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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아카시아꿀 채밀했어요 > 자유게시판

14년 아카시아꿀 채밀했어요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14-05-16 15:22:44
조회수
2,327

5~~6월은 양봉인에겐 늘 비상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경상도쪽은 쌀쌀한 날씨탓에 꿀이 잘 안나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이제나 저제나 아카시아꽃이 피나 습관처럼 나갔다오면 산을 보게된다

"정우아빠 도로옆에는 몽오리가 금방 터질것같고..."

"시내는 다 피었고"

"와~~ 아카시아 향기 끝내주네. 올해 꽃이 진짜 잘 피었어"

이런 대화가 늘 오고간다

오늘은 2014년 아카시아꿀 채밀하는 날

울신랑 5시부터 일어나 서성이더니 마눌을 깨운다.

꿀따는 날이라 예민해서 벌써 일어나 눈뜨고 있는줄은 모를것이다

빨리 나가 준비하라는 소리에 나간다

준비할것이 뭐있나 지난번 저밀 채밀했었기에 준비는 다 되어있는데

곤하게 자고있는 딸아이를 깨운다.

오늘따라 새벽바람이 왜이리 차가운지....

딸아이 겨울 조끼까지 입고 춥다며 쭈구리고 앉는다.

꿀따는 날은 어찌되었거나 신나는 날이다.

새들은 우리를 응원이라도하듯 조잘대고 불어대는 바람은 춥기는해도 상큼하다

지금은 추워도 몇통하고 나면 땀이 흐를텐데

그렇게 시작한 꿀따는 작업

아는 회원이 꿀따는것을 못봤다며 시간을 내서 카메라들고 왔다.

꿀따는 날은 아무리 귀한 손님이 오셔도 대접할수가 없는데

그것을 우리 벌들이 알았는지 그만 벌침선물을 주었다.

처음엔 무서워하더니 벌이 잘 안쏘자 과감하게 카메라들고 벌통입구에 엎드려 셔터를 눌러댄다

잠시후 머리에 벌이 앉았다며 머리만 흔든다.

울신랑 눌러 죽이라고하지만 그것이 어찌 쉬운 일인가

잡아준다고 나한테 오라했는데 오는 도중 그사이를 못참고 쏘아버렷다

눈은 또 언제 쏘였는지 살작 부어있고

오늘따라 채밀기 (꿀따는 기계) 가 말썽이다

할수없이 트럭에 연결해서 돌리니 말을 잘 듣는다

왜그러냐는 마눌말에 그만큼 전기가 안 좋다는 소리라는데

전기도 좋고 안좋고한가싶어 다시 물으니...전기가 고루게 들어와야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라고

남자들이 모르는것이 없는건지 울 신랑이 그런건지

가끔 저런걸 어떻게 다 알지? 할때가 있다.

너무나 무거워서 꿀이든 소비를 들고 다니기엔 역부족

할수없이 수레에 싣고 다니지만 그래도 무겁다

채밀기를 돌리니 소비에 들어있던 아카시아꿀이 쏟아진다

헐~~~

그런데 아카시아꿀 색이 마음에 안든다.

아카시아꿀은 맑아야되는데 약간의 색이 있다

예전에 어느 고객님은 너무 맑아 가짜가 아니냐고 묻던 분도 있었는데

몇년 전부터 우리집 아카시아꿀이 결정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이동네에 복분자 농사가 많이 생기면서 일어나는 일

복분자꽃이 아키사아꽃 초반기에 피다보니 벌들이가서 복분자꿀을 가져오기때문에

아카시아꿀의 색이 나는것이다

덕분에 1년생 식물의 꿀이 들어가 빨리 결정이 되는것

"웬수놈의 복분자네" 했더니

울신랑좀 보소

이사람아. 단순한 아카시아꿀보다 더 좋을수 있어~~

영양 면에선 더 좋을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아직까지 꿀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지금도 결정되면 (설탕처럼 굳는현상) 가짜꿀을 생각하니 그것이 문제다

언제나 그런 소리가 사라지려나~~

꿀을 채밀했으니 맛을 봐야지

음~~

이맛이야. 아카시아꿀 특유의 단맛과 향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꿀이 입안 가득 ...행복함이 몰려오는 순간이다

벌통뚜껑 열고 연기 풍겨주고 아빠가 주는 꿀이 가득 든 소비를 받아 척척 일을하는 딸아이가 대견스럽기도하고 미안해지기도한다

"울딸 대단한데"

무슨 뜻이냐고 처다본다

"다른 사람들은 무섭다고 하는데 울딸은 아무렇지도않게 벌 옆에서 일하잖오"

딸아이는 얼굴에 면포써서 괜찮다고한다

얼굴만 자기 살인가?

어려서부터 벌하고 생활한탓인지 두려움도 겁도없이 일하는 딸아이가 정말 이쁘구만

가끔 울 신랑 딸아이한테 무어라고 잔소리까지한다

어제새벽에 로얄제리 채취하면서 잔소리하는 아빠한테 그런다

"아빠 제가 같이 일하니 감사한줄 아세요. 자꾸 그럼 저 집 나가요"

그소리에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며 마눌을 바라본다.

너희 엄마가 알려줬어 . 하면서

"후덜덜" 그런다

정신없이 뛰어다녔더니 땀이 줄줄 흐른다

" 수박 먹고 합시다"

꿀 따는 날이면 수박을 먹어야 지치지않는다며 수박 타령을해서 어젯밤 늦게 오면서 마트에서 한통 사왔다

아~~ 맛나다. 수박을 먹으면 수분 섭취가 되어 그런지 배도 안 고프고 지치지도 않아서 좋다

얼른 얼른 합시다~~

오늘은 두승산꿀집에서 아카시아꿀 향기 폴폴 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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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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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희님의 댓글

문용희
작성일
꿀 따는날 모습 잘 읽었습니다. 내가 이동양봉 하던시절 아카시아꿀은 맑으면서
아카시아꽃의 약간 연녹색화분 색이 나더라구요  그런데 지금 글을 보니 이해가 됐어요
복분자꽃 덕분에 그런거군요 많이 행복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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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다른꿀이 들어가지않은 아카시아꿀은 정말 맑은색이 나지요.
다른꿀이 좀 들어가면 색이 좀더 노오란 색이 나구요.
꽃도 다 다르고 향도 다르듯 꿀맛도 다르고 색도 다른것을 보면 너무나 신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