. 눈을뜨니 역시나 날씨는 잔뜩 골이 나 있습니다
내려야하나 말아야하나 오늘도 선뜻 내리기엔 날씨가 마음에 들지않습니다
울신랑도 내리지않고 가만 앉아있습니다. 사람 마음은 똑 같은것이겠지요
차가 도착하니 많은 새들이 날아 오릅니다
"저넘들 벌 잡아 먹으러 왔구만. 허허 산까치도 왔네"
꽤나 많은 넘들이 나무위로 날아올라 주위를 돕니다
"어차피 왔으니 얼른 내려서 포장 풀어요"
남편은 할수없이 내려서 포장한것을 헤체합니다.
신발 갈아신고 얼른 화분떡 한아름 앉고가서 볼통위에 올려 놓습니다
챙겨야할것은 왜 그리도 많은지
"은박지 가져오고, 비닐도 가져와"
울 신랑 심부름 시키는데는 선수입니다. 자기가 좀 가져가면 좋으련만
가끔 벌들이 몸속에 들어가 신경쓰이게하지만 그정도는 참을만 합니다
한참 일하고있는데 울 신랑 귀를 가리고 빨리 나오라고 합니다
또 벌 한마리가 울 신랑 귓속으로 들어간것이지요.
"참으로 이상혀. 그 성질에 그런것 참고 기다리는것을 보면"
"이사람아 서방님만큼 좋은 성질 가진 사람 봤어"
헐~~~
울신랑 참 이상한 사람입니다. 무슨 말만하면 말끝마다 자기를 꼭 서방님이라고 부르니 말입니다
후두티에 달린 모자를 쓰고 있는 마눌이 불쌍한가 봅니다
" 울 빵숙이~~~" 하면서 처다보고 웃습니다.
미안하긴 한가 봅니다.
일하면서 울 신랑 말끝마다 늙은이 죽겠네~~합니다.
"엄살 떨지말오. 대복터진 사람이 무슨 엄살을 떨어"
대복은 내가 받은거랍니다.
" 암 일하는 복하는 정말로 끝내주지"
계속해서 새들은 꽥꽥거리며 주위를 돌고있습니다
"정우아빠 저녀석들 우리보고 비키라는데"
"나쁜넘들 "
정읍에서 같이 간 봉우는 저녀석들이 벌 잡아먹는 양이 엄청나다며 엽총으로 빵야~~ 한다고 합니다
패겨리를 보니 그도 그럴만합니다
힘들여 키운 벌들은 날로 먹으니 저녀석들 곱게 봐줄수가 없는것이지요
"정우아빠 여기 냉이가 정말 많네. 꽃도 안 피고 정말 좋은데"
"갈때 좀 캐가야겠어"
저쪽 밭에는 정말 많던데...그런데 칼도 없고 캐갈 시간이 있으려나 모르겠네
왕이 시원치않으면 제거하고 군사가 적은것은 합쳐가면서 일하려니 참으로 일이 줄지를 않습니다
"일같지 않은 것이 시간도 오래 걸리네"
" 이 사람아 일같지 않다니. 이게 얼마나 큰 일인데"
그만큼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성질처럼 후다닥 할수있는 일이 아니어서 급한 마음은 지루하기만 합니다
일 끝내고 다시금 벌들 솜과함께 보온 덮개로 덮어주는데 울 신랑 보이질 않습니다
"정우아빠~~, 모여. 빨리하고 가려고 도와주니 저번에도 그러더니 또 그러네"
참나 어이없습니다. 빨리 덮고 가려고 도와주는데 울 신랑은 가서 다른것 하고 있습니다
"무슨 서방님이 그래. 힘든일할때는 사라지면서"
미안한지 울 신랑 그럽니다
"이건 여자들이 하는건데"
손도 시리고 발도 시리고 얼굴은 얼어서 감각도 없지만 울 신랑 말대로 큰일을 끝냈으니
내일부터는 마음이 좀 여유가 있을것 같습니다
그런데......윗쪽 두줄은 문제가 많습니다. 벌들이 한쪽으로 몰려 한줄은 너무 약하고
또 한줄은 군사가 너무 많아 일정하질 않으니 어떻게해야할지
울신랑 오면서 그럽니다. 한줄은 다시 집으로 가져와야할것 같오
이럴땐 정말 미초요.
이동하면서 돈 들고 새롭게 포장하냐고 고생하고 다시 또 가져오려면
힘은 힘대로 돈은 돈대로 들어야하니
사람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니 어쩔수 없지만 ~~~ 이럴땐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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