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감느끼는 보리수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4-07-03 15:17:18
- 조회수
- 2,278
모처럼 비가 내리고 로얄제리도 쉬는 날
얼마만에 맛보는 달달한 날인지 모른다
매일같이 새벽에 일어나 로얄제리하고 숨도 못돌리고 밥해먹고
예전같으면 지금쯤 휴가 계획을 짜며 즐거워할텐데..
다시 돌릴수없는 그 시절이 그립다.
주머니에 가진것 없어도 가자 ~~ 무조건 떠나고 보는거야.
짐 싸들고 시원한 계곡을 찾아 나서겠지만
현실은 하루종일 열이 나는 렌턴 이마에 달고 6각형의 벌집을 들여다보며 일을해야하니
일 끝나고 나면 렌턴자국이 이마에 굵은 주름처럼 남아있다.
가끔 찾아오시는 고객님들을 보기가 이 자국때문에 민망하다
때가 때인지라 밥도 먹기싫어 빨갛게 익어가는 보리수 몇주먹 따먹고 배를 채운다
이때만되면 왜 밥이 쥐약보다 싫은건지
일을하다 허기가 지면 다시금 나가서 또 보리수 몇주먹 따먹으면 금방 배가 불러오는데
울엄마 지난주 전화를 하셧다
"올해는 보리수 안 열렸니?"
왜 갑자기 보리수말씀을 하는가 했더니 방송에 나온다며 다 늙어가는 딸래미보고 많이 따먹으란다
잔 기침하는 사람한테 좋고 ~~~ 또 어디에 좋다고하셨는데 까묵었다
"엄마 우리집에 그보다 훨씬 좋은것만 있는데 무슨 걱정.그리고 지금은 잔기침 안해"
그래도 아깝잖오 좋다니까 많이 먹어
보리수가 익으면 보는것만으로도 참 행복하다
그색이 어찌나 곱고 이쁜지~~~
그렇지않아도 어디선가 보리수 파는것을보고 우리 마당에 바글바글 열린 보리수가 아깝다는 생각을했는데
아이들이 어렸을땐 우리집에 보리수가 없어 다른집에 가서 따먹고 오더니
집에 저리 많이 달린 보리수도 아이들이 크니 관심조차 없다
지난번 큰아들 왔기에 한주먹 따다주니 싫다하고 딸아이 줬더니 안먹는다고 도리질하고
하긴 보리수는 우리 막둥이가 제일 좋아했지 싶어 며칠전에 온 막둥이보고
"영섭아 보리수 잘 익었어. 가서 따먹어"
"따다 주세요"
"엄마 바빠서 따다 줄 시간 없어. 니가 따다 먹어"
그러나 따먹으러 나올 생각조차 없기에 이충하다 한주먹 따다주니 잘도 먹는다
나무가 어렷을때는 닭들이 점푸를 하면서 보리수를 다 따먹어 닭 쫒냐고 정신없었는데
나무가 내키에 두배만큼 자라고 바글바글 많이 달리니 따먹을 사람조차 없다
시간있으면 따서 잼이라도하면 좋을텐데...저것 따서 쨈 만들시간도 없고...
하루 건너뛰고 어제 보리수 생각이나서 한주먹 따먹으려고 벌통앞에가니
이런~~~~
저 빨갛게 잘 익은 보리수 다 어디로 간겨
나무엔 단 한개도 달려있는것이 없다
내밥~~~~ 했더니
울 신랑 어제 바람에 다 떨어졌어 한다
보리수는 참 이상하다
해마다 전날까지 주렁 주렁 달려있다가도 어느날 비가 오고 바람이라도 살짝 불었다하면
그런적 없다는듯 한개도 없이 나무만 덩그라니 있으니
작년에도 그런 보리수나무한테 배신감을 느꼈는데 너무 허무하다.
이젠 무얼 먹나? 했는데
어제 울 신랑 자두 한주먹 가져다 주며 피자두가 익었네. 한다
한나무 있는것이 봄에는 너무많이 달려 가지가 견딜까?했는데 가뭄탓에 많이 떨어지고
조금 달려있는데 그것이 익은 모양이다
며칠은 또 이 자두갖고 견딜것 같다
댓글목록
벌집아씨님의 댓글
떨기님의 댓글
저는 일하다가 출출하고 단게 먹고 싶을 땐, 꿀을 한 수저씩 떠 먹고 있어요 ~ ㅎㅎ
벌집아씨님의 댓글
보리수도 제리틀 갔다 넣으면서 한주먹 따먹고 오는것이지요.
떨기님 많이드시고 건강하게 사시어요.
떨기님의 댓글
서병섭님의 댓글
먹고 싶어집니다 ㅎ
운영자님의 댓글
농익으니 정말 달고 맛있더군요. 올해는 엄청 많이 열려서 대부분은 땅으로....
거의 1달을 따먹을수 있는 보리수...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열매랍니다~
문용희님의 댓글
소 쌀밥이라고 하죠 소가 제일 좋아하는 식물이라서요
글 잘 읽었습니다
수필가님
서병섭님의 댓글
떨기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