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눈치보기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9-12-26 12:59:44
- 조회수
- 1,719
큰아들 직장 잠시 쉬고 싶다고 해서 한살이라도 조금더 생각하고 하고 싶은것 하라고 했습니다
사표내고 집에 온다는 아들은 고양이가 걱정인가 봅니다
전화해서 고양이 방에서 키우면 안되냐고 절대 안된다고 엄마는 고양이 털 못 본다고
오랜 세월 같이 살았던 녀석들이라 걱정이 되나 봅니다
고야이 물품이 택배로 날라오더니
울서방 그럽니다
"고양이라도 키워야지 무슨 재미로 살것어"
이해하라는 소리겠지요
물론 이해는 하지만 한마리만 키우던지 두마리씩 키우냐고 저 고생인지 모르겟습니다
며칠 어디 가려해도 고양이 맡길곳 찾고...
결국 고양이 짐이랑 엄청 큰 고양이 두마리를 들고 평소에 비싸다고 처다도 안보던 기차를 타고 왔습니다
웃으며 들어온 아들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벌어서 고양이 다 먹이냐고~
엄마 아빠한테 그렇게 해보라고~~
얼마나 무거운지 울서방 들어보더니 당신은 들지도 못하겠다며 너무 비만이라고~~
그날부터 우리집은 고양이가 대장이 되었습니다
고양이가 겁이 그리 많은 동물인지도 친해지기가 그리 어려운것인지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두넘이 주인 옆에서 우리는 처다도 안봅니다
우리가 처다 보기라도하면 얼른 도망가서 나오지도 않고 주인 옆에만 지키고 있습니다
에고 먹는것은 적은것 같은데 응아는 왜 그리 많이 하는지
거실엔 고양이 모래가 돌아다니고 보통 신경쓰이는게 아닙니다
밤이면 야옹대며 돌아다니고
그렇게 고양이 주인인 아들은 고양이를 우리한테 맡기고 여행을 갔습니다
"엄마 고양이 굶겨 죽이면 안되요" 하면서 ~~
하루종일 작은방에서 나오지도 볼일보러도 나오지 않던 녀석들이
후배가 고구마 준다고해서 나갔다 왔더니 그사이 밥 먹고 응아하고 인형처럼 자기자리에서 꼼짝도 안합니다
손을 갔다대면 무섭게 이를 드러내며 이상한 소리를 하고 그래도 이름 부르며 다가가면
얄밉게 고개를 싹 돌려버립니다
울서방님 밤에 와서 손을 내밀었더니 발로 탁탁 차더랍니다
그래서 결국 고양이랑 친해지는법을 검색했지요
고양이랑 친해지려면 시간이 걸려야하는것을 알았습니다
본척도 말고 아는척도 하지말고 가만 두면 본인들이 안정이되고 알아서 닦아온다네요
그날 저녁에 돌아온 남편한테도 아는적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특히 울서방님 눈치를 많이 보는 녀석들인지라~~
그렇게 이틀 밤만되면 조심조심 나와서 밥을 먹고 물마시고 발톱을 긁어대는데
얼마나 조용하게 다니는지 발소리도 안내고 다닙니다
앉아 있으면서도 긴장된 모습으로 우리를 주시합니다
우리가 고개라도 돌리면 째빨리 도망갑니다
우리가 잠을 자면 방마다 돌아다니며 오이란 녀석 울어댑니다
절대로 가까이 오지는 않습니다
어제 울서방 그럽니다
꿈인지 생시인지 생각이 안나는데 고양이가 와서 한참 비비고 갔다고
어젯밤은 조용조용 나와 할일 다하더니한마리는 얌전하게 오랫동안 안자있기에
손을 내미니 비벼딥니다
그리곤 처음으로 자기 몸을 만지게 내어 줍니다
한참 쓰다듬어 주고 있는데 울서방 일어나니 후다닥 도망갑니다
처음으로 어젯밤 울지않고 조용하게 넘어갔네요
에고~~ 살다살다 이 나이에 고야이랑 친해지고 싶어 눈치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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