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새때문에 가슴 아파서~~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8-08-14 21:15:29
- 조회수
- 1,428
지난번 딱새에 대한 글을 올리고 밥 먹으면서 울신랑하고 지나간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요
예전에 때까치 생각이 나네
그녀석 우리 머리와 어깨에 늘 앉아있고 졸졸 딸아다녔는데..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그말을 하고 난 다음날 울서방님 딱새 한마리를 들고 들어왔습니다
자그마한 녀석이 방에 들어서자 재빠르게 날아 탁자 밑으로 들어갑니다
내 생각이긴 한데 아마도 울서방님이 이쁜 녀석들 궁금해서 처다봤을거고
딱새넘들 놀라서 다 집을 뛰처 나간것이 아닌가
그렇게 날아간 녀석이 텃밭에서 도망도 못가고 어미는 안보이니 그러다 죽을것 같아 집어온듯
요녀석 손가락으로 배를 살짝 밀면 손가락에 올라타곤 잠시후 싱크대 위로 날아 오릅니다
휴가차 왔던 아들도 이녀석이 이쁜지 찾아다니며 놀아주려고 합니다
울서방 이녀석 혹시라도 죽을까 로얄제리할때 나온 유충을 먹이려고 하고 물을 먹이고 난리입니다
거실을 휘집고 돌아다니다 싱크대 꼭대기로 올라가 잠을 잡니다
다음날 새벽 난리가 났습니다
작은 몸집에서 그렇게 큰소리가 날수가 있을까요? 내가 그동안 들었던 소리와는 다른 소리입니다
덕분에 새벽부터 일어나야 했습니다
(울아들 놀라서 눈 튀어나오겠네요)
밖에 잠깐 나갔다왔더니 세상에 접시는 두개나 나와있고 거실 바닥에 들깨며 현미등이 널부러져 있습니다
마눌만 빼고 모두한테 잘하는 울 서방님이 딱새녀석 죽을까 그리 해놓은것이지요
청소기를 집어들었더니 일부러 그렇게 준거라며 냅두라고
그런데 작은 녀석 먹는것도 별로 없는데 무슨 똥은 그리도 싸대는지
날아다니는것이 어제완 완전 다릅니다
싱크대에서 운동기구로 운동기구에서 티비로 제멋대로 날아 다닙니다
먹는것을 잘 안먹으니 울서방 핀셋에다 단호박 찐것을 매달아 먹여주니 잘 받아 먹습니다
음식을 만드냐고 수돗물을 틀었더니 물소리를 듣고 잽싸게 날아옵니다
통통튀어 싱크대 안으로 내려앉습니다
날개를 적시고 날아갔는데 울 신랑 웃는 소리가 납니다
날아가서 목욕하는 시늉을 하며 물을 털어내는듯 했나 봅니다
얼마후 다시 아들이 물을 틀었더니 또 날아가 아들손에 앉습니다
아들이 수도꼭지쪽으로 손을 내밀었더니 물을 받아 먹습니다
물만 틀면 자동으로 날아 옵니다
울서방 전주 갔다온다며 나갔는데 그뒤 바닥에 놓여있는 접시안에 들어가서 한시간 넘게 서서
먹이도 먹고 놀더군요
톡을 보냈는데 잠시후 울서방님한테 톡이 옵니다
헐~~이건 또 뭣이여
전주를 가기위해 건너마을 언덕을 넘어가는데 길가에 비틀거리며 있더랍니다
주위를 아무리봐도 에미는 없고 까치한테 공격을 당한건지 고양이녀석한테 공격을 당한건지
그냥 두면 죽을것 같아 차에싣고 가는 중이랍니다
울신랑 눈에는 왜 이런것들이 잘 보이나 모르겠습니다
톡방에서 새 사진을 본 울 막내 그럽니다
이런 아이도 주워다 주세요
사진 계시판 어디인가에 있을텐데 매미 교미하는것을 인찍어 오나 허물 벗는것을 안찍나
마당에 연못을 파고 붕어랑 키울때 잠자리가 옷을 벗는 모습을 한시간을 엎드려서 보던일등
옛날 때까치 녀석이 생각 나기도하고 딱새녀석 혹시 심심하지 않을것같아 데려오라했습니다
저녁무렵 이녀석 집에 입성했습니다
딱새보다 2배는 덩치가 큽니다
그런데 이녀석 덩치도 크지만 소리도 큽니다
이녀석을 본 딱새는 싱크대위로 숨었고 잠시후 이녀석도 딱새를 따라 싱크대위로 올라갑니다
딱새는 이녀석을 피해서 거리를 유지하며 피하고 이녀석은 계속해서 따라 다니더군요
그러다 두녀석이 싱크대위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두녀석 다 심심하지않겠다 싶었습니다
정우아빠 그런데 두넘이 똥을 넘 많이싸서 안되겠네.
새장을 사다 가두었다 한번씩 꺼내놓아야할것 같오
다음날 눈도 뜨기전에 울신랑 목소리가 들립니다
덩치가 크니 싸기도 많이 싸놓았네
다용도실 문주방엥 배설물이~~
아침밥을 해서 줬더니 왜 밥을 안먹냐고 묻습니다
나 비위 상해서 못 먹겠어. 빨리 새장 사다 넣던지 해~~
그런데 딱새가 이상합니다
아침까지 멀쩡하게 날아 내려왔는데 잠시후 비실비실 거립니다
울서방님 그런 딱새를 보며 이상하다고 왜 비실거리냐고 먹이를 줘보지만 먹지를 않습니다
허허~~아무래도 죽을거 같네. 금방 쓰러지네...
잠시후 이녀석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이상하네. 멀쩡했는데 왜 갑자기 죽은거야?"
"그러게. 이상하네"
이상하다며 자꾸 딱새 몸을 뒤져보는 남편 행동이 이상하다 했습니다
그러더니 큰녀석을 잡더니 어제 그자리에 가져다 놓고 온다고 합니다
갔다 놓으면 어미가 찾으러 오겠지~~ 하며
그렇게 두녀석이 다 사라졌습니다
집에온 울신랑 딱새가 왜 죽은지 알거 같다며 혹시라도 납작한 파리 같은것이 있으면 잡으라고
나중에 온 녀석 몸에서 딱새한테 옮아 피를 빨아 시달린 모양입니다
작은 녀석인데다 아기라서 못견뎠나 봅니다
큰 녀석은 야생이라서 괜찮았던 모양이고
딱새 녀석 며칠 재롱떠는 맛이 괜찮았는데 왠지 허전합니다
울신랑도 그런지 딱새 한마리 더 잡아와야겠다고
딱새가 어디 또 있냐고 물었더니
"아니, 내년에 " 합니다
귀염둥이가 없어지니 서운하다고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아풉니다
울신랑 말을 안해서 그렇지 아마도 눈물 찔끔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내년에도 딱새가 계단밑에 둥지를 또 틀까요?
댓글목록
박성수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단 며칠이라도 많은 정이 드는것이 동물들과의 인연인가 봅니다.
아마도 너무 약한 존재라서 더욱 마음을 쏟아 애지중지한 탓인것같아요.
정읍은 어젯밤 드디어 20도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막팜 무더위 잘 이겨내시고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