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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통화한 고객 > 자유게시판

오늘 통화한 고객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19-06-10 19:55:19
조회수
1,692

하루도 짧지만 밤은 왜 더 짧을까요?

두집 살림하려니 이쪽집에 가도 마음에 안들고 저집에 가도 마음에 안듭니다

청소좀 해놓고 1년에 한번 오는 아들 보내놓고 꿀 포장좀하니 벌써 9시가 다되어 갑니다

가기 싫어 몸을 이리저리 꼬아 봅니다

"안가면안되겠지?"

"안가면 안되지!"

물으나 마나 한소리를 해봅니다

그렇게 오밤중 2봉장으로 가서 잠을 잡니다

눈을 감았다 뜬것 같은데 새벽이 되었습니다

쿨쿨 자고있는 남편을 깨워 봅니다

들은척도 안하고있는 남편이 안스러워 잠시 기다려 보니다

"정우아빠 5시가 넘었어. 얼른 일어나"

그렇게 남편 깨워서 내보내놓고 다시 눈을 감아봅니다

아~ 그냥 더 자고 싶다.

이러며 안되지 싶어 얼른 일어나 국 끓일것 준비하고 밖을 내다봅니다

어둠이 채 가시기전 밖에선 벌통 여닫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정도 꺼내 놓았으면 나가도 되겠네.

얼른 나가니 이슬비가 옵니다

꺼내놓은 제리틀을 모아서 들고 들어옵니다

불을 켜놓고 유충을 꺼내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한참 일을 하고있는데 전화가 울립니다

"때죽꿀 나왔어요?"

"때죽꿀 진작 나왔는데요"

"오늘에서야 홈페이지 들어가보고 나온줄 알았어요"

"비농축 때죽꿀이면 냉장고에 넣어두어야 하나요?"

"꿀은 냉장고에 넣어두시면 안되는데요"

"우리집은 꿀을 늘 냉장고에 넣어두어요. 꿀이 묽어서 안그럼 변할것 같아서요"

정상적인 꿀이라면 상온에서 아무리 두어도 변질이 안되는데요?

무슨 소리인지 궁금해 물어봅니다.

전화를 하신분의 시댁쪽에서 벌을 키우고 있는데 해마다 어찌나 묽은 꿀을 주는지 물같아서

불안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는다면서 왜 그렇게 따는지 모르겠단 말씀이시다

지난해 우리꿀맛을본 남편이 우리집 꿀을 구입하라고 한다며~~

그것은 꿀의 양을 위주로 따는 사람과 질을 위주로 따는 사람의 차이이다

남들이야 어떻게하던 우리는 우리 마음에 먼저 들어야 직성이 풀리니 어쩔수없다

처음엔 다른 봉우들의 꿀과 양 치아가 나서 속상한적도 있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이 있고

저마다 살아가는 방법이 다르듯 꿀따는 방법도 다를뿐이다.

오늘 아카시아꿀을 가족들에게 선물한다며 남편 아는 동생 부부가 왔다

오디와 복분자를 하다가 택배 보내는것도 힘들고 혼자만 힘들어야하는데 가족들이 모두 힘들고

택배 보내는것이 넘 힘들어 때려쳤단다

생물이니 제시간에 보내야하고 좀 늦으면 문제가 생기니 힘들었나보다

그런것 생각하면 꿀은 오래되어도 변질되는것이 아니니 그것 하나는 좋다

택배 보내놓고 저녁해서 먹고 가야하는데 이렇게 컴을 붙들고 앉았다.

얼른 밥먹고 2봉장으로 가야겠습니다

두승사 자락에 밤꽃송이가 보이는것을 보니 집으로 들어올시간이 가까우 지네요

모두드 편한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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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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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정님의 댓글

예민정
작성일
ㅋㅋ 생각 같아선 두승산꿀 100그람씩을 구입하여 가게 식구들에게 죄다 맛을 보여주고 싶은 심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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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정님의 댓글

예민정
작성일
아~ 제가 저 위에 엄마에게 꿀 드린 이야기 말고 다른걸 질문하고 싶었는데 완전 삼천포로 슝 빠졌네요 ㅎㅎ
궁금해서 그러는데 꿀 한 드럼은 몇 병이나 나오는건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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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벌님의 댓글

석벌
작성일
흔히 보는 꿀한병 무게가 2.4Kg이더군요.
부피로 따지면 2리터쯤 되는 거 같습니다.
한드럼이 200리터이니 100병쯤 나오겠죠.

제가 궁금한 건 양봉인들이 꿀따고 나면 몇 개 땃다고 하던데 여기서 몇개는
어떤 걸 기준으로 말하는 것인가요. 설마 드럼은 아닐테고, 말통 기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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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민정님께서 재미있는 얘기를 많이 해주시는군요~
꿀을 잘 모르시는 어머님을 위해 그리고 우리집 꿀의 홍보와 소비자편의를 위한 소형용기가 필요함을 느끼게 합니다.
아카시아꿀과 옻,때죽, 고숙성,밤,감로등...
종류별로 포장하여 꿀을 비교하고픈 고객님들께 선보이면 좋을듯 한데...
그런데 가장 큰 문제, 넘어야 할 벽은 저 자신입니다.
저는 소형용기와 과대포장을 무지무지 싫어하거든요.

사실은 모든 공장에서는 쓰레기를 만든다는것.
포장재는 받자마자 쓰레기이고 물론 일부는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나머지도 그렇기는 하지만 결국은 모든 공장들에서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는것입니다.
어쨌건 민정님 주변분들의 벌꿀에 대한 인식을 넓혀드리기 위해 작은용기에 담은 꿀을 종류대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은 꼭 홍보를 위해서라기보다 민정님의 체면? 위신? 그동안 벌꿀에 관해서 주변분들에 대한 진실설파?의 증어용으로 사용하시도록~ㅎ

석벌님 꿀은 드럼단위로 몇개땄다고들 합니다.
벌꿀전용드럼이 있거든요.
예전에는 코팅된 무쇠드럼이었는데 최근에는 스텐드럼으로 바뀌는 추세이며 저는 몇년전부터 사용하고 있고 한드럼은 최대 220리터 까지 들어가니 1.8리터 들이 110병정도 입니다.

올해의 아카시아꿀은 풍년이어서 정읍에서도 60개를 넘어섰다는 봉우가 있으나 양을 기준으로 따는 꿀과 질을 위주로 따는 꿀의 차이는 많이 나지요.
양을 위주로 따면 질이 떨어지니 소매가 적고 질 위주로 따면 소매가 많고...
대개의 양봉가들이 규모화를 실현시켜 양 위주로 생산하여 조합이나 중간포장업자들에게 납품하지요.
이들은 구조적으로 저처럼 질위주로 생산하는 양봉가보다 직접 상대하는 고객이 적을수 밖에 없으므로 그 한계를 벗어나기가 어렵기도 하고 번거로워서 꺼리기도 합니다.
드럼단위로 꿀을 딴다고 수입이 엄청 많은것은 아니랍니다.
무밀기의 사료비와 화분떡, 기타 인건비등...
우리는 마눌과 둘이서 하지만 요즘은 저렴한 외국인력들을 많이 활용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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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만약 우리가 지금시점에서 질위주의 생산을 포기하고 양을 위주로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우리 고객님들의 75%정도는 잃게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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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정님의 댓글

예민정
작성일
솔직히 판매자가 아무리 질 좋은 걸 생산하니 믿으라고 해도 안 믿으면 그만이긴 한데요.
전 꿀벌집에서 올리는 진솔한 글들을 보고 이런 글들은 진심이 아니면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믿게 된거지요.
그래서 모든 쇼핑몰들에서 이렇게 판매자와 고객이 소통하는 공간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ㅎㅎ
자기 전 고숙성꿀 한 숟갈을 침으로 녹여 천천히 먹는데 갑자기 쿵!하고 뭐가 떨어지는 바람에 꺼끌꺼끌한 결정입자가 휙 목으로 넘어가 계속 켁켁대며 기침을 햇네요 ㅎㅎ
그래도 아침 컨디션이 좋은 걸 보니 음..이건 꿀때무 ㄴ일까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