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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떠나가네 > 자유게시판

하나하나 떠나가네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07-11-14 10:26:57
조회수
2,038

얼마전까지만해도 세상에서 제일 이뻐보이는 내 새끼들 가슴에 안고 산듯한데

 안스러운 마음으로 유치원을 보내놓고 삐약이처럼 아이들이 물어다주는

또 다른 세상의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가는 재미를 느꼈다.

 저녁이면 시끌시끌 학교생활들을 이야기하던 아이들이 커가면서 슬슬 말수가 줄어들었다.

큰 아들이 기숙사에 들어가도 두 아이가 집에 있어 그리 허전한줄 몰랐다.

가끔은 오빠하고 왜 차별하냐고 따지는 딸아이가

"나도 광주로 학교가면 한달에 한번올거에요. 그때 엄마가 어떻게 하는지 볼거야"

그렇게  협박을 한다.

큰아들 오는 날 색다른 반찬 남겨 두었다가 상차리며 "너희들은 조금만 먹어. 먼저 먹었으니까"

그러면 큰넘은 좋아서 실실 웃으며 "야, 들었지!이것은 내거야. 조금만 먹어"

그말이 끝나기도 전에 두넘은 " 우리도 조금밖에 안 먹었거든" 하면서 달겨든다.

그럼 딸한테 한마디.

"주명이 오는 날은 김치만 해서 밥줄거야"

딸아이는  웃으며 "엄마 마음대로 하세요" 그러면서 오빠 반찬을 빼앗아 먹는다.

그러던 딸아이도 이제 몇달후면 떠내보내야 한다.

"울 딸이가 엄마 많이도와줘서 일하고 살았는데, 딸 떠나면 어쩌지?"

"그러니까 있을때 잘하세요.나같은 착한딸이 어디 있다고~"

"울딸 없으면 그만큼 엄마 일도 줄겠지"

"그런가? 그려도 내가 도와준 일이 훨 많을걸요"

그렇게 엄마는 또 한번의 이별을  준비한다.

아빠의 수술로 세상에도 늦게나온 딸아이가 어찌나 울어대던지 미안하면서도

두 아들처럼 사랑을 많이 못 주었던것 같다.

그것을 아는지 엄마 가슴에 매미처럼 달라붙어 떨어지려 하지않고

너무 힘들어 잠시라도 떼어놓으면 어느새 다시 붙어 엄마를 힘들게도 하고

미안하게도 했던 딸아이, 그 딸아이가 벌써 커서 떠날때가 된것이다.

아들이야 기숙사에 있어도 가까운곳이니 별 신경 안썼는데

딸아이가 없으면 정말 많이 힘들어질것 같다.

엄마 힘들다고 일할때는 밥부터 빨래까지 다 해주었고 , 아프다고 누워 있음

로얄제리 타다 주는 사람도 역시나 딸이었다.

"엄마 아프지 말라며, 로얄제리 이충하고 팔이아파 끙끙거리면, 딸아이는

힘들어도 엄마 팔에 뭉친것이 다 풀릴때까지 맛사지를 해주었다.

그런 딸인데도 살갑게 대해주지 못하고 힘들때면 통통 쏘아댈때도 많았는데

이제  품에서 나가면 다시는 그 품속으로 들어오지 않을텐데

예전에 울 신랑 노래처럼 하던소리

"막내까지 크면 뭔 재미로 살까?" 

벌써 그 재미가 떠난지 오래되었고 이제 하나 하나 떠나보낼때가 되었나보다.

창 밖에 보이는 나무들이 며칠전까지만해도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더니

생을 다했는지 우수수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다.

내마음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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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글 프로폴리스요~~ 07.11.15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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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탱이님의 댓글

영감탱이
작성일
늙어가면 그에맞는 재미도 있는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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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수님의 댓글

이덕수
작성일
"가족".....  부모님과 아이들 당신과 나 서로 눈을 마주하고 밥상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 도란도란 나누고 때론 우당탕 퉁탕 온 집안이 좁다고 이리뛰고 저리 뛰어 정신을 쏙 빼놓다  입술깨고....  이러면서 부부 지간에도 아이들 관리를 잘 하네 못하네 옥신각신 하기도 하고

이게 사람살아가는 맛인것 같은데 큰 아인 서울로 제길 떠나가고 작은 녀석은 군에 가있으니 그저 별 말이 필요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가는것 같습니다.

"품안의 자식" 그들이 성장하고나면 제 갈길 찾아가게 하고
둘만의 심심치 않을 일을 찾아 또 열심히 살아야겠지요.
둘째가 광주로 진학을 하게 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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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조용한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저인데도 아이 셋 키우면서 많이 변한것 같아요.
딸아이까지 떠나고 나면 막내넘 건드릴 누나도 없으니 제일 심심한 사람은 막내이지 싶습니다. 막내 혼자 있으면 시끄러울일도 없을테고~~
아이들 모두 떠나고 둘이 있으면 무슨 이야기를 하며 살아가는지 몰라요.
ㅎㅎ 우리야 그래도 울 상품과 고객분들이 계시니~~~
에공 영감탱이 소리 지르는 일도 줄어들을라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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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경님의 댓글

권성경
작성일
둘이서 살면 그런데로 또 살아지더이다.
신혼같은 달콤한 그런 기분은 아니지만 뭐 그럭저럭...

젊은날엔 마누라 집에두고 혼자서 즐기려고 애써던 남자들도
나이들면 해지자말자 집으로 온다나 뭐래나...사람들이 그러더라구요^^ㅎㅎㅎ

우리야 둘이된지 하두 오래라서 이젠 거기에도 익숙해져 어쩌다 아들들이 올라치면
오랫만에 맞이하는 손님같기도 하구요.

아씨님...애들없으면 영감탱이 절대 소리 안질러요.
마누라 밥안해줄까 겁나서...ㅎㅎㅎ나이들면 밥힘으로 산다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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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수님의 댓글

이덕수
작성일
ㅎ ㅎ ㅎㅎ 

깨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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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내 이래서 성경님을 좋아한다니까요.ㅎㅎㅎㅎㅎ 울 신랑도 얼렁 꼬랑지 내려야하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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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수님의 댓글

이덕수
작성일
오늘 이 댓글 읽고 집사람이 생강 한통 까라고 던저 주기에 아무런 군소리 않고 부지런히 껍질 까고 있으니 옆에서 군고구마 입에 넣어주고 우유 타 주고 행복한 시간입니다 어유~~~~` 힘 안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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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ㅎㅎㅎㅎㅎㅎㅎㅎ요즘 윗지방들 김장들 한다고 하더니 김장준비 하시나보네요.
ㅎㅎ 생강이라도 까 주시니 우유도 타다주고 고구마도 입에넣어주지 않그래봐요.
처다나 보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행복한 모습 보는사람도 입가에 미소가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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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경님의 댓글

권성경
작성일
덕수님으로인해 쓸쓸한 가을날에 웃어봅니다.
깨갱...ㅎㅎㅎ 진짜로 깨갱하는사람은 절대 소리 안지르고 슬며시 꼬랑지 내리는데~ㅎㅎㅎ  아씨님~그 너무 보채지 마이소...
나이먹는것도 서러운데 손가락 두번만 접었다 폈다 해보이소.
내릴 꼬랑지도 아마 없을긴데...그냥 나여기있다! 라고 소리쳐 보는겁니다.
지금도...ㅎㅎㅎㅎㅎ
아마 나 벌꿀님에게 밉상받지 싶으네요^^ 벌꿀집의 실권자는 누구일까?
나만 손해보는거 아닌가...갸우뚱^^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