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꿀 채밀기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5-06-16 20:01:25
- 조회수
- 1,517
로얄제리틀을 꺼내고 온 신랑 하는소리
밤꽃이 핀것을보니 밤꿀이 조금씩 들어올것같으니 내일 야생화꿀을 채밀하자고 합니다
"확실한거야. 확실해야 아이들한테도 도움을 청하고 이모부님한테도 꿀따줄수있나 전화하지"
"그래. 내일따야해"
아침부터 가족 톡을 날립니다
내일 꿀 따는데 선착순~~
잠시후 울 딸래미에 답이 올라옵니다
선착순은 무슨~~
ㅋㅋ 딸래미 오라는 소리인걸 아는것이지요
저녁 7시 20분 도착하는 기차를 타고 온다고합니다
하필이면 꿀따는 전날 길거리 공연 시낭송이 있어서 로얄제리 이충하고 2봉장에서 날라와
정신없이 택배 포장하곤 화장도 하는둥마는둥 행사장으로 가면서 울 신랑한테 당부또 당부를 합니다
"정우아빠 얼른 채밀준비해서 이모부님 7시까지 오신다고했으니까 둘이 먼저가서 채밀준비 해놔"
"그럼 밥은?"
"밥 있으니까 먹고 가면 되지"
애기도 아니고 ~~
"당신은"
"난 딸래미오면 태우고 집에와서 이불이랑 갖고 뒤딸아갈게"
그렇게 행사장에 도착해서 행사 끝내고 저녁도 못먹고 혼자 슬그머니 도망을 쳤습니다
딸래미를 만나서 태우곤 수박 한덩이와 혹시 굶을수도있을것을 대비해 오랫만에 피자한판을 샀습니다
그러곤 전화를하니 전화를 받지않기에 짐을 이제서 싣고있나 싶어 다시 집전화를 해봅니다
잠자다 일어난 피곤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헐~~ 지금까지 자고있으면 어떻해~~ 언제 싣고가서 채밀 준비하려고
"수박 한덩이 사와"
미초~~ 언제나 나혼자 댕댕거리며 종종걸음 치는것같아 속이 상하기도하고
얼마나 피곤했으면 골아떨어졌을까? 싶어 안스럽기도하고
이럴땐 아이들이나 남편이나 마음의 짐이 틀림없습니다
얼른 일어나 준비하라하고 이모부님 아직 도착안했냐고했더니 7시까지 오신다던 분이 아직이랍니다
오늘은 이모부님까지 속타게하네...
그럼 얼른 준비해 나 집으로 들어가고 있으니까하며 전화를 끊고 집으로 달려갑니다
"엄마 천천히 가지. 딸래미가 걱정되는지 한마디 합니다. 그래 이왕 늦은것 그러자"
집에 도착하니 혼자서 끙끙거리며 짐을 싣고있습니다
이모부는? 물으니 저녁 드시고 오신데..
시간은 벌써 8시가 넘었는데 걱정이 됩니다
일단 차가 두대가 가야하니 자가용에 이불을 싣는 마눌에게 울신랑 걱정이되는지 한마디 합니다
"그늘막 텐트에서 잘수있으려나 모르겠네...나는 그런대로 잘수있다해도 당신은 힘들텐데"
그런들 어쩌냐구요. 다른 답이 없는데
집에서 자고가면 좋겠지만.새벽 4시에 일어나서 1시간 가고나면 일어나는것도 힘들고 하루종일 더 피곤할테고
가까운곳에 숙소도 마땅하지않고...불편하더라도 그곳에가서 자고 날이 밝는대로 일어나서 빨리 서둘러서 하는것이 최고인데
이모부님 빨리 올라오시라고 호출했더니 자고 새벽에가면 안되냐고
"안돼요. 했더니 울 신랑 안된다는데요.빵숙이가 대장이에요"
"이모부 내일은 전쟁이에요.다른때하고 달라요"
"니 사정이지 내 사정이냐"
꿀이 잘 들어오는 아카시아나.때죽 , 옻나무꿀등을 채밀할때하곤 다른것을 이모부님은 모르시는것이지요
밤꿀 들어오기전 마지막 채밀은 정말 전쟁도 그런 전쟁이 없는데 ....
이모부 내일이면 그말 후회할건데요..그소리에 껄껄 웃습니다
냉면 한그릇 먹곤 2봉장에 도착하니 하늘에 별들이 빼곡하게 하늘을 수놓고있습니다
"우와~~ 별좀봐" 했더니 딸래미도 이쁘다며 소리지르고 이모부님은 이런곳에 살아야한다나요
북두칠성이 바로 머리위에서 반짝이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니 건너편 밭쪽에서 번쩍번쩍 거리기에...딸 반딧불이다했더니
텐트속에있던 딸래미 튀어나와 반딧불을 찾습니다
"우와~~ 반디불이 엄청 커...그리곤 하늘에 별들을 찍어본다고 폰을 눌러대지만 멀고도 먼 하늘의 별이 폰속으로 들어올리가 없지요
그것을 본 이모부님 "찍였냐"
"아니요. 가까운곳에 있는것같은데 안찍혀요"
우리는 그소리에 한참 웃었습니다.
우리집에도 여름에 반딧불 날아다니잖오했더니 타지에 나가있는 딸은 본적 오래되었다네요
그늘막을 치고 채밀 준비를 완벽하게 해놓고 텐트로 들어갑니다
그늘막 텐트라서 아랫쪽엔 지퍼가 없어 바람이 펄럭거리기에 벌 덮었던 솜으로 빙둘러 막아놓곤
자리를 잡고 누웠습니다. 생각보다 아늑하고 편하다나요
"딸 자리가 불편해서 어쩌냐? 엄마 난 캠프온것같아 좋은데"
울신랑 이모부님한테 그럽니다
"잠자리 괜찮아요"
"어 생각보다 편한테"
"마음에 들면 내일도 와서 주무세요"
그소리에 텐트가 떠나갈듯 웃었습니다
한참동안 잠안자고 어린시절 이곳저곳 데리고 다니던 이야기를 하고있으니 이모부님 이젠 자자고
추울거라 생각했던 텐트속은 잠자기 좋은 온도였고 자리를 옮기면 잠을 못자는 난 밤새 뒤척여만했습니다
밤에 우는 새들소리도 들리고 바람소리등...그런데 어느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듣기 거북한 소리가 들립니다
우엑. 우엑~~꼭 술먹고 고함치는 소리같은것 그것은 고라니 녀석의 울음소리였습니다
몇번 울고 갈줄 알았는데 한동안 계속나더니 점점 가까이서 납니다
하지만 누구하나 한마디의 말도 않하는것을 보니 무두들 깊게 잠이 든 모양입니다
어느덧 새벽 그만 일어나잔 소리에 시간을 보니 5시
2주만에 꿀 채밀을 하는것이면 어마어마하게 들어와있어야하지만 올해처럼 꿀이 흉년인해는
그냥 꿀소비가 가볍습니다
그래도 꿀맛좋고 농도 좋은것에 만족을 해야만했습니다
모두 꿀창고를 막아놓은 덕분에 난 허리한번 펴볼 시간도 없는데 느닷없이 꽝하고 내 머리를 치는것이있었으니
순간 소리지르며 머리를 잡곤 앉아서 펑펑 울었습니다
울신랑이 일시적으로 마눌 그늘막을 만들어준다고 해놓은 지주대가 바람에 못 이기고 머리를 강타한것이지요
딸래미는 달려와 울 엄마 불쌍해서 어떻하냐하는데 울 신랑은 괜찮냐고하더니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모부님은 옆에서 아무소리 못하고 계시더군요
안울려고 해보지만 얼마나 아프던지 눈물이 펑펑
지금까지도 귀 뛰쪽이 부어올라있습니다
나중에 이모부님은 50넘은 아줌마가 울고있으니 미안해서 말도 못하겠더라고
시간이 흐르니 벌들은 무섭게 덤비고 채밀이 끝나니 그때서야 이모부님 벌들 정말 무섭다고
왜 벌떼라고 말하는지 알것같다고 ..
하지만 오늘도 벌들은 본격적으로 달려들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꿀이 안나올때는 무척이나 사나움을 내고 연기에 도망도 안가는데 오늘은 벌들이 순하게
그냥 꿀을 가져가기위해 온것인데 이모부님은 그것도 무섭게 느껴진것이지요
그날따라 구름이 끼어서 해가 안떠 일하는것이 좀 수월했습니다
일찍 시작한만큼 일찍 끝도 났지요
수박 한덩이 잘라 먹으면서 어젯밤 이야기를 합니다
"이모부님 잘 주무셨어요?"
"못잤어"
울 신랑도 선잠을 잤다고 합니다. 딸래미도 팔이 아파서 잘 못잤다나요
"그럼 고라니 우는 소리 들었겠네. 잠 안잤으면 고라니녀석이나 잡아오지. 했더니"
다들 무슨 고라니가 울었냐고 합니다
"고라니 소리 못 들은것보니 다들 잘 잤구만. 고라니가 10분정도는 울고 가더만"
어쩐지 아무소리들도 안한다했지~~
그소리에 모두들 웃습니다
울딸 그럽니다
앞에 물도 보이고 산도있고 텐트도있으니 일만 안하면 놀러온건데..
그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떻습니까
잘자고 꿀 잘 땄으면 되었지
잘못하면 머리깨져서 병원갈뻔했지만.....
그동안 바쁜탓에 글도 못올렸는데 오늘은 밤꿀채밀을 위해 2봉장에있는 벌을
가져오기위해 울신랑 혼자 2봉장에 갔습니다.
이제 반은 집에서 반은 2봉장에서 밤꿀을 받겠지요. 그래서 로얄제리하러 2봉장에는 3일에한번 가면
될것같습니다. 그나저나 벌들이 잘 들어가주어야 울신랑 오늘 고생을 안할텐데...그것이 걱정이네요
댓글목록
예민정님의 댓글
여기서 해마다 채밀후기 등을 보고 있자면 꼭 새벽에만 채밀을 하시는거 같아서요.. 해가 뜬 후에 채밀을 하면 벌이 사나워지기라도 하는건가요?ㅎㅎ
벌집아씨님의 댓글
꿀의 농도가 많이 묽어지기에 조금이라도 더 농도 좋은 꿀을 채밀하기위한 것이지요
운영자님의 댓글
이 묽은 꿀을 꿀벌들의 체온으로 수분을 날려보내고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된 벌꿀이 되는것이지요.
1주일 혹은 1달여에 걸쳐 수분을 날려보내고 진하게된 꿀에 수분이 많은 새꿀이 들어오면 그만큼 묽어지므로 특히나 진한꿀을 채취하려고 엄청 노력하는 우리의 노력이 빛을 잃게되므로 새벽에 뜹니다.
또 한가지는 꿀벌들이 활동하기전인 새벽에 채밀작업을 마치는게 좋습니다.
산야에 꽃이 많고 꿀이 많이 들어올때는 꿀벌들이 꽃으로 가지만 꿀이 덜나오면 꿀냄새를 맡고 꿀뜨는 곳으로 벌떼처럼 달려들어 아주 귀찮으니까요.
아, 벌떼처럼이 아니고 벌떼가 맞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