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마지막 날에~~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8-01-03 16:21:52
- 조회수
- 1,010
어떻게 살았는지 뒤돌압몰 시간도 없이 한해가 갔습니다
연말이 되면 왠지 기분이 좀 다운이 됩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일로 골머리가 아프던 며칠 망년회를 하는데 어쩔수없이 어울리긴 하지만
마음 한쪽은 늘 무거움이 짓누르고 있었습니다
17년 마지막 날
아는 분들이 찜질방을 가던지 걷든지 하자며 호출을 합니다
그래 , 이럴때는 나가서 다른 사람들과 섞이는게 최고야~~
그렇게 내장산 호수를 끼고 한 바퀴 걸었습니다
햇삻이 따스한것이 꼭 봄날 같습니다
방송에선 제일 추운 해가 될거라고 하더니 올해처럼 따스한 겨울도 없었던것 같습니다
벌들이 봄날인줄 알고 매일 나와서 놀고 있는 것을 보면
호수에 오리들이 참 많이도 왔습니다
겨울에 눈이 안 와서 올해는 가뭄이 심할 거라며 농민들은 벌서부터 걱정을 하던데
그래도 내장산 호수엔 생각보다 많은 물이 찼습니다
오리들은 두둥실 신나게 놀고 있는데 호수 옆이라 얼굴에 칼바람이 할퀴고 가는듯 얼굴이 아립니다
도란 도란 이야기를 하면서 걸으니 힘든 줄도 모르겠습니다
내장산 호수쪽엔 볼거리가 참 많습니다
수목원도 있고 공원도 잘 가꾸어져있고 자전거 도로에 이렇게 걸을수있는 길
걷는 중간 중간에 아름다운 나무들도 있고...
한바퀴 다 돌아갈 무렵
어디선가 라면 향이 진동을 합니다
같이 걷던 일행들이 라면 냄새가 난다며 먹고 싶다고 합니다
라면을 먹고 있던 그분들 그 소리를 들었나 봅니다
아저씨 한분이 얼른 나오며 앞에 가던 분한테 먹고 가라고 합니다
그분은 아니라며 거절을 하고 가고 맨 뒤에 가던 내가 그만
팔을 붙들고 놓아 주지를 않습니다
꼭 먹어야 한다며 한분은 붙들고 한 분은 라면을 먹여주려고 하는데
마음은 감사하지만 그분의 나무 젓갈을 보니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평소에도 라면을 즐겨 먹는 사람도 아닌데
"난 라면 먹고 싶다고 안 했는데요"
앞에 가던 일행들은 죽는다고 웃고
실은 그분이 들고있는 나무젓갈에 고추가루 물이 잔뜩 들어있는것을 보고 기겁을 한것이지요
같이 오신 일행을 바라보니 여자분이 나오면서 왜 이쁜 언니들 방해를 하냐며 끌고 갑니다
그 아저씨 그럽니다
"이 라면은 꼭 먹고 가야 하는데"
마음 감사하다며 맛있게 드시라고 인사를 하곤 그곳을 벗어 났습니다
그렇게 내장산 저수지를 돌면서 한해를 마무리 했습니다
찜질방 가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라 같이 가신 분 집에 가서 라면 대신 칼국수를 먹곤
따끈한 방에 누워 이야기꽃을 피우다 왔습니다
보내기 싫어도 보내야하는 17년를 그렇게 보내고 새해를 맞이 했네요
두승산꿀벌집을 찾으시는 보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소망해 봅니다
댓글목록
문용희님의 댓글
해피 뉴 이어
추억여행때 불러 주세요
운영자님의 댓글
항상 감사합니다~
요정핑크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그렇잖아도 며칠전에 요정핑크님에 대해 마눌과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요정핑크라는 닉만 주로 쓰시니 성함을 까먹었지 뭐여요~ㅎ
육현정님이 맞나 하고 회원정보를 봐도 아니고...결국 마눌도 생각을 못해내더군요.
지금 자유게시판에서 검색을 해보니 역시 모두 요정핑크~
핑크님께서 우리랑 인연을 맺은것이 올해로 벌써 10년째가 된다는 것을 글을 보고 알았습니다.
그중에 첫번째 글을 가져왔습니다.
참 좋은 글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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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두승산 밑 꿀벌집을 방문 하고는 홈피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습니다.
올려 놓으신 글들도 읽어보고 사진들도 보고
.....
그러면서,
옆에 직원들에게 " 아 ~ 난 저런사람의 아내로 살고싶었는데....."
물론, 양봉하는 사람의 아내란 뜻은 아니고 저렇게 시골에서 땅을 일구며 뭔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하며 사는 사람.
과수일도 좋고, 특용작물도 좋고, 배추. 무 농사도 좋고....
이렇게 글도 적으며, 자신의 생각도 어필하며 ... 아름답게...
그. 러. 나
옆에 사람들 반응이 장난 아니더군요.
보기엔 아름다워 보이지 ..... 쐐가 빠지게 죽도록 일해야 할텐데 ~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 말라는군요.
나이 마흔이 되었는데도 아직 제가 세상물정을 모르는가봐요.
어린시절을 시골에서 보냈지만 시골일은 해보지 않아서인지
시골은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던거 같아요.
하지만 제게는 벌집아저씨랑 아씨 ... 너무 아름답고 행복해 보입니다.
벌집아씨님..
벌집아저씨께서 정말 죽도록 쐐가 빠지도록(?-경상도 방언)일만시키시나요?
두분 사시는 모습과 두승산밑 가을이 너무 아름다워 보여 한자 남깁니다.
언젠가 가족과 함께 꼭 방문 해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