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딸 다 보내고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8-03-03 00:12:16
- 조회수
- 1,851
3일 집에서 학교에 다니던 정우 토요일 오후에 기숙사에 다시 들어간다며
이젠 한달에 한번밖에 못 나온다며 "맛있는것 안 사줘요?" 한다.
덩달아 딸아이도 "엄마 나도 일요일에 가면 한달후에나 오는데 고기좀 사주지"
두아이 들어가기전에 맛있는것 사줘야지 했는데 찾아놓은 돈이 다른곳에 급하게
쓰여지고 2년동안 참석못한 동창모임에 가냐고 아들 들어 가는것도 못 봤다.
오늘 딸아이 짐챙겨 갔다주고 짐정리 하는것 도와주고 있으니
새로운 친구 사귀어 오랜 친구처럼 지내는것을 보면서 한숨 돌리고
사감 선생님한테 부탁드리고 돌아서 오는데 오늘따라 황사가 어찌나 심한지 앞이 안
보일 정도다.
아들이야 가까운곳에 있으니 일 있으면 가서 보면되니 별로 섭섭한지도 모르겠더니
딸아이 두고 오는길은 가슴이 휑한것이 요상하다.
광주로 가면서 딸아이한테 "주명아 엄마는 괜찮은데 아빠가 저녁에 울면 어떻하니?"
"아빠가 왜 울어요"
"딸아이 떼어놓고 슬퍼서 울지"
옆에서 듣고있던 신랑 우는 흉내를 낸다.
늘 누나랑 티격태격하던 막내가 있는데도 혼자 있으니 조용하다.
막내녀석 방에 들어가니 덜렁 우리 둘
"정우아빠 큰일났다. 매일 우리 둘이 있으면 이렇게 조용할텐데"
"난 각오했어"
울 신랑은 미리 각오까지 했나보다. 그런 각오하지말고 아이들 있을때 좀 부드럽게
잘좀 해주지.
다섯 식구에서 벌써 세 식구로 줄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막내가 있으니 위안이 좀 되겠지만 막내도 금방 우리곁을
떠날텐데 걱정이다.
시간은 자꾸 가는데 딸아이한테선 전화 한통이 없다.
광주까지 가면서 쉼없이 친구들과 문자 주고 받더니 짐 정리해주고
"엄마 간다" 했더니 네 하고 따라 나오지도 않는다.
속으로 무슨 저런 딸이 다있냐 싶으면서 어찌나 서운하던지 한대 쥐어박고 싶은것을
참았다.
좀있으니 차 있는곳으로 와서 인사하고 손을 흔들곤 친구랑 볼일 보러 간다.
그래 울 신랑처럼 각오는 아니더라도 포기를 하자. 그렇게 생각을 하지만 혹시나
하면서 시계만 바라본다.
11시가 되어서야 딸아이 전화가 온다.
"엄마 주무셨어요?"
"아니"
"그런데 목소리가 이상해요"
저녁먹고 기숙사에서 지킬일이랑 학교생활에 대해서 교육받고 그때서야 들어왔다며
보고를 한다.
별것도 아닌 전화 한통화에 서운했던 마음이 사라진다.
댓글목록
서윤엄마님의 댓글
아주 조금씩 품에서 떠나보낼 준비를해야져 ~~
저두 딸아이 결혼하구 머나먼 외국땅으로 보낼때 마니울었죠 ~~
아들래미 6년전 익산에 남겨두고 올라가는데 왜그리허전한지
이제 아들래미 결혼하고나믄 완전 자식들 다 품떠나겠죠 ~~
그래서 요즘 마음을 비우는 준비를 조금씩한답니다 ~~
취미생활을찾고 항상하고픈 봉사활동도 내년부터 할거랍니다 ~~
미리미리 남은인생 보람있고 아이들 의존안하려고 계획표도
짜보고 ~~ㅎㅎ
아씨님 내외분도 아주아주 조금씩 맘으로 준비하세여 ~~
힘내세요 ~~홧팅 ~~
벌집아씨님의 댓글
암튼 올한해 열심히 공부해 큰아이 자기가 원하는 대학가고 딸아이 다시 공부에 취미붙여 열심히 해주길 또한 막내도 자기 인생을 생각해보는 그런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덕수님의 댓글
허전해 하지만
곧 익숙해지더군요.
군 제대 한 아들녀석도 집에서 학교 다니라고 하니
시내에 있겠다며 친구와 함께 방얻어 자취하겠다기에 말리지도 못했습니다.
우리도 두 아이 집 떠난지 2년이 넘으니 이젠 이게 생활이려니 하며 지냅니다.
미우니 고으니 해도 그래서 부부간이 최고라고 하는것 같습니다.
이사람이 옆에 있으니..... 의지하며 살지요.
운영쟈님의 댓글
그래도 살다보면 또다른 낙이 있겠지요
요즘 둘째와 셋째에게는 취업도 힘든 대학가지말고 아빠일 도와달라고 구슬리고 있습니다.
돈안들어 좋고 인력이 더 늘어서 좋고~~ㅋㅋ
신미령님의 댓글
못가게 말리나 궁금해서리....좋은 교육방법 입니다.
바닷가 후배 딸래미 서울대 가면은 전학년 장학금을 동네에서 내 주기로 했답니다.
목숨 걸고 학업에 매진 중이랍니다.
부럽고도 부러운 일 입니다.
벌집아씨님의 댓글
요즘은 서울 약대란 말이 유행이랍니다. 서울에서 약간 떨어진곳에 있는 대학에 가면
서울 약대에 갔다고 말한다네요.ㅎㅎㅎ
이런말이 나돌정의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권성경님의 댓글
같네요. 요즘은 어쩌다 말씨름이라도 할라치면 둘밖에 없는 넓은집엔 보일러를 아무리 돌려도 냉한것 같답니다. ㅎㅎㅎ 있을때 잘하며 삽시다요^*^
벌집아씨님의 댓글
ㅎㅎ 성경님은 두아드님 잘 키워놓으셔서 든든하시겠어요. 전 이제 시작인지라 앞이 캄캄합니다. 두녀석 없어 휑한마음을 울 막내가 아는지 자꾸 엄마를 괴롭히고 있네요.
막내 혼자있으니 말투부터 옛날 말투로 돌아가려고 합니다.^^ㅎㅎ 천사표 엄마의 말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