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넘 하나 없다더니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7-08-23 07:53:58
- 조회수
- 1,053
어제 뉴스에서 일기 예보가 안맞는다고 하는것을 보았습니다
최신 장비를 들여놓고 그것을 사용할줄 몰라 모셔두고 있다고
글쎄요
하루에도 열두번씩 변하는 하늘에서 하는 일을 최신 장비들이 알아낼수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처럼 하늘이 헷갈리게 하면 안 속아 넘어갈 사람 없는것 같습니다
가을 왕을 만들어야하는데 계속해서 쏟아지는 비때문에 방에서 창밖만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대야로 부어도 그보다는 적지 싶습니다
빗방울이 얼마나 큰지 한방울 맞으면 머리에 혹이라도 생길것 같은데
잠깐씩 내리는 비가 집앞을 지나 냇물처럼 동네로 내려갑니다
하루는 자고 일어나니 전화가 울립니다
아랫집 할머니 새벽부터 전화해서 싫은 소리를 합니다
할머니 입장에서 당연하신거겠지만
우리 집에서 물을 내려보내 당신네 방장 (창문)밑으로 물이 내려오니 알아서 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울신랑한테 이야기하고 얼른 나가보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그런일이 한번도 없었는데 무섭도록 온 비가 무슨 짓을 한건지 알수가 없어서
조금 있으니 울신랑 뒷짐지고 벌을 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거냐고 물으니 비가 많이와서 축대밑으로 스며 내려갔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서로 얼굴한번 찡그린적 없는데....
어찌 되엇거나 비가 잠시 멈추고 해가 번쩍 떴습니다
하늘은 언제 비왔냐고 합니다
얼른 왕 만들게 이충하자며 내려갔습니다
물론 환기 되라고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왕 이충을 몇틀 하는데 갑자기 또 비가 옵니다
아랫 층에서 꼼작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울 신랑은 비를 맞아 미꾸라지가 되었구요
집에 와있던 막둥이녀석 보고 혹시라도 물이 들이칠까 창문 닫으라고 전화를 하니 받지를 않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왜 폰을 모두 무음으로 해놓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울 신랑 갑자기 빗속으로 뛰어 나갑니다
온다간다 소리없이 사라진거지요
속으로 그랬습니다
비가 들이칠까 걱정된다고 해서 창문도 닫고 마눌을 생각해 우산을 가지러 갔나보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를 않습니다
비가 조금씩 줄어들고 집으로 올라오니 울신랑 샤워를 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믿을넘 하나 없다고하더니 내가 꿈이 컸지"
"난 마눌 비 맞을까 우산 가질러 간줄 알았잖오"
그소를 들은 울 신랑
"이 사람아 거실이 물바다가 되어 지금까지 그것 닦았어"
"전쟁 나면 혼자 살겠다고 도망 가겠네. 비가 그렇게 무섭게 오는데 마눌두고 혼자만 올라와?"
그소리에 울신랑 웃으면서 내가 그때 안 올라왔으면 난리가 났을거라고 합니다
말도 안된다고 했지만 걸레질 한 흔적을 보면 안봐도 알지요
태풍때문에 오늘까지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하는데 지금은 파란 하늘에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이네요
나락들은 살포시 목을 내밀기 시작하고 여기 저기서 곤충들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온도는 높아도 때는 못 속이나 봅니다
댓글목록
문용희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이쁜짓 하기도 힘이 드네요.ㅎㅎ
석벌님의 댓글
그 놈의 비는 또 하필 그 때 쏟아져가지고는
꿀벌집 남자들 다 믿을 수 없는 놈, 만들어버렸을까요?
지금 이 시각 또 우르르쾅쾅하네요.
운영자님의 댓글
저는 비맞고 올라가지만 잠시후 비그치면 올라오겠지 한건데...
요즘 내린비가 장마철에 내린비보다 훨씬 많습니다.
덕분에 온통 풀밭이라서 텃밭으로 2봉장으로 요즘 예초기를 들고 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