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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 자유게시판

커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08-02-18 11:10:54
조회수
1,804

방학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로 봄방학에 들어간 막내

졸업 끝내고 매일 뒹굴방굴하고 있는 딸아이

"엄마 이번주엔 금요일에 집에갈수 있어요" 하며 좋아하는 정우

집에와도 컴퓨터 하려고 아빠하고 실갱이하고 동생하고 티격태격하면서

무엇이 그리 좋은지 모르겠다.

날씨는 매서워도 어디선가 봄이 살짝 비집고 들어오는 모양이다.

다른때엔 집에와도 해주는것 그냥 먹고가던 정우가 이번엔 요구사항이 많다.

"엄마 신김치좀 볶아주세요. 와^^족발도 먹고싶고, 보쌈도 먹고싶다"

우리집에서 족발이란것을 먹어본적이 없는데 학교에서 맛을본 모양이다

"엄마 오리고기 먹으러 가면 안돼요? "  이러는 큰아들에게

"너 누가보면 임신한줄 알겠다"

엄마하는 말에 아들녀석 씩 웃고 만다.

거실에 누워있으면 엄마팔 슬쩍 잡아댕겨 머리에 베고 눕는 정우

언제나 엄마 앞에누워  머리잡고 늘어지며 귀찮게하는 막내 영섭이.

얼마 있으면 광주로 간다며 준비할것이 많은데 언제 준비해줄거냐며 보채는 딸아이

그래도 아직까지는 엄마 아빠가 필요한 아이들이지만, 조금씩 조금씩 품안에서

멀어져가는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니 아이들 어린 시절들이

하나 둘 머리속을 헤집고 다닌다.

"집사님처럼 아이들 이뻐하는 사람이 어디있나. 매일 쭉쭉빨고 살았는데"

하시는 집사님 말을 떠올리며, 그랬었는데 정말 그리 이뻤는데 ...

아이들 보들보들한 얼굴을 어루만지며 웃고 못생긴 엄마아빠 손가락 닮은것을 보며

씁쓰레하고 어디하나 다치기라도하면 흉이라도 생길까 가슴 조이던 그때가 그래도

좋았었다.

이젠 아이들이 혹시라도 마음 다칠까? 엄마 아빠가 바라지 않는 힘든길로 걸어갈까?

걱정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엄마의  얼굴을 보고있던 정우녀석의 한마디.

"야. 주명아 엄마가 나 어릴때 내쫓고 문 걸어잠그고 안 열어주었다."

"웅 오빠 나도 생각나, 나도 두번인가 그런적 있어.  아빠는 더했어. 오빠가 뭐 잘못해서

도망가는데 아빠가 동네한바퀴 돌아 와서도 오빠를 때렸잖아. 오빠 무슨 잘못했는지 생

각나?"

"아니. 지금 내쫓으면 그냥 나갈텐데...."

그러면서  내 얼굴을 슬쩍 처다본다.

엄마 아빠는 지그들 이뻤던 시절만 생각하는데    지들은 엄마아빠한테

당한것만 생각하고 있네~ 나쁜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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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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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인님의 댓글

저유인
작성일
아씨, 부러워유~~ 달랑 딸아이 하나 있는 저도 있잖아유. 나도 힘 있을 때 생각을 달리 했어야 하는데.. 요즘 어려운 일 겪으면서 딸아이 혼자서 감당할 것 생각하니 가슴이 많이 아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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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에구 딱해라~
자유인님께 하나는 정말 너무 적네요~
그 많은 제자들과 벌침봉사 받으시는 분들의 은혜를 나중에 어찌 감당하실려고....

저는 최하 넷은 낳아야 한다고 생각했시유~
그런데 각시가 부실해서 포기할수밖에 없었다니까요
사교육 안시키고 대학 안보내면 그리 돈이 많이 드는 것은 아닌데 요즘 사람들이 너무 겁을 먹는것 같은데 옛부터 자기 먹을것은 타고난다고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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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덕분에 조용한 날이 없어요. 전 조용하게 사는것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지금 생각하면 울 신랑 말 안듣고 적게 난것이 천만다행입니다. 딸이 많은 집에서 자란탓에 아들만 다섯나서 앞뒤 거느리고 다니려고 했는데 ㅎㅎㅎ
 혼자이면 의논할사람이 없어 그것이 좀 힘들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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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수님의 댓글

이덕수
작성일
아씨님의 글을 읽으면 언제나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겨납니다.
아이들과 어울어지며 볶아대고 지지며 언제 그 시절이 자나갔는지 모르게 훌적 가버린 그 시절이 자꾸 그리워지는 시간입니다.

아이들이 다 커 제길 찾아 나가있으니
모든게 다 아름다운 추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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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아빠가 골통인것이 탄로났시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