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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기 시작하네요 > 자유게시판

꽃이 피기 시작하네요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14-03-12 11:06:44
조회수
2,090

우리 봉이들 잘 있는지 아기 벌들이 얼마나 나왔는지 궁금해서 새벽에 해남으로 고고싱

다른때는  울신랑 운전을 하거나 말거나 눈 꼭 감고 가서 그리 멀다 안느껴졌는데

어제는  작은눈 말똥거리며 갔더니 왜그리 지루하고 멀게 느껴지던지요

"넘 멀어 . 지루해 죽겠네"

"별로 안 멀구만. 예전에 고흥다닐땐 얼마나 걸렸는데"

"그땐 그때구. 허리도 아프고 엉덩이도 아포"

투덜거리는 마눌보고 눈 꼭 감고 가랍니다. 그럼 금방 간다고

하루전까지만해도 정읍은 바람이 어찌나 불던지 겨울이 다시오는듯했는데 해남은 역시나 조용합니다

해남에 가면 그것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우리집처럼 바람이 안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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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신랑 격리판 손질하는동안 벌통을 덮고있던 보온덮개며 솜을 헤체합니다

그리곤 사스레피 나무가 얼마나 꽃을 맺고있는지 궁금해 벌통 옆에있는 나무로 다가갔다가 

토끼눈이 되어 버렸습니다

세상에나 이렇게나 바글바글이 아니라 빠글빠글 달렸습니다

와~~ 며칠만 있으면 우리 벌들 난리가 날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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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빠르게 움직여봅니다. 오늘안에 세줄 모두 봐야하니 마음이 급합니다

오늘은 보조역활할것이 왜 이리 많은지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벌써 강군들은 화분떡을 다 먹은통도 있고 가난한 통은 화분떡이 그대로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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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강군들은 개포 열어보는순간 기분이 좋아지는데 약한통은 보는 마음도 쓰립니다

언제 저것들이 커서 꿀을 가져다 주려나

할수없습니다. 부자통에서 소비 두개씩 꺼내서 보충을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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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다리에 화분을 달고오는 녀석들이 보입니다.

오늘따라 왕은 왜 이렇게 눈에 안보이는지

가난한통 도와주려다 왕이라도 딸려가면 큰일이니 보고 또보고 참으로 능률이 안 오릅니다

면포를 쓰고도 목에 몇방 하필이면 많고 많은곳 냅두고 코를 쏩니다

코에 쏘이면 재채기는 물론 눈물 콧물~~~

지금것 한번도 안쏘여 몰랐는데 울 신랑이 심심하면 재채기해대던 이유를 알것 같습니다

늘 두줄 보고 점심을 먹었는데 오늘은 일이 늦어져 한줄 반정도 봤는데 가까운곳에 벌을 놓고있는

일행이 왔습니다

"보리밥 먹으러 가자"

두륜산 입구엔 보리밥집이 유명합니다

다른곳에 보리밥하곤 많이 다르지요.

보리밥 쌈밥이 나오는데 처음엔 조밥이 아주 조금 나오고 돼지고기 얇게 양념해서 석쇠에 구워

나옵니다. 그것을 양배추와 상추등 각종 쌈에 싸서 먹으면 다음엔 보리밥을 비벼먹을수 있게 나오는데

맛있습니다

일요일에 벌 보러 가는 날이면 몇집 안되는 보리밥집이 만원이라 되돌아와야하는데 어제는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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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벌 있는곳에 사슬의 피나무는 물론 벚나무와 진달래가 많다며 일행과 현지인 할아버지가 알려주십니다

다음번에 가면 아마 벌통옆에 가기 싫어질지도 모릅니다

사슬의 나 나무가 15일정도면 해마다 핀다고 하는데 이 나무의 꽃향은 아주 특이합니다

꼭 응아냄새 비슷하다고 해야할까요

냄새야 어찌됐던간에 화분 많이 나오고 꿀 많이 나오면 우리 봉이들 뒤집어질테고

이때는 하루가 다르게 벌 늘어나는것이 보이니 우린 행복할겁니다

어떤 사람은 가뭄이 심해서 꿀이 적게 나올수도 있다고하는데 그것은 우리도 모르고 다른 사람도 모릅니다

오직 우리 봉이와 사슬의 나무만 알뿐

허리 아프다는 마눌말에 울신랑 그럽니다

"그러게 뛰어 다닐라. 무거운것 가져올라 힘들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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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야 나만 들겠어요. 한가지 다른것 나는 계속 서서 다녀야하고 울 신랑은 계속 허리굽여

앉아서 하는것이 다를뿐

"오늘 못다하면 하루 더 오면되지" 하는 말에 울 신랑 늦어도 다하고 가야한답니다

그렇게 해는 지고 우리의 일도 끝을 맺습니다

다시 헤체했던 보온덮개등을 덮어주는데 손가락하나도 까딱하기 싫습니다

나몰라라 잠시 앉아있다가 혼자하는 신랑을 보고 다시금 힘한번 주고 일어나 봅니다

역시나 둘이하니 빠르긴 합니다

남아있던 잡짐들을 싣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딸한테 전화를하니 8시까지 못 오겠네 합니다

돌아오는길 울신랑도 많이 힘들었던지 빠끔빠끔 계속해서 하품을 해대고 팔다리 아프다며

몇번이고 같은말을 되풀이합니다

저렇게 힘들게 벌 키우면서도 겨울만 되면 우리처럼 쉬운 직업이 어디있어 그럴겁니다

고창을 빠져나오는데  AI때문에 쏴대는 약 잠시 울 신랑 길을 잘못들었습니다

딸래미 기다리는데 길까지 돌아가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건 또 모랍니까

울신랑 갑자기 소리 지릅니다

"야 야~~~그럼 안돼. "

놀라서 처다보니 어떤 정신나간 사람이 멋지게 역주행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정말 역주행하는 사람이 있네요.

초보인가봐. 역주행하는걸 보니~~

빨리 가는것보니 초보는 아니구만. 그런데 분리대도 저리 높게 되어있는데 어떻게 역주행을 할수가있지

살다보니 별일을 다 봅니다

그분 누군지 몰라도 안전하게 잘 갔으면 좋겠습니다

딸을 데리고 집에 들어오니 10가 다 되었습니다

얼른 씻고 누우니  낮에본 우리 봉이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낮에 일하면서 울 신랑한테 그랫습니다

"난 봄이면 스트레스 받아. 벌 볼때마다 저 벌들이 언제 자라서 우리 꿀을 가져다 줄까?"하고

울신랑 그럽니다. 자기도 그런다고

벌쟁이여서 겪는 어쩔수없는 일이겠지요

조금 있으면 여왕들이 꼬랑지 흔들며 산란하는 모습이 또 보일겁니다

벌을 키우는동안은 생각하지 않아도 보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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