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이 많이 안보인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5-12-30 16:50:19
- 조회수
- 1,478
어제 시내 나갔다오면서 혹시나 우리 동네 어르신들이라도 계신가 싶어
버스 정류장을 보니 아는 분의 얼굴이 보인다
연세가 많으셔서 인사를 해도 못 알아보시기에 벌집이라고하니 그때서야 알아보신다
제차로 가시자며 짐을 들고 오는데 옆에서 기다리고 계시던 다른 어르신들이
"젊은 사람이 마음이 이쁘기도하네" 하며 한마디씩 하신다
차를 태워드리고 안전벨트를 메시라고하니 늙어서 할줄 모른다고
얼른 안전벨트부터 해드리곤 오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버스가 자주 없어서 시내 나갔다 오시는것이 쉽지 않지요"
"이제 12시인데 1시 40분까지 어떻게 기다리나하고 걱정하고 있었는데 너무 고맙소"
삼을댁 아짐이 안계셔서 많이 허전하다고 했더니
당신도 허전해서 집에 한번 가봤다며 다들 큰일이라고 하신다
혼자 계시는것이 힘들지않냐고하니 혼자 사는게 그래도 마음이 편하다신다
그래도 건강하셔서 정말 다행이란 말에
아직까지는 괜찮은데 혹여라도 자식들한테 짐이될까 그것이 걱정이라고
집앞네서 내려드리고 집에와 아들 밥주고나니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좀전에 차 태워드렸던 경석이 할머니시다
손에는 검정 비닐이 들려져 있다
얼마나 고마운지 집에가서 아무리 생각해도 줄것이 없다며 귤을 가져오신것
잠깐만 있으라며 봉지하나를 더 내미신다
생김치는 아니어도 줄것이 없어 김치를 가져오셨다며 먹어보라고~~
어차피 들어오는 길에 태워드린건데 공연히 죄송하단 생각이 든다
일요일 마을 어르신이 세상을 떠나셔서 보내드리고 왔다
여름이면 밤 10시가 되도록 들에서 안들어와 일벌레라고 소문이 난 분이었다
언제부턴가 아프시다고하더니 여름부터 병원 신세를 지셨다
많이 좋아지셨는데 갑자기 악화가 된것은
당신 돌아가시고 나면 혼자 남은 부인 조금이라도 덜 춥게 살아야한다고 담을 쌓으셨단다
몸이 안좋아지자 아들들 불러 유산을 물려주시곤 같은 마을에 살고있는 아들한테
현듬 쥐어주고 유산을 더 많이 물려줬으니 조금 보태어 시내에 아파트를 구매하라고
안그러면 너희 엄마도 평생 고생만했는데 죽을때까지 일만하다 죽을거라며
그렇게 평생 같이한 부인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살도록 배려를 하고 가셨단다
마지막 가시는 길 자식도 아닌데 눈물이 펑펑
늘 오토바이타고 지나다니시던 생각이 눈에 선하다
연세가 많아서 , 건강이 나빠져서 이래저래 마을의 어르신들의 숫자가 줄어드니
가는 세월 마음이 아프다
댓글목록
문용희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그래서 그런지 고생 덜하고 돌아가신것같습니다.
즐거운 새해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