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놈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8-09-27 12:14:40
- 조회수
- 1,716
연휴도 지나고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간 이시간
파란 하늘의 구름한점 없는 모습이 너무나 좋습니다
아침 저녁 보이지않는 작은 벌레들의 울음소리가 가을의 깊이를 말해주는것 같습니다
마당에는 대추가 붉게 물들기 시작하고 떫은 감도 단맛을 내기위해 조금이라도 햇살을 더 쬐려는듯
보입니다
감도 대추도 주렁주렁 열렸는데 욕심을 낸 감나무 한가지가 그만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
사람이던 식물이던 본인들이 감당할수있는 만큼만 욕심을 내야하는것을...
가을이라 왕을 모두 신왕으로 교체하려고 이충을 하고 교미상에 옮기는 작업을 했습니다
파란 하늘 살랑거리는 코스모스를 보면 룰루랄라 나들이나 갔음 딱 좋은 날인데
윙윙거리는 벌들과 달갑지않은 씨름이지요.
여왕이 남는다고 벌통 청소를 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팔이 아프던 다리가 아프던 다 때가 있는것이라 두말도 않고 나가서 벌통 청소를 합니다
한참을 하고 있다 벌통이 있는 아랫줄에 가보니 세상에나 말벌들이 단체로 달려들어
우리 꿀벌들을 한무데기 죽여 놓았습니다
급한 마음에 울집 대장을 불러 봅니다
"정우아빠 빨리빨리 대추벌이 열댓마리가 우리벌 다 죽여"
세상 급할거 없는 울신랑 매미채 챙겨서 옵니다
한넘 한넘 잡아서 다리와 몸에 약을 묻여 날려 보냅니다
두세마리가 날아와 앉으니 급한 마음에 두마리 날아왔어. 또한마리 갑자기 수다쟁이가 되어
말벌의 숫자를 세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잡아대니 이젠 드문드문 옵니다
울집 대장은 자기 할일 하러 가면서 이제 오면 그냥 밟아 죽이랍니다
조금 있으니 두마리가 다시 날아옵니다
울서방 흉내를 내기 시작합니다
매미채를 들고 한마리를 잡았는데 글세 나머지 한마리가 나를 향해 날아옵니다
이녀석 공격성이 대단합니다
무서워 매미채 놓고 줄행랑을 쳤습니다
"정우아빠 말벌 두마리가 와서 한마리 잡았는데 한마리가 날 공격하려고 해"
"그거 아무나 하는것 아녀"
그것도 무슨 기술이 있담
다시 몇마리가 오고 울대장 한마디 합니다
"절대로 다른 녀석이 눈치 채지 못하게 잡아야 되는거야."
아~~그래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잡았었구나.
그러곤 어쩌다 한마리씩 오고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윗쪽에서 일을 하는데 또 나쁜 말벌들의 공격하는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정우아빠 저기 벌 많이 죽였네"
다시금 매미채를 들고 잡아댑니다
가을만 되면 이넘의 대추벌들때문에 집 비우기도 힘듭니다
매일 지킬때는 안오다가도 잠시만 비우면 어떻게 알고 그리도 오는지
벌중에서 제일 큰것을 보통 말벌이라고 하는데 이곳에선 대추벌이라고 부릅니다
머리가 대추처럼 붉어서 그렇게 부르나 봅니다
(익어가는 꾸지뽕열매)
이녀석들이 지나가면 헬리콥터 소리가 납니다
여러마리 있을때는 겁없이 자기들보다 한없이 큰 사람한테 덤비는것을 보면 무식한 무법자처럼 보입니다
요녀석들만 없으면 가을을 맘것 즐길수 있을텐데...
툭툭 집앞에 상수나무에선 반들반들한 상수리가 하나씩 떨어지고
그옆에선 코스모스가 살랑거리며 유혹하는
모두가 행복할것만 같은 가을입니다
(때도 모르고 피어난 꽃)
댓글목록
예민정님의 댓글
아침부터 힐링하고 가는 기분입니다. ㅎㅎ
벌집아씨님의 댓글
이 아름다운 가을에 평화를 빼앗아가는 녀석들이지요
Itlim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대추벌이 들어가기전에 방어하느라고 일벌들이 몰려나와서 공격하다가 당하는것이지요.
수백마리가 한꺼번에 달려들어 둘러싸고 물어뜯으면 겨우 말벌 한마리를 죽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수백,수천마리가 물려죽습니다.
이놈의 말벌은 너무 커서 꿀벌은 그저 한입거리밖에 안되는군요.
한꺼번에 10여마리가 몰려와서 벌통입구에 앉아 살상을 즐기는것을 보면 화가 머리끝까지 납니다.
먹는것이 목적이 아니고 살상이 목적이라니...
이놈들을 잡아서 다리,더듬이,주둥이도 좀 잘라내고 살충제를 묻혀 날려보내면 좀 뜸합니다만 불과 며칠이면 다시 또 옵니다.
가을의 양봉가들은 말벌뿐만 아니고 몇년전 외국에서 들어온 검은등말벌때문에 더욱 괴롭답니다.
문용희님의 댓글
입구에 도착한 꿀벌한마리를 낚아채 물고 그대로 하늘로 날아올라가 멀리 한바퀴 돌는동안 꿀을 다 빨아먹고 벌을 버리고 그대로 아까 그 벌통으로 날아가서 또한 마리 잡아채 날아오르고 먹고 버리고 또 다시 이렇게 하는걸 봤었는데요 벌들은 자기 동료가 잡혀가도 전혀 눈치를 못채더라구요. 파리채로 힘것 탁 한방에 잡아야지 약하게 치면 땅에 떨어젔다가 다시 날아 오릅니다. 잡아서 벌통 착륙판 앞에 던저놓으니 봉이들이 집단 공격하는데 주먹만 한 크기로 뭉치더라구요
운영자님의 댓글
요즘은 외국에서 들어온 등검은말벌이 훨씬 숫자가 많고 하는짓이 쓰신 그대로입니다.
말벌은 문앞에 앉아서 닥치는대로 물어죽이니 또한 공포스럽구요.
올해는 페트병에 구멍을 안으로 뚫고 유인제를 넣어 포획하는 방법으로 작년보다 피해를 많이 줄였습니다.
덤으로 해충들의 나방이 엄청 들어와 농작물의 피해도 좀 덜어진것같고 근래 몇년동안 벌레때문에 남아나지않던 대추가 올해는 우리입으로 들어오고도 남을만큼 성했습니다.
이번 태풍은 바람보다 비가 많이 내리니 주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