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집 집에 없어요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6-05-31 08:14:59
- 조회수
- 1,342
요즘 2봉장으로 출퇴근하냐고 정신이 없다
밤에는 아무리 늦게 자도 괜찮은데 새벽에 일어나는게 정말 싫다
그래도 어쩌랴~~
습관이 되어서 새벽 5시만되면 눈이 저절로 떠지는데
2봉장 가는 길은 사실은 드라이브코스로 최고
하지만 매일 일하러 가는 사람의 눈으로 보면 그길이 그길이다
그것도 매일 가는 길이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겠는가
일요일
도시락을 먹고 나는 그늘막에서 울 신랑은 느티나무 밑으로 가서 잠시 쉬고
다시 일을 시작하려는데 울 신랑 그런다
"부산에서 우리집에 오셨다는데...."
"그래서"
"2봉장에 있다고 이쪽으로 구경삼아 오시라고했더니 여기까지는 못 오신다고 그러네"
먼길 나서서 오셨을텐데..
그 전에도 창원에 계신분들이 저녁무렵 집으로 오셧다
다행 그날은 집에있는 날이어서 허탕을 치진 않으셧는데
"오셧다가 허탕치고 돌아가시면 어쩌려고 전화도 안하고 오셨어요"
"그러게요. 오다 생각하니 그랬더라구요"
"다음 부터는 택배로 보내주세요. 오기엔 너무 멀어요"
요즘 양봉인들은 정말 정신없을때다
우리도 집은 잠자러 오는 공간일뿐
어제인가 아침에 계단을 내려가면서 깜짝 놀랐다
무심한 주인도 눈길한번 안주었던 보리수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다
광주에 사는 랑이 친구 부부가 놀러왔다
처음 보는 친구인데 꽤나 많은 사람을 거느린 사장님
차에서 내리면서 그런다
"와~~ 동신이처럼 살아야하는데"
"하고 싶은거하고 스트레스 안받고 자연 속에서 이렇게 사는게 사는거지"
물론 울 신랑 본인이 하고 싶은것 하면서 살고있으니 불만이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글쎄요?
우리라고 스트레스가 없을까요?
우리 아이들도 그러고 보면 불쌍하다
집에 어쩌다 한번 오는것도 미리 물어보고 온다
"엄마 내일 일해"
"왜"
"집에 가도 되나하고"
"엄마 일하면 안가고"
울 신랑이야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살면서 나나 아이들은 나름대로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초등학교때도 엄마 아빠 이동가고 없는 빈집 그것도 시골집에서 자기들끼리 얼마나 무서웠을까
지금도 가슴속에 늘 아이들한테 미안함이 남아있다
특히 큰아들하고 딸아이~~ 그래도 잘 자라주어 늘 고맙다
어찌되엇거나 ~~
꿀벌집 요즘 집에 없어요. 오시려면 미리 전화좀 주시고 오세요
허탕 치고 돌아가시면 안되니까
댓글목록
예민정님의 댓글
갑자기 글을 읽으며 가슴이 먹먹해져 오네요 ㅠ~~ㅠ~~때죽나무꿀이 풍년이기를 기원드립니다.. 그런데 그렇게 바쁘신데 도시락까지 싸서 다니셔야 하는건가요?
벌집아씨님의 댓글
서로 보이는것만 보고 판단하기때문에 더 그렇게 보일수도 있을거 같아요
가끔은 빵으로 가끔은 김밥집에가서 김밥사서 어떤때는 있는 반찬에 도시락으로 그렇게 살고있어요. 이제는 압력밥솥 갔다놓고 해먹어야할것 같습니다.따뜻한 밥이 살로 가겟지요
민정님 바램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올해 때죽꿀도 지난해만 못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