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복있는 사람 따로있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4-06-24 10:14:44
- 조회수
- 1,846
지난주 집에있는 단상을 새벽부터 울 신랑 차에 싣고있습니다
마음 같아선 2봉장 벌 다 집으로 철수했으면 좋겟는데 더 가져가는것을보며
"난 3일에 한번만 갈수있게 일부는 집으로 가져왔으면 좋겠구만 오히려 더 가져가?"
울신랑 로얄제리 적게 나오는 통에 보충해줘야한다며 들은척도 안 합니다
물론 그쪽에도 밤나무가 많아 밤꿀이 들어오고 있지만 집 근처엔 널린것이 밤나무인지라
여기있는 밤꽃이 아깝기도하고 매일같이 잠도 제대로 못자고 출퇴근하는 일이 보통일이 아니고
집에서 일을하면 그만큼 여유가있어 내마음을 말해봅니다
정신없이 로얄제리 작업하고와서 택배작업 끝내면 8시를 훌쩍 넘고 밥도 싫고 그냥 드러눕고만 싶어지는데
울신랑은 언제나 늙으려는지 팔팔합니다
2봉장 가는길이 아무리 아름다우면 뭐하냐구요
매일 눈 감고 왔다 갔다해야하는데
며칠전 친구랑 임실을 가면서 우리 봉장을 알려주며 이길을 매일 출퇴근한다고하니
그 친구하는 말~~~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나처럼 처음 가는 사람은 좋아라하지만 매일 다니려면 그렇겠다"
설악산 가는 길처럼 꼬불거리며 한없이 높고 깊은 산속 언덕길을 올라가면 아름다운 옥정호가
끝없이 보이고 길 양쪽엔 벚나무 가로수가 있고 그런 길을 1시간 달려갔다 와야합니다
어찌되었거나 이집 가장 뜻대로 하는것이라 토 달아봤자 이미 실려있는 벌통 다시 내일것도 아니니 더이상 말이 필요없습니다
로얄제리 작업을 하면서 생각보다 꿀이 안들어왔다며 당신 말대로 일부는 오늘 철수를 하자는 겁니다
그냥 다 가져갈까? 아냐 반만 가져가지~~
저 마음 누구보다 잘 알지요
그냥 어차피 이곳에서도 밤꿀이 얼마나 나올지 맛은 집쪽과 어떻게 다른지 봐야하니 반만 가져가자고 말했다가
나중에 원망하지말고 당신 마음대로 해~~
그렇게 말하는 마눌한테 울 신랑 그럽니다
"왜 이랬다 저랬다 혀"
둘다 똑같은 마음인것을
서둘러 일 끝내고 집에 돌아와 울 신랑은 철수할 준비를하고
딸아이와 나는 택배 작업을 합니다
다시금 벌 실으러 간 울 신랑이 밤에 도착해 벌통을 내려놓고 방에 들어왔습니다
반만 가져오고 잡집이 없으니 생각보다 빨리 왔습니다
화불기사님 이야기를 들으니
지난번 왔던 기사들한테 벌 실으러 가라했더니 죽어도 안 간다고 하더랍니다
벌에 많이 쏘여 ~~싫다고
그래서 자기가 받았던 일 그분들한테 주고 전화받았던 예전에 오셨던 분들이 다시 오셨는데
이분들은 벌 한방도 안 쏘이고
지난번에 오셧던 분들은 배가 되는 벌들을 옮겼는데 이분들은 반만 옮겼으니 일도 수월하고
받는 금액은 같으니
아무리 봐도 일복있는 사람들은 따로 있나 봅니다
어찌되었거나 벌통이 반 집으로 철수해 하루는 임실로 하루는 집에서 로얄제리 작업을 해야하나 했는데
며칠뒤에 다시 나머지 벌들도 집으로 철수를 했습니다
라오스에갔던 큰아들이 왔는데 집에 온 다음날 나머지 벌들은 우리끼리 두번 다니는걸로하고 큰아들 데리고 갔습니다
밤꿀이 들어 좀 무겁지만 그래도 우리 식구들끼리하니 힘은 들어도 여유가있어 좋네요
화물차비 좀 아끼려다 몸이 와장창 고생을 하긴 했지만
그렇게 힘들게 집으로 옮겨진 벌통에 밤꿀도 채밀했습니다
2봉장에 밤꿀은 살작 야생화가 섞인 맛인데 그맛또한 오묘하구요
집으로 일찍 가져온통은 오리지날 밤꿀맛이 나네요
이쪽것도 저쪽것도 맛은 살짝 다르지만 맘에 드실 맛이될것 같습니다
올해는 누구보다 제가 제일 밤꿀을 많이 먹으듯하네요
건물 안에서하는데도 얼마나 덤비던지 울 아들과 딸 놀라서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그래도 벌쟁이 아들 딸이라 어쩔수없나 봅니다
벌들을 몽땅 털어놓은것처럼 덤비는데도 눈도 끄떡않고 일하는것을 보면
무섭게 덤비니 남은통은 다음날 새벽에하자는 신랑을 꼬득여 하는데까지 해보자며 끝을 봤습니다
올해는 이상하게 꿀맛들이 모두 좋은것 같습니다
때죽꿀에 야생화가 섞여 그것을 때죽꿀로 판매하기가 뭣해 지금 올리지 못하고있긴 하지만
그꿀또한 맛하나는 끝내줍니다
밤꿀또한 어찌나 구수한 맛이 나면서 감칠맛이 나던지 자꾸만 먹게 되네요
나는 감로꿀은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올해는 감로도 자꾸 먹어집니다
왠지 또 먹게되는 그런 맛이라고해야하나
울아들도 라오스에서 오자마자 벌 옮기고 꿀따고 ㅋㅋ 아들또한 일복이 많은가 봅니다
그렇게 일 끝내고 알바자리 알아본다며 어제 다시 서울로 가고
우리는 집에서 편하게 로얄제리를 하게 생겼습니다
물론 2봉장에 단상 벌이 있으니 이곳도 자주 가봐야하긴 하지만...
올해는 가뭄탓에 감로꿀이 많이 나온 해이기도 하네요
댓글목록
서병섭님의 댓글
가물어서 꿀도 수확에 차질이 있을까 걱정했더니 기우였는가 봅니다.
금년에도 노력한만큼 많은 수확 얻으시기 바랍니다 ^^
운영자님의 댓글
벌꿀작황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흉작입니다.
초봄에는 풍작이 될거라고 예상했는데 밤기온이 찬것이 원인으로 원인인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