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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쓸넘의 바람 > 자유게시판

몹쓸넘의 바람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18-04-09 04:51:56
조회수
1,195

올해는 웬일로 꽃샘추위 없이 잘 지나가나 했습니다

해마다 매화꽃과 벚꽃이 허드러지게 피면 꽃샘 추위가 와서 우리 봉이들도 주인장도 힘들게 합니다

지난번 벌 내검하면서 헛집에 꿀 잔뜩 쟁여놓은것을 울신랑 따서 주기에

둘이 일손 잠시 멈추고 꿀을 한입씩 떼어 먹으며 그랬지요

올해는 꽃샘추위가 없어 좋은데 제발 제발 이대로 며칠만 더 따뜻하면 좋겠다

화분과 꿀이 잘 들어와 벌들도 잘 크고 산란도 잘 나가서 기분좋은 날이었거든요

20180401_105213.jpg

며칠전부터 증소해서 벌통 꽉찬것들이 있어서 2층집 지어주려고 벼르고 있는데

 일을 하려고 날씨를 보는데 비가 온다는 소식에 비그치면 추워진다는 소식이

우리의 마음을 조아리게 했지요

역시나  꽃이라고 생긴것은 모두 다 핀것 같은데 온들판과 산이 하얗게 벚꽃으로 수놓고 있는데

꿀이 펑펑 들어오고 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추운데 무리해서 2층 올리면 좋을것이 없지만 하루라도 늦으면  잘난 여왕님께서

몸 딱 줄이곤 너희들 알아서 분봉 나가라고 산란을 멈추니 그것이 문제거든요

참 하루도 편한 날 없는 양봉쟁이에 삶인것 같습니다

며칠은 천국이었다 며칠은 지옥을 경험하게 하는 요즘입니다

20180403_110253.jpg

부지런히 2~3일 2층집 지어주고 벚꽃과 자생화 축제장 부스 당번 서야하는데 변덕쟁이 날씨란넘 때문에

일도 못하고 어제는 울서방님 혼자서 하라고 했지요

그렇게 나가는 내 뒤통수가 편치 않습니다

그런데 정읍 천변에서 하고있는 자생화축제장

벚꽃이 다 지고 날씨는 춥고 바람은 불어대니 구경나온 분들이 지난해보다 많이 적습니다

하루종일 바람은 불어대고 얼어 죽는줄 알았습니다

20180401_105144.jpg

저녁 무렵 울 서방님한테서 온 문자

"벌통 뚜껑이 몇개가 날아갔는지 몰라~~"

"간장독도 날라가서 박살이 났어.계단이 난리여"

헐~~ 지난해 담근 간장이라 1년 묵으면 사먹는 진간장처럼 맛날텐데

아까워서 어쩌누~~ 벌통 뚜껑이 날아 다녔으면 울신랑 얼마나 열받았을까?

불어대는 바람때문에 혼자 내검하는것도 힘들었을텐데 벌통꾸껑에 항아리가 날아갔으니

저녁에 차에서 내리니 그곳까지 간장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헐~~

얼마나 힘들고 바빴는지 계단에 간장이 시커멓게 물들어있습니다

베란다에 계단에 꺼먼 자국들

주인의 맘도 모르는 몽이란 녀석은 달려나와 꼬랑지 흔들며 난리도 아닙니다

물 청소해도 쉽게 냄새가 사라지지 않을것 같은데 걱정입니다

꽃샘추위~~너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한해쯤 안와도 될텐데

누가 반긴다고 한해도 안쉬고 이렇게 사람 속을 뒤집어 놓는거니

몹쓸넘의 봄바람 지집애때문에 꽃도 다 떨어지고 우리집 간장도 떨어지고

심장도 떨어져 나갈뻔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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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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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택님의 댓글

임인택
작성일
그놈의 날씨가 말을 안듯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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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사람의 계획대로 되는것은 하나도 없나봅니다
날씨가 우리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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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정님의 댓글

예민정
작성일
워어어 간장 아까워라~~ㅠㅠㅠ 전 그것밖에 공감할 수 있는 게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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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전 간장보다 항아리가 더 아깝습니다.
제가 아끼는 항아리였는데....
간장은 새로 담으면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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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섭님의 댓글

서병섭
작성일
푸하하하하~
꺼꾸로 말씀하시네요.
간장 담기가 얼마나 힘든데요.
항아리는 새로 사면 되잖아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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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하긴 울 마눌도 간장 담은것은 불과 서너번밖에 안되는거 봐서 힘들기는 한것 같습니다.
근데 항아리는 여느항아리와 다른 항아리라서 살수도 없거든요.
깨진 조각이라도 올려봐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