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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의 일탈(메기낚시) > 자유게시판

여름밤의 일탈(메기낚시)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18-08-30 11:28:59
조회수
1,605

무더운 여름 저녁무렵 마을에 사는 이모부님 전화가 옵니다

예전에 메기 낚시했던 이야기를 알고 계신지라 아들이 왔는데 그곳을 알려달라고 합니다

말로 이야기해서는 못 찾아간다고 항공사진 뽑아준다는  남편

잠시후 이모부님 올라오셨습니다

그러지말고 찾아가기 힘드니 같이 갔다 오라고하니 오랫만에 바람좀 쏘일겸 드라이브겸 같이 가자고 합니다

그날 여러 이유로 피곤한 상태였지만 할수없이 그러자고 했습니다

준비해서 올라오신다고 이모부님 내려가셨는데 갑자기 급피곤이 몰려 옵니다

후회하기엔 이미 늦었지요

우리차와 이모네 차 두대가 결국 진안을 향해 출발

낚시를 하려면 낚시바늘과 지렁이가 있어야하는데 그냥 진안가서 구입하기로하고 갔지요

"정우아빠 이렇게 가뭄이 심한데 계곡에 물이 있으려나?"

"그걸 생각 못했네"

출발했으니 가보는 수밖에요.

진안도착해서 지렁이를 구입하려하니 날씨가 너무더워 지렁이가 다 쳐지기때문에 아예 없다는겁니다

이럴때 뇌란넘이 할일이 생긴것이지요

이동 다닐때 냇가에  고등어 손질을 하려고 놓아두었더니 메기란 녀석들이 와서는 툭툭 물었던

기억을 되살려 울신랑 고등어를 하자고 합니다

더위때문인지 휴일때문인지 시골의 시장에 생선집은 문이 닫여있습니다

요즘은 마트에 생선이 있으니 가보라고했더니 울신랑 냉동 고등어 한마리 사들고 나옵니다

힘들게 진안 골짝기로 들어섰습니다

20180812_185854.jpg

와~~해가 지는 모습이 호수를 끼고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어차피 메기란넘은 야행성이라 밤에 낚시를 하기에 사진도 몇컷 담으며 들어가 봅니다

우리가 벌 가지고 왔을때보다 길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역시나 예상대로 물이 적습니다

계곡에 놀러온 사람들이 많아야하는데 텐트 두개 달랑 보입니다

대충 자리를 잡고 좀 깊은곳을 내려다보니 고기들이 보입니다

이정도 물에도 메기가 있으려나 걱정이 됩니다

낚시대로 쓸 막대기 장만하고 낚시바늘를 끼워 봅니다

간단하게 먹을 만두와 찐빵으로 먼저 배들을 채웁니다

그렇게 시작한 메기낚시 입질이 있어야하는데 조용합니다

울신랑은 틀린것 같다고 도리질을 하고 그러지말고 다리 아래쪽은 좀 더 깊고

예전에도 그곳에서 많이 잡았으니 내려가 보기로 했습니다

차를 돌려 좀 아랫쪽으로 자리를 잡고 머리에 쓰고 간 렌턴을 비춰본 울 서방님

메가가 많다고 소리 지릅니다

20180812_213835.jpg

너도나도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것을 싫어하는 울 서방님은 다 집어던지고 좀더 아래로 내려갑니다

나도 신발을 벗어버리고 맨발로 내려갔습니다

돌맹이를 들추니 두마리의 메기란 녀석이 줄행랑을 칩니다

예전처럼 큰 녀석들은 안보이고 좀더 작은 아이들만 보입니다

그때부터 우리 부부는 맨손으로 메기잡기에 돌입했습니다

물이 없는쪽으로 둘이 몰아서 잡는것이지요

메기란녀석 잘도 도망을 칩니다

손으로 잡으려해도 미끄러워서 잡았다가 놓치고

실수도 한두번이지 그렇게 두마리를 손으로 잡았습니다

냇가엔 작은 다슬기가 많이 보입니다

큰것들은 잡아가고 작은것만 남은것을 알수 있을정도로

바위위에 앉아 살랑거리는 바람이 얼마나 고실고실하니 좋던지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와~~별이 엄청 크다

우리 집에서 보는 별과 임실에서 보는 별이 다르고 또 진안에서 보는 별의 크기와 거리감이 다릅니다

금방이라도 우리 품으로 떨어질것만 같습니다

울신랑은 더워 몸살을 떨었는데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엄청 좋은가 봅니다

살것 같다며 이렇게 고실거리냐며  메기 낚시는 뒷전이고 몸을 바람한테 맡기는듯 합니다

이모보는 물었다고 좋아라하다 놓쳤다고 아쉬워하고

잠시후 같이간 손녀딸 잡았다며 막대기를 들어 올립니다

얼른 렌턴을 비춰보니 메기란 녀석이 달려 있습니다

잠시후 또 잡았다고 소리 지르며 아~~하 이런 기분이구나 합니다

ㅎㅎ 손맛을 본것이지요

옛말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왕 초보가 제일 많이 잡습니다

사촌 동생은 멋진 낚시대로 몇마리 잡아 올리고...

한마리 들어 올리다 달아난 녀석을보며 얼마나 안타까워 했는지...

입질이 뜸해지기에 집으로 철수를 했습니다

출발전에 피곤했던 마음이 잠시 메기 낚시와 반짝이는 별을 보며 시원하 냇가에 발 담그고

제대로 힐링을 하고 왔습니다

울딸 몇년전에 메가 낚시갔던 기억을 못 잊어 가고 싶어했는데 ...같이 못간 딸아이때문에

가슴엔 아쉬움이 남습니다

비가 많이 내렸으니 딸아이 데리고 한번 다녀와야할까 봅니다

가끔은 이런 일탈이 생활에 활력소가 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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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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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희님의 댓글

문용희
작성일
그맛에 한번 빠지면
남편 밥 안해주는데
같이 가셔서 다행이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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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ㅋㅋ~
돌메기 낚시는 저보다 마눌이 더 좋아하는게 그런 까닭일까요?
요즘엔 비가 많이 내렸으니 돌메기 아니라 커다란 물메기?도 많을것같습니다.
홀가분하게 일상을 벗어나 메기낚시나 한번 더 갈까...
날씨가 시원해지니 세상의 모든 가능성이 열리는듯해서 살맛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