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노릇하기 힘들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6-03-03 09:54:18
- 조회수
- 1,400
한살 한살 먹어가면서 점점 사람 노릇하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봄이되면서 봄을 넘기지 못하고 가시는 분들은 왜그리도 많은지
지난주 친구 어머님의 소식들 접하고 머리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할일들은 바쁜데..그래도 친한 친구이고 엄마가 계시는 성남이기에 바쁜 일정을 뒤로하고 나섰다
가는 길에 동생한테서 전화가 온다
"언니 엄마한테 전화좀 해봐"
"왜"
"엄마가 다 죽어가"
연세가 계시긴하지만 한번 전화하면 아프고 다음에 전화하면 멀쩡하신 엄마
엄마한테 전화를하니 말씀도 억지로하신다
장례식장을 갔다가 늦은밤 엄마네 집으로 가니
얼마나 아프셨는지 지쳐서 잠든 엄마는 딸아이가 와서 이야기를해도 모르고 계신다
부지런하신 엄마는 81세임에도 엉덩이를 잠시도 붙이고 계신분이 아닌데...
속상하고 마음 아프고
며칠이던 밥이라도 해드리면 좋겠지만 그럴수있는 형편이 못되니 다시 집으로 내려왔다
화분떡을 넣어준 벌들을 이제 꽁꽁 솜으로 쌓아줄때가 된것이다
그래야 산란도 잘하고 벌 상태가 좋아지기에 그런데 날씨덕분에 벌은 손도 못대고
다음날 춘천으로 날아갔다
친구 딸 결혼식
울 신랑 말이 생각난다
"우린 언제 손자보는거야?"
낸들 알겟는가.
결혼식 끝내고 늦은밤 다시 아들네 집으로 향한다
"엄마 서울오면 반찬좀 해주고 가지"
먹고 싶은 재료들 사다 놓으라했지만 그럴 아들이 아니다
중간에 만나서 늦은밤까지 열려있는 마트에 들리니 별것이 없다
내일 아침 일찍 가야하는데..
고기좀 사서 미역국 끓여놓고 들깻잎이 보이기에 양념해서 재워놓고 잠을 잔다
밥 안해놓고 가면 또 굶을 아들녀석 생각해서 밥해서 깨운다
엄마 밥 먹고 가야하니 얼른 같이 먹자고
들깻잎의 향이 참으로 좋다..
이제는 딸아이 집으로 갈 차례
이사짐을 싣고 아산으로 내려가야하기에 울신랑 떠났는지 확인해보니 이제 출발한다고
딸아이 집에 도착해서 사는 집을보니 가슴이 먹먹하다
친구가 집을 얻었는데 얻을때는 깨끗했다던데 곰팡이가 말이 아니다
집이 추우니 각자 작은 방에 실내 텐트를 치고 생활
딸아이야 며칠 안 살았지만....남은 친구들한테 빨리 해결하라고 이삿짐을 싣고 아산으로 출발하는데
갑자기 겨울도 아닌데 함박눈이 펑펑내린다
분당 들려 책상이랑 싣는데 너무나 춥다
남편은 길이 미끄러워 큰일 났다하고
딸아이와 셋이서 다시 짐을 내려 날르는데 손가락 마디마디가 아프다
울 신랑도 힘들어 죽겠다고하는걸 보니 나이는 어쩔수 없나보다
하룻밤 자고 남편은 집이 걱정이라며 떠나고 딸아이 짐 정리해주고
공부방을 시작하는 딸아이는 입학을 앞두고 정신없다
이것 저것 같이 해주고 어제 초등학교 교문에서 입학식을 끝내고 나오는 학부형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준다
참~~~아이 셋을 두니 별의 별 경험을 다해본다
학교앞은 학원하시는 분들 공부방을 하시는 분들 체육관에서등 우리와 같은 입장의 분들이 홍보에 정신이 없다
그래~~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지.힘 안드는게 어디있어?
처음해보는 일이지만 하나하나 준비하고 잘 해나가는 딸아이가 안스럽기도하고 기특하기도 하다
딸 ~~ 이제 시작이니 천천히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시작하렴
나의 일정때문에 어제 집으로 돌아오면서 혼자 두고 오는 딸아이 걱정이 된다
토요일 설명회가 있다는데 밤마다 그것을 준비하는 딸아이 잘 할테지~~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이 있을지 어떤 경험을 할지
사람 노릇한다는게 정말 어렵고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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