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쓸넘의 바람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8-04-09 04:51:56
- 조회수
- 1,145
올해는 웬일로 꽃샘추위 없이 잘 지나가나 했습니다
해마다 매화꽃과 벚꽃이 허드러지게 피면 꽃샘 추위가 와서 우리 봉이들도 주인장도 힘들게 합니다
지난번 벌 내검하면서 헛집에 꿀 잔뜩 쟁여놓은것을 울신랑 따서 주기에
둘이 일손 잠시 멈추고 꿀을 한입씩 떼어 먹으며 그랬지요
올해는 꽃샘추위가 없어 좋은데 제발 제발 이대로 며칠만 더 따뜻하면 좋겠다
화분과 꿀이 잘 들어와 벌들도 잘 크고 산란도 잘 나가서 기분좋은 날이었거든요
며칠전부터 증소해서 벌통 꽉찬것들이 있어서 2층집 지어주려고 벼르고 있는데
일을 하려고 날씨를 보는데 비가 온다는 소식에 비그치면 추워진다는 소식이
우리의 마음을 조아리게 했지요
역시나 꽃이라고 생긴것은 모두 다 핀것 같은데 온들판과 산이 하얗게 벚꽃으로 수놓고 있는데
꿀이 펑펑 들어오고 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추운데 무리해서 2층 올리면 좋을것이 없지만 하루라도 늦으면 잘난 여왕님께서
몸 딱 줄이곤 너희들 알아서 분봉 나가라고 산란을 멈추니 그것이 문제거든요
참 하루도 편한 날 없는 양봉쟁이에 삶인것 같습니다
며칠은 천국이었다 며칠은 지옥을 경험하게 하는 요즘입니다
부지런히 2~3일 2층집 지어주고 벚꽃과 자생화 축제장 부스 당번 서야하는데 변덕쟁이 날씨란넘 때문에
일도 못하고 어제는 울서방님 혼자서 하라고 했지요
그렇게 나가는 내 뒤통수가 편치 않습니다
그런데 정읍 천변에서 하고있는 자생화축제장
벚꽃이 다 지고 날씨는 춥고 바람은 불어대니 구경나온 분들이 지난해보다 많이 적습니다
하루종일 바람은 불어대고 얼어 죽는줄 알았습니다
저녁 무렵 울 서방님한테서 온 문자
"벌통 뚜껑이 몇개가 날아갔는지 몰라~~"
"간장독도 날라가서 박살이 났어.계단이 난리여"
헐~~ 지난해 담근 간장이라 1년 묵으면 사먹는 진간장처럼 맛날텐데
아까워서 어쩌누~~ 벌통 뚜껑이 날아 다녔으면 울신랑 얼마나 열받았을까?
불어대는 바람때문에 혼자 내검하는것도 힘들었을텐데 벌통꾸껑에 항아리가 날아갔으니
저녁에 차에서 내리니 그곳까지 간장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헐~~
얼마나 힘들고 바빴는지 계단에 간장이 시커멓게 물들어있습니다
베란다에 계단에 꺼먼 자국들
주인의 맘도 모르는 몽이란 녀석은 달려나와 꼬랑지 흔들며 난리도 아닙니다
물 청소해도 쉽게 냄새가 사라지지 않을것 같은데 걱정입니다
꽃샘추위~~너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한해쯤 안와도 될텐데
누가 반긴다고 한해도 안쉬고 이렇게 사람 속을 뒤집어 놓는거니
몹쓸넘의 봄바람 지집애때문에 꽃도 다 떨어지고 우리집 간장도 떨어지고
심장도 떨어져 나갈뻔한 하루였습니다
댓글목록
임인택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날씨가 우리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고 있네요
예민정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제가 아끼는 항아리였는데....
간장은 새로 담으면 되잖아요...^^
서병섭님의 댓글
꺼꾸로 말씀하시네요.
간장 담기가 얼마나 힘든데요.
항아리는 새로 사면 되잖아요.
ㅋㅋㅋ
운영자님의 댓글
근데 항아리는 여느항아리와 다른 항아리라서 살수도 없거든요.
깨진 조각이라도 올려봐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