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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이 가득한 마당 > 자유게시판

꿀벌이 가득한 마당

작성자
이루아빠
등록일
2014-05-27 14:02:23
조회수
2,015

마당있는 단독주택으로 이사온지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원래 마당은 잔디가 잘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6개월 정도 집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자재 내려놓고 트럭이 틀락날락하면서 잔디밭이 좀 망가졌어요.

작년에는 잡초가 나면 나름 뽑아주고는 했으나, 장마철에 잡초가 쑥쑥 자라고 새로 생겨나면서 도저히 제어가

안되더군요. 옆집들처럼 약을 뿌려서 편하게 관리하는 것은 어떨까 아주 잠시 생각해봤지만, 몸에도 약 쓰는 것을

싫어하는데 마당과 나무에도 약 쓰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안 좋을 거고요.

 

그리하여 작년 가을부터 클로버가 점차 확산되더니, 올해 봄에는 거의 완벽하게 잔디를 대체해서 클로버밭이

되었습니다. 클로버가 자라는 도중에 간간히 생겨나는 잡초들은 어쩌다 한 번씩 뽑아주었고요. 그래서 마당이

비교적 일관적인 클로버밭이 되었습니다.

약 한달전부터 클로버꽃이 피더군요. 유채꽃마냥 노란색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이쁩니다.

한달전인가 몇집 건너 이웃아주머니가 이른 아침 일찍 벨을 누르길레 나가보니 이동네 이웃들다 나무에

약치기로 했는데 같이 하시는게 어떻겠냐고 하시더군요. 보아하니 자기집 나무들에 벌레 생기는 것 싫어서

약 50미터 떨어진 저희집에도 예방 차원에서 약 뿌려줬으면 하는 눈치더군요. 아이들에게 안좋다는 이유로

안뿌린다고 말하고 돌려보냈죠.

 

한 편, 클로버에 꽃이 피니까 꿀벌들이 마당에 가득히 몰려와서 클로버꽃에서 놉니다. 정말이지 너무 좋더군요.

집에서 꿀벌들의 유희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으니까요. 나름 클로버꽃의 향기도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집에 있는 나무와 꽃에 약을 안치니까 자연스러운 나무와 꽃의 향기가 현관과 창문들을 통해서 들어오는데

그 다양한 향기가 참 좋습니다. 토요일에는 몇몇 직장동료 가족과 아이들을 초대해서 마당에 1,5 m x 3 m 사이즈의

튜브에 바람 넣어서 1층 화장실 온수에 호스 연결해서 보일러 온오프하면서 수온 조절해서 물 받아주니,

아이들이 신나게 몇시간 동안 물놀이를 즐겼습니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마음껏 물첨벙거리며 놀고, 부모들은

집안과 밖에서 편하게 쉬면서 아이들 자유롭게 놔두고, 저녁 9시까지 담소하다가 돌아갔습니다. 근사한 음식은

없었지만, 동료들도 아이들도 그날의 추억은 상당히 감명깊게 남은 듯 합니다.  마당 있는 집의 특권이라고들

말하지만, 마당 있다고 해서 다 저처럼 활용하지는 않으니까요. 아마도 저희 동네에서 유일하지 않나

싶습니다.  잘 가꿔 놓은 잔디밭이 무거운 물이 담겨 있는 튜브에 짙눌려서 망가지고 죽어가는 꼴을 못 볼테니까요.

튜브의 물은 다음날인 일요일에 빼서 말려주고, 밑에 깔려있는 풀들은 오늘 보니 다시 서서히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전에 일주일 정도 있다가 치우니 풀밭이 썪더군요. 그래서 요령을 터득했죠. 이삼일 정도면 괜찮다는

것을.

 

마당을 보고 있노라면 코와 눈이 즐겁습니다. 무농약 친환경 마당 덕분이죠. 아무리 비가 와도 잡초 하나 나지

않는 주변집들 마당 잔디밭을 보고 있노라면 저게 사람에게도 얼마나 해로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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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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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아파트에서 탈출하신거 댓가로 꿀벌이 웅웅거리는 마당을 갖게되셨군요~
이사하신곳이 상당히 괜찮은 지역인것같습니다.
우리 마당에도 클로버가 군데군데 많고 키가 그리 크지않아서 나름 괜찮더군요.
한곳에서는 뱀딸기가 무리지어 자라면서 점점 세력을 확장하는것을 관심있게 보고 있었는데
결국은 키가 더 큰 클로버에게 묻혀가네요..
뱀딸기의 노란꽃도 일시에 피니 참 보기좋았는데...
클로버도 콩과식물이어서 뿌리혹 박테리아가 흙을 비옥하게 하는데 좋다고 합니다.
우리집은 사람이 자주 밟는곳은 아직 잔디가 남아있고 그렇지않은곳은 셀수없을정도로 많은 종류의 다른 풀들이 자리잡고 자라고 있지요.
그 생태계를 보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랍니다.
딱 하나 문제는 주기적으로 깎아주지않으면 그야말로 잡초밭이 되어 정신이 어수선하다는게 탈이지요~

2봉장에 물놀이할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어떨까 하다가
넘어야할 벽이 많아 포기했는데 글을 보니 또 욕심이 생기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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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아빠님의 댓글

이루아빠
작성일
클로버가 흙을 비옥하게 한다니 좋네요. 깍아주는 것에 대해서 저도 생각 중인데 올해는 일단 지켜볼 생각입니다. 어디까지 자라나 보려고요. 클로버가 그렇게 키가 크게 자라는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수영장 관리가 만만치 않죠. 수영장이야말로 소독약 쓰고 싶은 충동을 훨씬 많이 받으실 겁니다. 야외수영장이라면 더더욱. 저처럼 놀 때 한번씩 꺼내쓰고 바로 철수하는 것이 관리가 차라리 편합니다. 여름 한 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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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수영장은 여러모로 너무 부담되어서 포기한게 사실입니다.
나무그늘에 고무보트? 튜브?를 이용하여 임시로  써도 좋을것같기는 한데 좀 작은게 탈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