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넘 이사 시키기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5-02-17 11:32:21
- 조회수
- 1,485
군대 제대후 1년 휴학하면서 집에서 일을 돕던 큰아들
집에서 받은 월급으로 친구랑 방을 얻기로 했다고 방을 알아보러 다니더니
어느날 전화가 왔다.
보증금 5백에 월세 33만원하는 방이 나왔다며 계약을 하겟다고
보증금도 둘이서 반반씩 월세도 반반 모든 세금도 반씩 내니 수월하겠지
그렇게 1년 넘게 살던 아들녀석 엄마만 보면 하는 소리가 있다
엄마가 내가 사는 방을 안봐서 그렇지 엄마는 보는순간 바로 가방싸서 날 끌고 나올거라고
이런곳에서 어떻게 사냐고 ~~그럴거란다
또 한가지는 어떻게 엄마가돼서 아들 다니는 학교엘 한번도 안 와보냐는 것이다
아들 딸보다는 벌이 우리 아들딸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어쩜 아이들은 벌들한테 엄마 아빠를
빼앗겼는지도 모르겠다
그소리 들을때마다 미안하고 도대체 방이 어떻게 생겼기에 저럴까 싶기도하다
어느겨울 친구가 집에 왔는데 집에 와서 하는 소리가 이렇게 살다가 너 그 좁은데서 어떻게 사냐는것이다
그런데 얼마전에 아는 영화 감독님이 자기집이 비었다고 싸게 준다며 그리로 이사를 하면 안되냐는것이다
1년전에 들어가려다 전 세입자랑 날짜가 안맞아서 못 들어갔던 집이었다
일단 한번 가서 보라했더니 마음에 든다는것이다
큰 아들이기에 동생들 줄줄이 대학생 들어가는 돈을 알기에 마음놓고 좋은곳 얻어달라는 말도 못하고
지 월급탄것으로 세를 들어갔던 아들한테 고맙고 미안하고 그랬었다
이사를 시켜주어야하는데 벌들 화분떡 넣어주는 일이 더 급해서 그 일 끝나고 해준다고 미뤘다가
이틀전 오후에 비온다는 소식에 아침에 책상과 책장 용돈을 모두 책 사는곳에 쓰는 아들녀석
책은 왜이리도 많은건지~~ 울 아들넘때문에 서점이 먹고 살지 싶다
딸은 그런 오빠가 이해가 안간다고...빌려보면 되지 왜 책을 사는지 모르겠단다
다 사는 방법이 다른것이고 아들은 국문학전공이니 당연한것인지도
어찌되었건 그렇게 서둘러 짐을 싣고 아들이 살고있는 집으로 가서 그곳에서 아들 짐을 다시
옮겨 실었다
아들 녀석이 말한대로 참 꺽정스럽게 생기긴했다
어찌 꼬방인지 차로 등산을 한 느낌이랄까? 난 운전 경력 오래되엇지만 이런길은 못 올라올것같은
그렇게 짐을 싣고 새로 얻은 집으로 갔다
헐~~또 언덕위에 그것도 모잘라 이번엔 4층이다
울신랑 그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공기도 좋지못한 대도시에서 이렇게 산다고
그런 남편말에 또 한마디할수밖에
시골도 가끔 거름 냄새 맡잖오. 했더니 울 신랑 웃는다
이침도 못 먹었다는 아들녀석도 짐 나르기가 힘이든지 죽을것 같단다
나도 다리가 풀려 제멋대로~~ 일단 짐만 옮겨놓고 저녁아닌 점심을 먹었다
감독님이 집에 세탁기랑 냉장고가 있다고 그것을 또 가져와야한단다
드럼세탁기는 너무 무거워서 안될것 같다고 냉장고만 가져왔다
짐 옮겨놓고 아들녀석 밥은 해먹을수있게 해주어야할것같아 마트로 간다
모르는곳에 가면 여러모로 힘이든다
살림 내주는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하다못해 수세미까지 챙겨주어야하는 일이다
벌 축소하면서 왕들이 건너왔을지 모른다며 시간나면 다시 벌 내검을 해야한다고 늦어도 내려가야한다는
울 신랑, 하지만 쓸고 닦고하니 밤 12시가 다 되었다
배고프다는 두남자들 때문에 밥을 해서 먹으니 꼼짝도 못하겠다
가야한다던 사람도 자신이 없는지 이불속으로 들어간다
냉장고는 아들이 닦아서 써라~~ 했더니 엄마가 해주면 안되냐고
그것은 아들이 알아서혀
그래도 먼저 집보다 여러모로 좋아서 다행이다
아들이 하도 착해서 그냥 싸게 줬다는 주인
세도 먼저집보다 저렴하고...이것도 아들의 복이지 싶다
아들도 자고 일찍가라고하는데 가만 누워있으려니 새벽에 오는것이 더 힘들것같다
새벽에 차 빼달라고 삥삥거리면 더 머리아플것같아 그냥 가자고하니 울신랑 일어난다
그렇게 나오니 비가 한방울씩 내린다
어제 새벽 4시가 되어서 집에 도착
이제 내몸이지만 내맘대로 안되는것을보니 세월이란 녀석이 나에게서도 많은것을 빼앗아간것 같다
울 신랑은 이팔청춘인지 끄떡도 없다...왜 나만 이런겨
내일 또 서울 갈일이 걱정이다
아들녀석 이것저것 더 챙겨다 주어야하는데 몸이 말을 안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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