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꿀벌집의 일상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5-05-29 10:07:04
- 조회수
- 1,492
시골의 아침도 고요함을 가져다 줍니다
농사철을 앞두고 논가는 트렉타소리와 가뭄때문에 논에 물대는 소리가 요란했습니다
2봉장으로 벌을 옮겨놓은후 울 신랑 아침마다 당신이 농사지은 감자 몇개와 직접 기른닭이 낳은 알들을 몇개 삶아서
갑니다. 점심밥 대신 먹을것이지요
2봉장을 가려면 아름다운 옥정호를 지나는데 처음 다닐때는 물이 넘실넘실 아름답더니
요즘은 농사때문에 물을 방류해서 많이 줄어들어 그 아름다움이 덜합니다
하지만 푸르른 산을 바라보며 곳곳에 무리지어있는 찔레꽃 무리때문에 얼굴에 절로 미소가 가득합니다
아무리 장미가 오월에 여왕이라하지만 소녀의 얼굴보다 하얗게 피어있는 찔레꽃보다 아름다울까요?
은은한 향이 차안까지 풍겨오는것 같습니다
울신랑이 좋아하는 다리를 건너 우리 봉장에 도착하면 풀내음이 납니다
우리도 모르게 코를 벌름거리게 하지요
저만 그런줄 알았더니 울 신랑도 차에서 내리면 어디서 은은한 꽃향기가 난다고
어느날엔 꽃향기가 느껴지고 어느날엔 풀향기가 납니다
집에서 울신랑이 마당에 잔듸인지 풀인지 깎는다고 기계 몰고 다니면 풀내음이 진동을 해서
그 내음이 좋아 자꾸 마당으로 나가게되는데 2봉장에서 나는 향기와는 또 다릅니다
2틀동안 내검끝내고 어제와 그제는 울 신랑 벌통앞에 풀을 제거하고 화분 받을 준비를 합니다
다래화분과 찔레화분이 들어올때가 된것이지요
얼마나 바쁜지 꿀은 따놓고도 포장을 못해 올려놓지 못하고있읍니다.
양봉인들의 하루가 그럴정도로 바쁩니다
아카시아꿀이 흉년이다 싶었는데 요즘 전방에서 잘 나오고 있다는 소식들이 전해집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해마다 전방으로 가다가 올해 안들어간 친한 봉우형님
지금 벌을 가져다 놓은곳에 공사를 할곳이라고 빼달라고 한다며 어제 울 신랑을 찾아왔답니다
진안에 우리 자리를 달라고..
그 산골까지 무슨 도로가 그리도 생기는지
눈뜨고 생기는건 아파트와 도로라고하더니 그말이 딱 맞는것 같습니다
갑자기 자리없으면 이동양봉하는 사람은 정말 날벼락을 맞는것이지요
그런 마음을 알기에 울 신랑 어제 오전에 그분과함께 우리가 가던 자리로 같이갔는데
몇년전 그쪽 땅이 모두 경매에 나왔다고 하더니 집들이 들어서고있어 묵은 밭들이 모두 사라졌답니다
그래서 자리를 못 잡고 왔다고...
또 다른곳을 헤메고 있을 그분의 마음을 알기에 울 신랑 안타까움에 마눌에게 말을 합니다
이동을 하다보면 해마다 가던 자리라도 갑자기 사라지기도하고 어느때엔 다른 벌쟁이가 가까운곳에 벌을 가져다
놓기도해서 난감할때가 많습니다
그런걸 예방하기위해 이동하기 전에 다음 갈 자리를 꼭 답사를 합니다
그리곤 벌통 하나 놓고 오지요
이곳엔 올 사람이 있으니 가까운곳이나 이곳엔 오지 말라는 표시이기도하지요
그렇게 해놓아도 막무가내인 사람이나 모르고 가까운곳에 벌을 가져다 놓을때는 서로가 꿀을 적게 딸수밖에
없습니다.
차에서 2차지역으로 갈때나 2차에서 3차지역으로 갈때는 대부분 하루이틀 사이에 이동을 하기에
고속도로에 벌 실은 차들이 줄줄이 가는것을 볼수가 있지요
저녁에 벌이 들어온 다음에 가둬가야하니 늦은 밤에 이동을 하기에 볼수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꿀따고 집에 가져다놓고 다음 장소 보러다니던때가 갑자기 생각이 납니다
"그러니까 올해따라 왜 전방으로 안갔데.."
"지난해 재미를 못봤다고 안들어갔대, 계속 들어가야 한번은 꿀벼락을 맞지"
"그러게 말이야~~"
어젯밤 우리 부부가 나눈 이야기지요
집에 고숙성꿀을 채밀할 벌 한줄
많은 벌통들이 빠져주니 집은 집대로 꿀이 들어오고 새로운곳은 새로운곳대로 꿀이 잘 들어옵니다
2봉장에도 지금까지 한번도 꿀을 안땄던 고숙성벌통들은 지금 3단도 모두 채웠습니다
울신랑 벌통이 돌덩이 같다고 엄살을 떱니다
"이그 고숙성꿀은 안땄으면 좋겠구만"
"이사람아 앞으론 고숙성꿀로 가야해"
"손해가 너무 많잖오"
그래도 우리집에 오시는 분들은 이맛을 알잖오
가끔은 이렇게 남편한테 투정도 부려보지만 마음에도 없는 소리일뿐입니다
또한 울 신랑의 확고함을 누구도 못 꺾지요
그리고 그 고집때문에 지금의 우리 꿀벌집을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은것이겠지요
올해도 2봉장의 꿀맛을 기대해보고 있는 중입니다
며칠전 우리집 다래 나무에 꽃들이 조롱조롱 어여쁘게 피었습니다
꼭 소녀를 닮은듯하기도하고 너무 순수해보이는꽃이 이뻐서 담아봣습니다
두승산 꿀벌집은 오늘도 무척이나 바쁠것 같습니다
새벽부터 다 떨어진 꿀이랑식초랑 만드냐고 정신없는 울 신랑....힘내시오
댓글목록
문용희님의 댓글
밀원 정말 많았는데 정말 바쁜시기조 양봉가들 제일 바쁜시기~ 잘 읽었습니다 평안하셔요
운영자님의 댓글
인간의 한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동양봉 해보면 되는거지요~
요즘은 내땅에 내가만든 양봉사로 이동하니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네요..
요즘 한창 때죽나무꿀을 받고 있고 일요일에 채밀예정입니다.
꼬박 1주일 받고서 채밀하니 이번에도 비농축이지요.
오늘 50그람짜리 제리병의 로얄제리를 대용량으로 옮겨담아 보내달라는 고객님이 있었기에 하는김에 용희님것도 옮겨담아서 같이 보냈다고 하네요.
유충은 다음주부터 제리 작업시작하니 병이 차면 보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문용희님의 댓글
오늘 오후에 60만원 송금하겠습니다 아씨마님 통장으로요
벌집아씨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