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은 고라니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5-01-05 09:48:53
- 조회수
- 1,494
토요일 오후 집에오니 울신랑 오랫만에 찜질방에 가자고 합니다
아침에 나가는데 영하 7.5도
금방 다리가 얼얼하더니 오후엔 제법 풀렸기에 움츠렸던 몸도 녹이고
쉴겸 따라 나섰습니다
세상에 저 많은 사람들이 어디서 오는지 찜질방은 발 들여놓을 틈이 없습니다
막이 한개밖에 없는 찜질방인지라 눈치 봐가며 들어갑니다
땀좀 내고 쉬려했는데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소리가 소음처럼 들립니다
여자들끼리 가면 몇시간 푹 쉬다오는데 울 남편이랑 가면 길어야 3시간
자꾸 가자는 소리에 일어섭니다
5시 좀 넘었는데 어느새 어둠이 몰려왔습니다
나온김에 짜장면이나 먹고 가자는 울신랑
그런데 가끔 가는 집이 문을 다았습니다
할수없이 돌아서 오는길
갑자기 차 앞으로 뛰어드는 녀석이 있습니다
울신랑 저녀석이 하면서 안 치려고 핸들을 살짝 틉니다
제 눈에는 누우런 개로 보였는데 이녀석 뛰는것이 어째 이상합니다
달려들다 갑자기 돌아서는데 토끼마냥 퉁퉁 튀어 돌아서 사라지는데 동작이 느립니다
"개들이 왜 차를 보고 달려들어"
그소리에 울 신랑
"당신 저녀석이 개로 보여"
"개같은데 뛰는게 좀 이상하긴 해"
"이사람아 고라니잖오. 치었으면 내가 가져갔을텐데"
지난해 2봉장 가던길에 차에 친지 얼마 안된 고라니녀석을 가져와 건강원 가져가니 배에 가스가 차서 안된다하여 그냥 주고온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 동네에도 고라니가 있네. 저녀석 운 엄청 좋았네 했더니
울 신랑은 여름에도 한번 봤다고 합니다
논두렁을 가는데 고라니 녀석이 가고있어 한참 차로 몰았었다고
"그런데 고라니녀석들 저리 못 뛰나. 제자리에서 퉁퉁 뛰던데"
"차 불빛때문에 눈이 부셔서 그런거지"
그렇게 마음씨 좋은 사람 만나 고라니녀석 살았습니다
억세게 운좋은 녀석이지요.
댓글목록
문용희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노루때린 막대기 3년을 우려먹는다는 속담이 있을정도이니~~
그런데 노루는 귀하고 천연기념물이고...사슴처럼 뿔이난다고 합니다.
고라니는 여기저기 골치아프도록 많습니다.
로드킬 당한거도 많고 우리차에 치일뻔한 적도 여러번이고
작년에는 2봉장에서 내려오다가 한적한 길에서 고라니를 정면으로 맞닥뜨려 친구가 쫓아갔거든요. 도로라서 그런지 뒤뚱뒤뚱...
가드레일만 안넘어갔으면 고라니 고기를 맛보는건데~
몇년전에는 밤길에 뭔가 시커먼놈이 달려들기에 급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쾅!~
내려서 확인해보니 하필이면 젖이 퉁퉁불은 커다란 너구리였어요.
안타깝기는 하나 차에 싣고와서 마을근처에 내려놨으니 누군가 포식했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