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80먹은줄 아나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4-08-13 12:25:26
- 조회수
- 1,857
하루 이틀하는것도 아닌데 요즘은 일하기가 싫습니다
농땡이가 치고 싶어지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습관처럼 자다가 깨면 일어날 시간이 얼마나 남았나 시계를 보는것이 습관이 되어버렷네요
울 막둥이가 하는 말처럼 쉬우면 얼마나 좋을까
"엄마 요즘 일하기가 싫다"
"그럼 하지 마세요"
"아빠랑 니가 다 할거야?"
"아니요"
오늘따라 늦잠을 자는 신랑을 깨워 내보냅니다
새벽부터 무슨 안개는 저리 진하게 낮게 내려 앉았는지
"엄마 오늘 많이 더우려고 그래요?"
울막둥이 우리가 가끔 안개가 많이 낀 것을보니 많이 덥겠네~~ 하던 소리를 기억하고 있나 봅니다
가는 여름이 아쉬워 가끔 매미 소리가 왠지 안스럽게 느껴지고
밤이면 여기 저기서 울어대는 풀 벌레소리가 더 정겹게 느껴지는것을보니
역시나 가을은 우리앞에 와 있나 봅니다
밤마다 휘엉청 온세상을 하얗게 비추는 달님도 다른때보다 더 밝게 느껴지는것은
가을에만 느낄수있는 것이지요
살살 불어대는 바람이 너무나 좋은 요즘입니다
아침에 일하면서 늘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놓고 일을하는 막둥이녀석
그뿐이 아닙니다
심심하면 일하다 목청것 노래하면서 고개를 처들어댑니다
"아들아, 니가 누에냐? 심심하면 고개 처들고 일어나게.
노래하지 말고 언능 빨리혀~~"
그러거나 말거나 얼굴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얼굴로 불러대니 잔소리하는것도 미안해집니다
울신랑 듣고있다하는 소리
"야 가요를 불러봐"
"가요 불렀는데요"
"그럼 아빠가 아는 가요를 불러봐"
"아빠가 아는 노래가 가요에요? 민요지"
그소리에 울신랑과 같이 얼마나 웃었나 모릅니다
짜슥~~ 우리가 80먹은줄 아나 봅니다
오늘따라 님을 기다리는 어느 여가수의 노래를 한시간 넘게 듣습니다
충판 가져와서 울 신랑 하는소리
"야 그건 이별 노래냐?"
"님을 기다리는 노래인데요"
아들과함께 노래 가사에 대해서 한참 이야기를 했습니다
엄마가 보기엔 죽은 사람을 기다리는 가사구만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약속없이 떠난 애인을 기다리는 노래일수도 있는데...
휴~~~ 울 막둥이땜시 머리 아포요
일하다가 심심하다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하질 않나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질 않나~~
이야기를 하자고하질 않나~~
오늘 아침에도 그러기에
엄마는 요즘 외워야하는 시가 많아서 머리가 한가하질 않오. 했더니
그럼 시를 외워 달랍니다
며칠전 사투리로 외워대는 시를 기억하곤 그것을 해달랍니다
덕분에 아침부터 시낭송 몇편 낭송을 해줬습니다
그뿐인가요?
커뮤니티를 하자는데 왜 거부를 하냐고 따지질 않나?
암튼 막둥이랑 적응이 되려나요~~~~
댓글목록
문용희님의 댓글
요즘 애들하고는 워낙 세대차이가 나나 봐요
누에처럼 고개 처드는 아들 꿀밤 한대 먹이세요
감히 ㅋㅋ
벌집아씨님의 댓글
하니 참으로 묘하답니다. 엄마가 늙어서 대화도 안되고 재미없다고하는데 어이가 없어요
서병섭님의 댓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