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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새 > 자유게시판

텃새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18-08-05 09:09:19
조회수
1,471

무더운 여름 에어컨에 의지해 잠을 자지만 아무리 시원해도 자연바람저럼 깊은 잠을 자긴 어렵네요

밤에 설치고 새벽에 잠좀 자려니 방해하는것들이 있습니다

지난해 계단밑에 딱새가 와서 집짓고 새끼까지 키워서 나간 이야기를 쓴 기억이 있는데

한달전쯤 울신랑 지난해 왔던 딱새가 다시 계단아래 집짓고 알을 낳은 이야기를 해준적이 있습니다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 로얄제리 틀 가질러 가는데 계단 아래서 작은새 한마리가 휙 날아가는게 보입니다

로얄제리 틀을 꺼내냐고 정신없는 서방님한테

"딱새 집이 어디있어? 안보이는데"

계단 아래 연장통 여기 저기를 살펴봐도 안보이기에 물어본거이지요

20180718_135241.jpg

세상에나~맨윗쪽에다 지었는데 울신랑 새들이 안심할수있도록 앞쪽에 작은것으로 막아주었습니다

"그런데 어미새가 날아갔나. 요즘 안보이던데"

지금 날아갔는데~~ 했더니 다행이라고

딱새 생긴것도 별로 안이쁜 녀석들이 아주 민감한녀석들입니다

예전에 옆집 처마밑에 집을 짓고 새끼들이 오글오글 거리기에 가서 새끼들을 봤더니

다음날 날지도 못하는 새끼들은 바닥에서 허둥대고 어미새도 날아가고

이번에도 울서방님이 새끼가 잘 있는지 한번 봤는데 어미새가 잘 안보이니 걱정이 된 모양입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새벽마다 새들이 창문 쪽에서 너무 시끄럽게 하기에 모든것을 다 알고있는

울 서방님한테 또 묻습니다

"딱새 아직 안 날아갔나? 새벽마다 시끄러워서 잠을 못자겠네"

"진작 날아갔는데 딱새가 맞아"  울음 소리가 어떤데...

딱새는 따악 따악 운다나. 그래서 이름이 딱새인것 같다고

그렇게 울지 않는데 ..여러마리가 넘 시끄럽게 울던데 했더니 그럼 참새나 박새인것 같다고

어제아침 또 잠을 설쳤다고 이야기하자 그럼 박새네

아침에 밖에 나갔더니 박새들이 울더만

등나무 밑에 새씨들 까고 엄청 많이 산답니다

문열고 나가면 등나무밑에서 수십마리가 뛰듯 날아다니는데 그 모습이 꼭 공 튕기는 모습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쫑쫑 그런 모습입니다

박새의 울음소리를 내며 맞냐고?

딱새와 박새 그리고 참새는 텃새들이라며 그래서 그런지 집 가까운곳에서 산다네요

딱새도 그래서  집 근처를 좋아하고 지난해 왔던 그자리에 다시 와서 새끼를 난것 같다며

박새는 인조로 만들어준 집을 좋아하니 내년엔 그것을 만들어 달아 준다나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울 서방님

마눌이 하라는것만 빼곤 다른건 시키지 안해도 잘도 합니다

하도 가물어 나무들이 다 말라준다며 계속해서 돌아가면서 모든 나무들한테 아짐 저녁으로 물을 주는

남편 그런데 벌통 밑에 나무들한테 물을 틀어 놓았더니 딱새가 기다렸다가 얼른 내려와

날개짓을 하며  목욕을 하더랍니다

그러다가 울 남편이 가니 얼른 나무에 올라앉아  계속해서 몸에 묻은 물을 털어내며 목욕 흉내를

내더라며 그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이야기하는 얼굴에 그대로 나타 납니다

난 시간만 나면 방에 있으니 저런 재미있는 모습을 한번도 못 봅니다

시간만 나면 밖으로 나가서 벌통이며 미당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한밤중에도 밭이며 마당을

돌아보는 울 신랑만 재미있는 모습을 보고 행복해서 어쩔줄 모르는것이지요

가끔 울집 멍멍이녀석들이 죽은 참새를 물어다 놓습니다

아이들 어렸을때는 마당 잔디밭에 여기저기서 참새 새끼들을 볼수 있었습니다

참새는 마당 잔디밭에 새끼를 낳는것인지

그 이야기를 했더니 올해도  마당 구석구석 참새 새끼들이 많다며 알려줍니다

그러고 보니 시골 살면서 많은것을 본것 같습니다

거미줄에 참새 걸린것은 물론 매미가 몇마리씩 걸리기도하고

참새들 사랑 나누냐고 나무에서 뒹굴며 마당으로 굴러떨어지는 모습에

숫탉녀석 큰 지렁이 잡아서 다져놓고 암탉을 부르는 모습등

울 아이들도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랐는데 지금도 기억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어린 시절 엄마 아빠 직업때문에 방학이면 아무도 없는 천막 쳐놓고 그곳에서 한달여

생활을 하며 하루종일 물속에서 살았던 아이들인데도 딸아이한테 물어보니 어렴풋이 기억은

나는데 확실하게 기억나는것은 몇년전 대학교때 진안가서 밤에 메기낚시한것만

확실하게 기억이 난답니다

물속에서 낚시하고 다슬기 잡고 그런기억이 어렴풋이 난다니

몇년을 그렇게 살았는데도 학교 생활하면서 아름다운 추억이 머리 속에서 지워졌나 봅니다

하긴  내 인생을 뒤돌아봐도 머리속에서 부분 기억이 사라진것을 보고 깜짝 놀란적이 있습니다

텃새들이 때가되면 우리집으로 다시 돌아오듯 시골에 살았던 사람들도 어린시절

많은 추억때문에 고향을 그리워하고 돌아오는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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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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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희님의 댓글

문용희
작성일
참새는 우리 엣 시골집 처마에서 살았는데
딱새는 처음 보내요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텃새이야기 정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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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딱새...
흔한 새인데 아마 무심히 보셨을것입니다.
우린 요즘 이 딱새새끼때문에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뻔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