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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 뒤집어 지던날 > 자유게시판

입술 뒤집어 지던날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07-12-10 23:02:27
조회수
2,319

비 온다던 날씨가 포근하다.

이런날을 기다렸노라^^얼른 작업복 갈아입고 벌 월동 준비를 하기로했다.

따뜻하면 벌들이 보봉기 (도둑질)을 해서 못하고, 너무 추우면 벌들이 떨어져서 못하고

날짜 잡기가 쉽지가 않다.

벌통에다 박스를 넣어주면 울 신랑 소비를 꺼내 그곳으로 옮겨준다.

약한것은 그늘치를 갔다가 합봉을 치면서 하는 일인지라 참으로 능률이 안 오른다.

그런데 벌들이 얌전하질 못하고 서성대기에 훈연기좀 피라고 했더니 훈연기  필요

없다며 그냥하잔다.

엉덩이를 쏘인 울 신랑 "울 마눌도 쏘여라. 쏴라 쏴라"하며 노래를 한다.

벌통안에  따뜻한 박스를 넣어주고  벌들을 이사시키면 덮개를 덮고 솜을 두개씩

덮어주곤 뚜껑을 닫는다.

벌통을 청소하는데 눈 깜짝할사이에 입주위를 쏘고 달아나는 놈이 있었으니

지금껏 그리 많은 벌들에게 쏘여봤지만 이렇게 아프긴 처음이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곤 달음질처 도망을 갔다.

그런 마눌을 보고 울 신랑 "어어, 어어"

아~벌한테 쏘이면 이렇게 아플수도 있구나 싶다.

신랑도 벌들이 귀찮게 하는지 면포를 가져와라 훈연기를 피워라 잔소리를 한다.

훈연기 퐁퐁 풍기며  죄없는 신랑한테 쏘아붙였다.

"마눌 쏘이라고 노래를 부르니 쏘지"

"야들아 울 각시 쏘지 말아라. 나 울각시 무섭단 말이야. 너희들이 쏘면 내가 혼나잖아"

"내참 누가 들으면 꽉 쥐어 사는줄 알겠네"

울 신랑 신이 났는지 한소리 더한다.

"나 이제 늙어서 힘도 없단 말이야"

"힘만 없나. 돈도 없지" 그러자 울 신랑 또 웃어댄다.

벌한테 쏘이는 순간 느낌으로 안다.

그런데 이번 쏘인것은 무지 막지하게 부을것이다.

잠시후 입술이 얼마나 부어 오르는지 말도 잘 안된다.

"난 몰라. 오늘 학원 가야하는데 어떻해"

그렇게 팅팅거리며  3시까지 하고나니 벌들이 추운지 벌통위에 내려앉아 들어가질 못한다.

배도 고프고 춥기도하고 들어와 늦은 점심을 먹고나니 4시가 다되어

일을 더 할수있는 상태가 아니니 포기를 하곤 학원 갈 준비를 했다.

울딸아이 차를 타더니 웬 마스크냐며 묻기에 마스크를 벗으니 배꼽이 달아나라

웃어댄다.

"아고 엄마 입이 귀여워요"

뭔 딸이 저리 생겼다냐. 엄마는 아프고 속상해  죽겠구만.

그렇게 학원에 가니 감기에 걸렸냐고 묻는다.

벌한테 쏘였다고 하면 보자고 할까봐 김장하고 몸살이 났다고 둘러댔다.

네참^^신혼때 이렇게 한번 입술을 독하게 쏘여 3일동안 마스크쓰고 살았는데

그때 윗집 경석이 아빠 저녁 살테니 마스크좀 벗어보라고 졸라대 고생 무지했다.

저녁아니라 별것을 사준다고 해도 절대 보여줄수 없는 모습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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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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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님의 댓글

자유인
작성일
처음에 선생님이랑 꿀을 따면서 겁도 없이 반팔 입고 참여했어요. 집에 와서 샤워하는데 전쟁터에서 화살 맞은 용사처럼 벌촉 빼내느라... 하하하. 예전에 무슨 프로그램 보니까 곰이 벌집 털면서 열라게 쏘이고 꿀 훔쳐먹는 모습 기억나요. 일 마치고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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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ㅎㅎ 미니를 입고 벌 있는곳에 갔다가 종아리를 쏘였는데 얼마나 부었던지 그렇지 않아도 통통한 종아리가 짝짝이가 되어 혼난 기억이 있습니다.ㅎㅎ 눈하고 입만 안쏘이면 다른곳은 쏘여도 신경쓸것이 없는데 어떻게 된넘들이 두곳을 쏘려고 덤빈다니까요.ㅎㅎ
처음부터 반팔 입으셨다면 할말 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