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장사 맞나?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8-06-19 09:19:57
- 조회수
- 1,284
이동 양봉인들은 한번의 선택이 그해 수입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누구에게나 선택이란것이 쉬운것은 아니지만 이동 양봉은 해마다 꿀 나오는 시기가 되면
그 선택이란것을 매번 해야하는것이지요
요즘 심심치않게 꿀 얼마나 채밀했냐는 고객들의 물음을 듣게 됩니다
꿀을 채밀할때마다 대부분 후기를 올려드렸는데 올해는 마음의 여유도 없어 올려드리지 못해서
그런것 같습니다
지난해 울서방님 그러더군요
"정우엄마 아카시아꿀하고 옻나무꿀 아끼소"
다른곳에서 판매하게 주라는 소리를 듣고 하는 소리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년엔 이렇게 좋은 아카시아꿀 나오기 힘들것 같아"
지난해에 최근 몇년에 볼수 없었던 아주 좋은 아카시아꿀인것 인정하지만 해마다 나오는 꿀이
아무리 안 나와도 충분할텐데? 왜 저럴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몇분의 단골 고객님들도 꿀맛을 아시기에 미리 올해 먹을것 구매한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이른봄 다른해보다 벚꽃꿀이며 산딸기 꿀이 다른해보다 훨씬 잘 들어왔습니다
지금처럼만 쭈욱 잘 들어오면 올해 룰루랄라 노래를 부를줄 알았었는데 갑자기 이상 기온에
엉망진창이 된것이지요
그리곤 울 서방님 말이 딱 맞아 떨어진것이지요
아카시아꿀 한번 채밀했는데 아카시아꿀맛이 고유의 아카시아 꿀맛이 아닙니다
꿀이 안들어올때는 벌들도 꿀 나오는 모든꽃에 꿀을 가져오기에 다른 맛이 섞이긴하지만
그래도 누가 맛을 봐도 아카시아 꿀 맛이어야 하는데 아카시아맛에 새콤한 깔끔한 맛이 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불루베리류의 꿀이 들어간것 같습니다
불루베리 농사를 짓는 이모한테 물어봅니다
불루베리 꽃이 새콤하냐고.....잎을 나물로 해먹으려고 한번 삶았더니 얼마나 신지 못 먹을정도라고
음~~산에있는 정금나무가 새콤하다고 울서방님 노래를 부르더니 역시나 그 종류의 꿀이 들어온듯 합니다
아카시아꿀은 기본적으로 양이 많아야하는데 우리 양봉인뿐 아니라 조합에서도 난리가 났습니다
꿀좀 주라고 사정하지만 양봉인들 본인들 판매할 꿀도 안되는데 수매할것이 어디 있나요
그렇다보니 수매 가격을 소매 가격만큼 준다고해도 없으니 비상이 걸린것이지요
카페에 맑은 아카시아 구매한다고 글 올라오니 모든 답글은 똑 같습니다
"올해 아카시아 맑은꿀 없습니다. "
조합만 비상이냐구요? 우리도 비상입니다
해마다 아카시아꿀 3말씩 가져가시는 단골손님한테는 한시간 내내 사정사정해서 1말만 드리고
6말 주라는 분한테는 2말로 그것도 아카시아와 옻나무꿀 반반씩
꿀장사가 오히려 조금만 가져가라고 사정을 해야하니 이게 어떻게 된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카시아꿀은 그렇다치고 때죽이나 옻나무꿀은 그래도 좀 나오겠지 ! 했지요
하지만 때죽꿀도 물 건너 갔습니다
지난해 판매하고 조금 남았던것이 전부이지요
옻나무꿀은 지난해 풍년이어서 울 서방님 말대로 퍼돌리지않고 보유하고 있었던것이
이것이 완전 효자노릇할것 같습니다
이렇게 흉년중 대 흉년인데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어디서 3만원에 아카시아꿀 사왔다
어디선 30병을 어느 할아버지가 자기 먹을라고 벌키워서 나온 아카시아꿀인데 4만원에 판매했는데
앉은 자리에서 5분도 안되어 거덜났다는등 많은 이야기가 들립니다
그소리를 하는 지인한테 본의아니게 한마디 했습니다
지금 수매 가격도 그보다 높은데 그사람이 진짜 좋은꿀이면 그렇게 팔았겠냐고
그리고 올해 그렇게 팔수있는 꿀이 어디 있냐고 나도 사보자고~~
예전 같으면 그러려니 했을텐데 답답한 마음에 한소리 하고 말았네요
몇년 조합에서 꿀 수매를 잘해주어 너도나도 양봉하는 사람이 늘고 또 기존 양봉인들도
사람쓰고 몇백통씩 늘린 사람들은 제대로 골병든 한해가 될것 같습니다
2봉장에서 감로꿀 뜨고 집으로 들어올때 둘이서 하루종일 집으로 가는것이 나을지
그냥 있는게 더 좋을지 고민고민하다 들어왔는데 다음 날부터 울서방님의 똑같은 목소리를
들어야했습니다
"2봉장으로 다시 갈까? 생각보다 조금 들어오네"
그리곤 화물 차 전화하고 오후가 되면 벌들이 일하는척 하니 이럴때 사람 죽을맛입니다
그러길 며칠 울 서방님도 갈팡질팡 어쩔줄 모르겠는지 여기저기 전화를 해보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긴 힘든 상황입니다
밤꿀때는 장마철이라 후덥지근하고 더워서 미칠지경인데 올해는 늘 선들바람 불어주니
밤꿀이 우리가 생각했던것처럼 펑펑은 물건너 간것이지요
그래도 로얄제리 이충할때보면 소비에서 밤꿀이 줄줄 흐르긴 하는데
"정우엄마 당신 같으면 어떻할것 같어?"
" 나 같으면 무조건 다시 가지"
고생 그만하면 좋겠지만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고생도 할때는 해야하는것이지요
결국 화물차 불러 토욜 저녁 다시 2봉장으로 이동했습니다
화물차 기사분들도 덩달아 바쁘답니다
밤꿀이 생각처럼 잘 안들어오니 양봉인들 조금이라도 더 따려고 다른곳으로 이동을 하니 그럴수밖에요
당분간 2봉장으로 줄기차게 달려 가야하니 고생길은 또 열린것 같습니다
고생을 고생이라 생각하지말고 산새소리 아름다운 풍경보며 즐겁게 지내렵니다
우리의 편한 마음이 우리의 상품에 겯들여져서 그것을 드시는 분들의 마음과 가정에도
평화가 같이 올수 있도록
댓글목록
예민정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꿀좀 떴니? 꿀이 흉년이라 꿀 얼마나 떴냐고 전화도 못하겠다며 언니랑 오빠도 엄마한테
묻더랍니다. 이런 상황이되니 우리뿐 아니라 주위에 있는 분들가지도 염려를 끼치는것같아
죄송한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다른꿀대신 감로꿀을 풍성하게 주셨으니 그것으로 감사해야지요
이렇게 힘들때 울서방님한테 잔소리하면 죽으니 그냥 안그런척 아무렇지도 않은척 합니다
울 서방님도 마눌이랑 비슷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