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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에 그리움 > 자유게시판

비오는 날에 그리움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17-07-20 18:33:58
조회수
1,047

아는 후배가 친정에서 가져왔다며   옥수수를 주고 갑니다

어린시절 한여름 우리의 주식이나 다름 없었던 옥수수

옥수수를 보니 빙그레 웃음이 납니다

요즘처럼 비가 몹시 오던 날

학교갔다 돌아오는 길 비가오면 우산도 없고 어쩌다 비닐 우산을 쓰고 오는 친구들도 있엇지만

조금이라도 바람이 불면 금방 찢어지고 뒤집어져 바로 못쓰게되어 우산이 있어도 큰 의지는

못 되었던것 같습니다

때론 비료푸대를 뒤집어 쓰고 가던 때도 있었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우리의 우산이 되어주고 해가뜨면 그늘막이 되어주던것은 상상도 못할것들이었지요

큰 오동나무잎이나 참나무, 떡갈나무등을 몇가지 꺾어서 겹치어 한손으로 잡고 가면 비닐우산만은

못해도 큰 의지가 되었습니다

44246_DSC01296.JPG
(잠자리와 숨박꼭질하는 청개구리)

물론 해가 너무 뜨거운 날도 이것들은 우리의 양산이 되어주었지요

그래도  너무 뜨거우면 냇가에 뛰어들어 쏘가리며 메기등을 잡으며 놀고 수영 몇번하고

다시 집을 향해 가지요.

그때는 집도 왜 그리 멀었나 모르겠습니다

가다 지치고 더우면 나무그늘 밑에 앉아 놀다가 그렇게 집을 행해 또 가지요

언덕을 넘어 산 등성이에 섰노라면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부지런한 집 굴뚝에선 연기가 퐁퐁 났지요

그럼 가슴을 펴고 집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집에서 반겨주어야 할 엄마가 있는것도 아니지만 집을 햫애 달려가면

우리집 멍멍이란 넘 달려나와 이리뛰고 저리뛰며 좋아라했지요

좁은 골목길을 돌아서 마당을 지나 대문안에 들어서면 우리집 황소란넘은 눈만 껌벅거리며

반가움의 표시인지 파리를 쫒는건지 꼬리로 자기의 엉덩이를 툭툭치곤 했는데

그럼 혹시라도 쇠파리가 우리집 누렁이란넘 피를 빨아먹을까 이리저리 살펴본후

집에 오면서 잡아온 메뚜기며 메미등을 닭에게 던져 줍니다

닭들은 기다렸다는듯 던져준 메뚜기와 메미등을 먹기에 바쁩니다

물론 요상한 소리를 내면서~~

하지만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옷이 젖어도 집으로 가는 길은 즐겁습니다

매일같이 집을 비우고 밭에가셨던 엄마가 집에서 옥수수 한보따리 쪄놓고 기다리시니

그냥 룰루랄라 걸음걸이도 가벼울수밖에요

엄마는 당신의 치맛자락으로 얼굴을 닦아주시곤 크디큰 무쇠솥단지를 열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솥단지에서 옥수수 한자루 꺼내어 뜨거워서 못 먹을가봐

옥수수 투생이 뒷쪽에 젓가락을 때론 싸리나무를 잘라서 툭 끼어 건네주셨지요

내 팔뚝만한 옥수수 한토생이를 금방 헤치우곤 친구들과 놀기위해 밖으로 뛰어나가

신나게 놀고 오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오늘입니다

44133_DSC01287.JPG

(꼭꼭 숨어라 .잠자리는 술래)

초등학교 동창들을 학교 졸업하고 처음 만나던 날 그 친구들이 그럽니다

"야 영숙이 ,이뻐졌다. 그때는 조막만한 얼굴이 반짝반짝하도록 까맣게 탔었는데"

ㅋㅋ 지들 얼굴도 별다를게 없었으면서~~

오늘은 비가와도 옥수수 쪄서 젖가락 꽂아 건네줄 엄마도

같이 나뭇잎 우산을 쓰고 집을 향해 달려가던 친구들도

달려나와 나보다 더 큰 키로 반가워 달려들던 해피도 움메 음메 울던 누렁이도 없네요

헉~~딱 한사람 있네요

나만 보면 밥달라고 하는~~~

밤 9시가 넘어 들어와도 각시랑 먹으려고 밥 안먹고 기다렸다고하는

엄청 이쁜 울서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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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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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님의 댓글

조영준
작성일
어릴적 동심과 순수함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글
잘 읽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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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희님의 댓글

문용희
작성일
감히 마님한테 밥 달라고 기다리며 버티고 있다?
간 큰 남자네요 ㅎㅎ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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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영준님 반갑습니다
어린시절의 추억은 모두 그리움이고 고향이고 그런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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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세상에서 제일 겁없고 간 큰사람이지요
말이 좋아요
마눌이랑 같이 먹으려고 안먹었답니다
ㅎ 무더운여름 잘 이겨 내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