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신랑 흉이나 보렵니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8-04-17 18:47:23
- 조회수
- 1,262
정신없는 하루
마음도 몸도 고달품이 시작되었습니다
준비되지 않으면 몸이 고생을 하게 마련이지요
왕을 모두 꿀따기 전에 교체하려고 이충을 하고 며칠전 왕 나오는 날이 되었습니다
예전엔 분봉 작업을 해서 왕을 넣어주었는데 지난해 다른 양봉농가에가서 보고 온것이 있기에
울서방님 지난 가을에 작은 교미상을 만들더니 그것이 완성이 안되었나 봅니다
일손은 부족하고 왕 출방 날은 되었고
결국 내가 제일 싫어하는것을 울신랑 올해도 서슴없이 합니다
왕 나올 왕대랑 왕을 넣어줄 작은통에 왕대를 잘라서 왕완에다 하나씩 넣어주면서
나보고 안 도와준다고 소리를 지릅니다
방 치우고 있는데 갑자기 들어와서 소리를 지르면 어떻하자는것인지
그렇게 왕완에 보관하곤 온도를 맞춰줘야 한다며 스티로픔 박스를 들여오고
그릇이라고 생긴것은 다 가져가고
휴~~ 울신랑은 무슨일을 하면 왜 저렇게 많은것이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다음날 교미상에 금방 나올 일벌집을 잘라서 넣어주곤 벌을 털어 넣는데 벌들이 가만 있겠냐구요
벌들은 사납게 달려들며 쏘아대고 추운 날씨때문에 밤에 아랫층에 가져다 놓고
남은 왕이 굶어죽지 않도록 일벌들을 넣어주었습니다
벌을 잡아다 핀셋으로 잡아서 몇마리씩 넣어주는데 그 과정에서 벌들이 형광등으로 날아 오릅니다
어느사이 방안에 벌들이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아고고~~이럴땐 정말 미칩니다
다음날 새벽 내려갔다 올라온 울집 남자 하는소리
아랫층에 난리도 아니네. 벌은 소동이 나서 많이 죽고 어디로 나왔는지 나와서 난리가 났다네요
어제 택배를 보내러 내려갔다가 기절하는줄 알았습니다
택배 작업다이를 치우곤 문 열고 벌들을 내보내고 죽은것들을 쓸어내는데 울남편 교미상 만들어
들어옵니다
빨리 와서 도와주라며 또 소리를 지릅니다
저렇게 소리 지르면 목이 안아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창문에 매달려있는 벌들 쓸어서 벌통앞에 부어줍니다
"당신 벌쟁이 그만 해야겠다"
"어떻게 벌 아빠가 돼서 그벌을 보고 그냥 둘수가 있어"
속으론 한대 때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더한 소리도 하고 싶은데 그소리 다하고 나면
저 자존심에 가만 있지 않을것같아 최대한 참으며 한소리 했더니 역시나 입니다
그런소리 자꾸하면 짜증이 난다나요
미리 준비 못하고 처음 시도해보는것이라 그러니 이해하라는것이지요
그걸 모르는것은 아니지만 여자는 남편이 존경스러울때가 자기가 하는 일을 멋지게 해낼때입니다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것도 아니고 얼굴이 잘생긴것도 아닙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잘 해낼때 그때만큼 멋지게 근사하게 보일때가 없습니다
물론 내가 해결하기 힘든것을 해결해줄때도 멋있구요
그런데 저렇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일때는 ~~
화가나서 한마디 더 했습니다
내년부턴 산에 나무 심으러 간다고하면 이혼할줄 알아~~
며칠전 농담삼아 코 수술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했더니
죽고 싶으면 하라는둥 자기랑 그만 살고 싶으면 하라는둥 협박을 합니다
이나이에 그런 협박이 무섭나요.내가 하고 싶으면 하는거지
다만 내가 무서워서 못하고 있을뿐인걸
그래서 저도 협박을 한것이지요
벌쟁이가 나무 심는것도 중요하지만 벌 키우는데 지장없이 미리 미리 준비해두는것이
내가 보기엔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댓글목록
예민정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4월만큼 정신 없는 달이 없어요
그러다보면 한번씩 투닥거리는 소리도 났었는데 이젠 나이가 먹어 그런지 투닥거릴 힘도 없네요. ㅎㅎ 저런 날은 서로가 힘들었다는 증거 이기도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