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신랑을 고발합니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8-01-02 09:54:33
- 조회수
- 2,056
예식 끝내고 집에오니 정우가 학교엘 안가고 서성이고 있습니다.
"왜 안갔어"
"이제 가려구요"
가져온 떡 몇개 먹더니 가긴 가야하는데 가방 세개를 가지고 갈일이 걱정이라며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차로 데려다 주는것은 생각도 못할일이고 학교에선 무조건 오라하고
안되겠다 싶어 "엄마가 들어다 줄께" 했더니 눈속에 갔다올 엄마가 걱정인지 혼자서
가겠다며 인사를 하고 나섭니다.
가는것도 가는건데 캄캄해서 더 걱정이라고 하기에, 이녀석아 눈이 하얗게 왔는데
무슨 컴컴? 그 소리에 울 아들 글쿠나 하더니 씩 웃습니다.
옆이서 듣던 울 신랑 " 요즘 애들은 저렇게 나약하다니까. 우리땐 "
또 60년대 이야기를 하려고 하기에
"그럼 강하신 당신이 좀 갔다 오실라우" 했더니
"이사람아 내 나이가 지금 몇살인데 50이야 50!" 나이 50이 지금하고 뭔 상관이람
그리고 아직 50도 안됐으면서
"내가 데리고 온 아들이야 당신 아들이지. 나같음 마눌하고 데이토한다 생각하고 갔다오겠다"
갈 생각이 없는 울 신랑 킥킥 웃기만 하고 죄없는 막내보고 같이 갔다 오라고 합니다.
엄마가 옷을 입자 영섭이 옷을 입고 따라 나섭니다.
캄캄한 밤인지 하얀밤인지 저 앞에 앞서나간 정우의 모습이 보입니다.
따라오는 엄마와 동생을 보고 그냥 돌아가라며 혼자 가겠다고 합니다.
같이 가는 길은 짧게 느껴지지만 오밤중에 혼자 간다니.....
하루종일 차에서 음식 나르고 청개천까지 걸어갔다 왔기에 힘은 들지만 아들녀석
혼자 보낼수 없어 이불 가방 빼앗아들고 산길을 셋이서 이야기하며 갑니다.
못난이녀석도 앞에서 쫄랑거리며 가고 있습니다.
아스팔트 길을 걸으면 힘이 드는데 폭신 폭신한 길을 걸으니 발에 무리가 가지 않고
가벼워 운동이 되는 느낌입니다.
밤중이지만 하얀 눈들이 길을 밝여주고 아름다운 설경을 보며 가는 길은 하나도
힘이 들지 않습니다.
고개까지 데려다주니 거기선 내려가는 길이라 힘이 안드니 그만 가라며 이불가방을
빼앗습니다.
가방메고 옷가방은 끌고 이불가방 들고 어둠을 헤치고 걸어가는 아들넘이 오늘은
무척이나 든든해 보입니다.
이젠 다 컷구나. 밤길에 엄마 다칠까 따라오지 못하게 하고 무서울텐데 혼자 간다고 하니... 어린애처럼 느껴지던 아들이 오늘 만큼은 믿음직스럽고 든든하게 느껴집니다.
집에 있는 신랑은?
글쎄요~~~~~~~
댓글목록
최길성님의 댓글
눈 피해는 없으신지요...?
날씨도 추운데 눈까지 와서는 얼어 죽지 않을런지...?????
벌집아씨님의 댓글
하루종일 쿵 쿵 지붕에서 무더기로 눈 떨어지는 소리에 혹시 신랑이 올라갔다 떨어진줄알고 기겁을 해서 밖에 나갔다 혼자 웃고 들어왔습니다.
권성경님의 댓글
올해도 아씨님의 행복한 투덜거림에 행복한 여자임을 느낍니다^^
어느날엔가 문득문득 아들이 다컸다고 느껴질때 든든하고 대견스러운 마음과함께
느껴지는게 또하나있죠~
이제 내게서 떠나 보내야겠구나...넓은세상 맘데로 꿈을 펼칠수있도록~
그리고 내아들의 어깨가 무거워지긴 하겠지만 행복과 사랑이 가득한 둥지를 가졌으면
좋겠구나~뭐등등...
그렇게 느껴질때 내랑 가장 가까운 사람이 누구인지 알겠죠?ㅎㅎㅎ
서방님 넘 구박하지말고 재촉하지 말아요^^
올해는 누구보다 더 열심히 살테니까....무자년이잔아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운영자님의 댓글
제가 먼길을 좀 다녀와야 할려나봅니다.....
가끔 아무도 모르는 먼나라로 도망? 가고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거 아마 모르겠지요~~
이덕수님의 댓글
이거 어느 편을 들어야 하나.... 고민됩니다. ㅎ ㅎ
운영자님의 댓글
진수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제발 그렇게좀 해주세요. 네??? 절반 떼드릴께요~
이덕수님의 댓글
그렇다고 폭설을 맞이 할 의사는 전혀 없습니다. 꽃피면 벌통들고 내려갈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