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픕니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8-02-07 00:42:20
- 조회수
- 1,092
택배를 보내고 빈 박스를 밖에 내다 놓습니다
기다렸다는듯 이웃집 삼을아짐 박스를 가져 갑니다
어느 날은 박스가 있는데 그냥 지나가기에 아짐 왜 그냥 가세요?
하고 물으니 매일 가져가기가 미안해서 그러지~~
박스며 쓰레기를 가져다 개밥 끓이는데 쓰곤 합니다
박스만 가져다 쓰면 좋은데 쓰레기 봉투까지 가져다 태우니 울 서방님 질색을 합니다
가끔 동네에서 비닐 태우는 냄새라도 나면 울 서방님 그럽니다
환경이 얼마나 나빠지는데 왜 비닐들을 태우는지 모르겠다고~~
그런데 어느 날인가 박스를 내놓아도 가져가지 않기에 이상해서 울서방님한테
"삼을아짐이 어디 가셨나? 왜 박스를 안 가져갈까?"
"어 내가 한마디 했어"
"아까운것을 왜 가져다 태우냐고"
삼을 아짐이 이상해진것은 몇년전 부터였습니다
어느 날인가부터 창고가 아닌 삼을 아짐 집에 들어가는 길 양쪽엔
그동안 삼을 아짐이 주워다 쌓아둔 쓰레기며 박스들이 나무 가지며 길옆에 늘어져 있었습니다
동네 들어오는 입구인데 여기저기 널려있는 박스등은 비를 맞아 볼만했고
바람에 날려 온통 길이며 밭은 쓰레기로 뒤덮였습니다
그것을 알기에 울 서방님 삼을아짐한테 그렇게 말을 할수밖에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우리집에 쓰레기들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쓰레기 봉투가 몇개씩 밀려있고 꿀을 담아두었던 박스들이 쌓여있는데도
울남편 쓰레기를 가져다 버리지도 않고 박스를 내다 놓지도 않습니다
"정우 아빠 제발 쓰레기 봉투 몇개씩 모셔두지 말고 종점에 갔다 버리지" 했더니
멀리 갔다 버려야 한답니다
"왜"
"종점에 갔다 놓으면 스레기 봉투 모두 삼을 아짐이 가져가"
그 착하디 착하신 분이 어쩌다가~~
동네에서 인간적으로 존경할만한 분이 두분 있습니다
한분은 경석이 할머니 그리고 또 한분은 바로 삼을 아짐이지요
이 두분은 양반중에 양반입니다
절대로 다른 사람들하고 언성을 높이지도 싸움을 해본적도 없고
내가 존경하는 이유는 절대로 뒤에서 다른 사람의 안좋은 이야기를 하는 법이 없습니다
여러 사람이 말하다보면 얼떨결에도 속내를 비출만한데
내가 바보라서 그러는게 아니라 내가 조금만 참으면 조용할텐데...하시던 생각이 납니다
젊은 사람들이 늘 열심히 일하는게 보기 좋다고
젊은 사람들이 이웃이라서 좋다고 늘 좋은 말씀만 하실줄 아는 분
그런데 그런분이 치매기가 있어 저렇게 온동네 쓰레기를 가져다 쌓아두니
언젠가 자녀들이 와서 집안에 있던 쓰레기들을 몇시간씩 치우고 태우고
2년전엔 돌보미들이 와서 트럭2대로 쓰레기를 다 치웠는데 1년만에 다시금 원상 복귀가 되었읍니다
그런 삼을 아짐을 보면 가슴이 아프고 마음이 아립니다
가슴에 어떤 마음이 숨어서 저렇게 삼을 아짐을 괴롭이고 있을까요?
댓글목록
문용희님의 댓글
그럴수록 가족이 있어야 하는데
운영자님의 댓글
이것은 어떻게 도움드릴수 있는 방법도 없고...참 걱정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