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꿀 따는 날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7-05-20 12:29:22
- 조회수
- 1,141
올해 정말 아카시아꽃이 허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우리를 아는 분들의 전화가 자주 옵니다
올해 꽃 잘피고 날도 좋아서 꿀 많이 땄지?
아침 저녁으로 전해오는 아카시아향기는 절로 기분좋게 하지요
앞산을 바라보면 아카시아꽃 상태를 정검하고 뒷창문을 열고 아카시아꽃을 봅니다
시내를 나가기위해 넘어야하는 작은고개길
양쪽으로 아카시아가 가로수처럼 멋지게 보입니다
그런데 아카시아꽃이 피면 찔레꽃도 덩달아 피는데 올해는 찔레꽃도 늦장을 부리나봅니다
아카시아꽃이 핀 며칠후에야 질레꽃 무더기들이 보이네요
"우리는 아카시아꿀 채밀했네..."
"전해져오는 아카시아꿀 땄다는 소식들
"형님 아카시아꿀 많이 땄오?" 물으면 우리 두번 땄지
다른 양봉인들 꿀 채밀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우리의 마음도 덩달아 급해집니다
수확을 한것과 못했을때의 마음은 지옥과 천당이라고해야할까요
(꿀을 더 쟁이려고 헛집을 짓고 그곳에 꿀을...이렇게 되도록 꿀을 안따는 울서방님)
하지만 우리집의 왕고집쟁이 울 서방님
남들은 두세번 채밀을 했다는데도 끄떡도 안합니다
이럴때일수록 더 농도좋은 꿀을 따야한다는 것이지요
시댁 톡방에 시숙님 꿀 많이 땄냐는 톡이 왓습니다
"시숙님 동생 고집때문에 한번도 못땄어요"
울 서방님의 톡이 옵니다
꺾다니 형님은 세번 땄다네
"남은 세번 따는데 우리는 한번도 안따고 있으니"
그랬더니 톡이 또 옵니다
"그집꿀은 물꿀 우리꿀은 진꿀"
시숙님 답글이 옵니다
"누가 말리겠어요"
그래서 제가 또 그랬지요
"시숙님 동생은 답이 없어요"
그렇게 일주일만에 꿀 딴다고 날짜를 잡았습니다
일끝나고 기술센타에 가서 10시까지 교육을 받는데 마음은 콩밭에 가 있습니다
꿀 따면서 먹을 간식거리등을 준비해야하는데 늦으면 마트 문을 닫기때문이지요
그날따라 10시가 넘어도 교육을 끝내주지 않습니다
꼭 그런다니까요.급하거나 그런 날은 이상하게 ..
끝나기가 무섭게 달려서 늦게까지 하는 마트에 달려가서 대충 사서 집으로 오면서
낮에 너무 힘들어 잠들었나보네....그랬습니다
그런데 거실문을 여는순간
헐
그날 아랫층에 있던 기계를 다른곳으로 옮기기위해 부부가 오셨었는데 그분들과한테 부황을 떠주고 있었습니다
피곤하기도하고 내일 꿀따려면 5시전에 일어나야하는데....머리가 복잡해집니다
"꿀따는것 하루 더 연기하기로했어"
어이가 없습니다
이왕 따는것 비농축으로 따려고~~
그분들 12시가 넘어서 가시고 얼른 밥한수저 먹습니다
다른때같음 아무리 배가 고파도 그냥 자겠지만 그날따라 배는 왜그리 고픈건지
당신은 메너가 빵이야
꿀따는것을 연기했으면 했다고 집에 상황이 그러면 그렇다고 문자한번 넣어주던가해야지
울서방님 그래도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입니다
생각을해봐
"문 열었는데 웃통벗은 남자가 있으면 내가 얼마나 놀랐겠어"
그때서야 고개를 끄덕입니다
물앵두사진입니다)
암튼 이틀뒤 꿀을 채밀했습니다
생각했던것만큼의 양은 나오지 않았지만 아카시아꿀 색도 좋고 맛도 좋네요
울 서방님은 벌들이 바글바글 붙은 소비를 털고 다 떨어지지 않은 소비장을 탈봉기에 넣습니다
탈봉기에서 남은 벌들을 다 털면 이모부님이 받아서 바구니에 담아서 수레에 싣고 채밀기를 담당하고 있는 제게 갔다주지요
그럼 봉한곳은 칼로 밀오내고 채밀기에 넣고 돌립니다
윙윙 새벽공기를 뚫고 채밀리 돌아가는 소리가 납니다
꿀을 따다가 힘이든지 울 서방님 올해 처음으로 많이 달려 빨갛게 익고있는 물앵두를 따먹고 있습니다
하도 어이없어 폰을 들이대니 옆에있던 이모부님 이왕이면 나를 더 이쁘게 나오게 찍어주랍니다
"정우엄마 더우니까 냉면 생각이나네"
"빨리 서둘러 따시오.시원한 냉면 사줄께"
그렇게 꿀을 따고 정리하곤 아침겸 점심으로 냉면한그릇 먹었습니다
모르시는 분들은 비만 안오면 꿀을 많이 따는줄 아는데 그건 아니랍니다
자라리 비가 흠뻑 와주고 온도도 적당해야하고 뜨거운 날씨보다는 푹푹지는 날씨면
꿀 쏫아져 들어오는 날인데...올해처럼 바람으로 꿀 말리는 날은 재미가 없는것이지요
그래도 그 바람속을 작은 꿀벌들이 날아다니며 가져왔기에 감사하지요
두승산밑꿀벌집 아카시아꿀 채밀했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행복한 주말들 보내세요
댓글목록
문용희님의 댓글
좋은 꿀 따셨네요 채밀하는날은 아침겸 점심 먹을수 밖에 없죠 javascript:comment_check();
운영자님의 댓글
올해 정읍의 아카시아는 평년작은 될것같고 오늘 채밀한 옻나무꿀은 대 흉작입니다.
몇번이나 산에가서 확인해봐도 암꽃이 덜피고 피어있는 수꽃에도 꿀벌이 별로 안붙더라니...
오늘 저녁 2봉장으로 이동하고 곧 로얄제리 채취시작해야겠습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올해의 아카시아꿀이 작년보다 낫답니다.
8일을 기다렸다 떳기에 수분함량이 20%밖에 안되거든요.
어쩔수없이 농축을 해야겠지만 역시나 농축하기는 아깝고 안하자니 약간 섭섭하고...
원하시는 분께만 약간 묽더라도 비농축꿀로 보내드리는것으로 해야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