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나무꿀 채밀하던 날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4-05-26 23:22:19
- 조회수
- 1,977
금요일 오후가 되니 벌들 일하는것이 많이 줄었다
일요일 저녁 비가 온다는 소식은 들리고 울 신랑과 난 그때부터 머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옻나무꿀을 며칠더 두었다가 고숙성으로 채밀하면 좋은데 꿀 들어오는 양이 준것을보니
이동을 안할수도 없고
옻나무꿀이 들어올때부터 울 신랑 신이 났었다
캄캄하도록 벌이 일을 한다고~~
그런데 생각보다 묽은꿀이 들어온 모양이다
소비에 있던 꿀들이 다음날 확인해보면 많이 줄었다
"정우아빠 내일 아침 꿀 채밀하고 밤에 이동합시다"
그런데 문제는 토요일에 로얄제리가 많은 날
어떻게 해야하나?
고숙성꿀은 남아있는 다상을 더 두고 보기로하고
새벽에 꿀따고 로얄제리는 채취만하고 이충은 다음날 하기로 결정했다
올해는 일찍부터 일복이 터진터라 나는 지치는데 울 신랑은 어디서 그 힘이 나오는지 지칠줄 모른다
어디서 그 힘이 다 나냐고 물으면 자기 먹는대로만 먹으란다.
아마도 매일같이 로얄제리 충판 찾으면성 왕대에서 로얄제리를 따먹어서 그럴것이다
다음날 꿀 채밀한다는 소리에 " 휴~~ 내일은 자신 없는데..." 하면서
막둥이가 학교안가니 막둥이나 오라고 할까? 혼자말로 했는데
울 딸아이 "엄마 영섭이 오라고 했어요"
"온데?"
"왜 그러냐고 물어서 엄마가 힘들어 한다고했더니 두말도 않고 온다고했어요"
차 타면서 전화한다고했다며 딸아이가 알려준다
자식 키우는것이 이런것인가보다.
애미 힘들다고 싫다않고 달려온다는것을 보니
10시가 다 되어 도착한 막내랑 늦은 저녁을 먹곤 내일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하니 빨리들 자라하곤 잠에 빠졌다
눈을 다 감은것같지도 않은데 울 신랑 날이 밝았다고 빨리 일어나란다
일어났다 다시 쓰러지니 그럴 시간 없다고 제촉한다
저녁에 꿀딸 준비는 다 해놓았으니 바로 시작하면 된다고 딸아이와 아들을 깨워 앞장세운다
한사람 더 있으니 일이 훨씬 수월하다
딸아이는 지금까지 벌에 안 쏘였는데 엄마가 재수 좋다고하더니 오늘 다 쏘인다며 아프다고하고
무정한 아빠는 안 죽는다며 빨리 받으라한다
꿀 다 딴 소비장을 수레에 올려주려하니 울 아들 엄마 허리 아프니자기가 한다고 냅두란다
어린시절부터 정이 많은 울 막둥이~~ 이쁜 울 아들
딸아이는 아빠가 일할때마다 주문하는것이 늘어난다면서 쫑알거리고
몇번 해봤다고 동생한테 이래라 저래라 알려준다
아들 덕분에 나만 수월한가했더니 울 신랑도 편했던 모양이다
"영섭이가 다음에 꿀딸때도 오라고했더니 대답을 안하네"
"엄마가 힘들어한다니까 이번에도 온거지~~" 했더니 그럼 다음 번에도 당신이 오라고 해.
아들과 딸이 앞장서서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찌나 흐뭇한지 모른다
다른 사람들 아들 딸들이 와서 일해주는것을 보면 우리에게도 저런 날이 있으려나 했는데
벌써 아이들이 커서 엄마 아빠 일을 도와주니 행복이란넘이 스물거린다
꿀따는 중간중간 울 신랑 와서꿀맛을 보곤
햐~~~ 죽인다
노오란 옻나무꿀이 우리를흥분하게 만든다
올해는 옻나무 꿀 향이 진하다
그렇게 꿀을 수월하게 따고 여유를 부리는 남편을 쪼아댄다
"빨리 로얄제리 틀 꺼내야지, 애벌레들이 다 먹어"
아무것도 모르는 손님은 숨좀 돌리고 하게 두라하지만 울 신랑이누구보다 더 잘아는지라 두말할것도 없다
"한두시간 지나면 애벌레가 다 먹어서 안돼요"하며 봉솔을 들고 나선다
막둥이는 자기할일 다 끝났다고 방으로 들어가고 아빠는 제리틀 꺼내고 딸과 둘이서 로얄제리 채취작업을 시작한다
꿀을 딴뒤라 딸도 나도 힘이들지만 그렇다고 밥먹고할시간도 없다
힘들게한거 다 먹으면 안되니
배에선 꼬르락 소리 요란하지만 어쩌랴~~
로얄제리 채취작업을 끝내고 들어오니 12시다
아침겸 점심겸 얼른 밥을 해서 먹는다
계란 후라이 하나만 있어도 두말없는 막둥이 먹으라고 계란 후라이 감자볶음, 된장찌게를 끓이고
딸아이가 좋아하는 콩나물볶음과 오이냉국등
맛있게 먹으며 진수성찬이라고하는 막둥이보고 울 딸아이 동생보고 그런다
불쌍한척 하지 말라고~~
하루이틀도 아니고 매일 사먹는 밥이 오죽하랴
집에오면 잠을 푹 잔다며 이상하다고하는 막둥이
그렇게 밥을 먹고 막둥이한테 조금만 더 도와달라하니 다시 나온다
아빠는 벌통 입구 막을 작업을하고 아들과 나는 벌통 묶을 준비를 한다
화물차 기사들 일찍 오셔서 우리가 끼어놓은 벌통을 묶는다
이것 저것 물으시면서 연세도 많은데 일을 너무나 잘하신다
이분들 몇년 계속 오시는 분들인데 일 열심히 해주고 더 요구하시는 분들이다
그만큼 주인마음에 꼭 들게 꾀도 안부리고 일을 해주시니 누구든 좋아할수밖에
그날따라 날은 후덥지근하고 벌들은 늦은 시간인데도 들어갈 생각을 않는다
큰일이네... 얼른 들억야 이동이 수월한데
애타하는 나를 보고 화물차아저시들 서두르지 말라고 하신다
더 늦으면 안될거같아 난 연기 풍겨주고 울신랑은 소문을 막고 화문차 아저씨들은 벌통을 싣는다
한분은 너무 많이 쏘여 걸음도 못 걷겠다고하니 한분은 제대로 약 맞았다며 눈만 안 쏘이면 된다고하신다
신혼때는 기사님들 쏘였다고 일안하고 투덜거려서 애간장 다 태운적도 많은데 이분들 이렇게 말해주시니 마음이 편하다
그렇게 다 싣고 다른때같으면 죽어도 마눌이랑 같이가자할텐데 마눌이 지쳐하니 더 챙길것 없냐고 묻고 두말도않고 혼자 가는 울 신랑
그렇게 벌을 실은 차들은 떠나고 씻고 세상 모르게 잠들어버렸다
자다가 눈을뜨니 새벽 4시 거실에 나와보니 아들 혼자있고 울 신랑이 안보인다
이시간까지 왜 안오는지 걱정이 된다
다시 들어가 또 잠이들었다 깨어보니 6시 역시나 울 신랑이 안 보인다
무슨 일일까? 무슨 일이 생긴걸까?
전화를 하려다 혹여라도 벌 내려놓고 잠깐 자는데 깨우는것은 아닐까?싶어 참아본다
그렇게 오는 잠을 참으며 좀더 기다려보다 전화를 한다
피곤하기도하고 아침에 벌 보고 가려고 화물차에서 대충 잤단다
다리도 못 피고 얼마나 불편했을까?
마눌 더 잘거니까 떠날때 전화해 ~~ 밥 하게~~~
이렇게 또 두승산밑꿀벌집의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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