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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신랑 어쩜 좋아 > 자유게시판

울 신랑 어쩜 좋아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07-11-11 22:35:04
조회수
1,992

아침부터 날씨가 팥쥐어멈 얼굴처럼 잔뜩 찡그리고 있다.

장거리 가려면 먼저 날씨가 좋아야하는데,

늦장을 부리는 신랑을 제촉한다.

먼저 옷입고 나서는 신랑 "빵숙아 빨리가자. 나, 먼저 나간다."

얼른 옷 입고 카메라와 전화기를 챙겨들고 뒤따라 나간다.

먼저 나가서 차 여름방석좀 치우라고 했더니 마당을 어슬렁거리며 다니고 있다.

"정우아빠, 차 키 가지고 나왔지?"

"그걸 말이라고 해"

오늘따라 대답에 힘이있는것을보니 확실하게 가지고 나간 모양이다.

매일 나가선 휴대폰 가져와라 , 뭐 가져와라 주문이 많은 사람인지라 확인사살 들어간다.

"확실하게 트럭 열쇠 가지고 간거 맞아?"

울 신랑 얼굴에 갑자기 미소가 흐른다.

아~~~ 저 웃음은 분명 아니라는 뜻인데~~

설마 아니겠지, 생각할무렵 내귀에 들리는 소리.

"아니"

그럼 그렇지. 다시 올라와 트럭 열쇠를 가지고 나가며

"당신은 재주도 좋네. 자가용 열쇠로 트럭도 운전하구"

 세월앞에 장사없다고 하더니 그넘의 세월이 살살 다가와 우리친구가 되었나보다.

예전엔 필요없는것까지 기억한다고 심심치않게 신랑한테 퉁생이 먹었는데

이젠 잊지 말아야할것까지 자꾸 잊고 있는 내모습을 보면서

그러는 신랑이 이해가 간다.

덜컹덜컹 시끄러운 소리가 나고 창문도 마음대로 열었다 닫았다 할수도 없는 차지만

둘이타고 사진으로 담고 싶었던 곳으로 가서 찍으려니

여기저기 얽인 전기줄이 거슬린다.

그냥 포기하고 먼길을 떠났다.

온 산이 울긋불긋 잠시도 눈을 뗄수가 없다.

병아리처럼 물든 은행잎도, 꼬까옷을 입은 단풍잎도 모두가 아름답다.

살랑 살랑 불어대는 억새도 바람에 몹시도 시달린듯 시들어간다.

올 가을엔 산에도 많이가고, 꼭 여행좀 다녀오자고 수없이 말하던 울 신랑

막상 가을이되니 언제 그랬냐는듯 입 꾹다물고 모른척한다.

말이나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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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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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수님의 댓글

이덕수
작성일
한 해 두 해 해를 거듭하며 느느니 건망증입니다. 어느땐 방금 한 것도 기억이 나지 않을때거 있고, 또 어느땐 기것 와서 내가 왜 여기 온거지? 하고 자문 할 때도 있습니다.  이제는 미리 집사람에게 뭐 하겠다는 말을 가급적 삼갑니다. 말만 앞세우고 실천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전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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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덕수님만 그런것이 아니니 걱정마시어요. 기억력하면 자신있다고 했는데 이젠 지도 지를 못 믿겠어요.ㅎㅎㅎ 가는 세월 어쩝니까? 안그럼 청춘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