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팔을보면서~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21-07-05 12:39:44
- 조회수
- 2,149
보통 사람들은 벌 키우는것이 엄청 쉬운줄 안다
그냥 벌만 있으면 벌들이 꿀 가져오고 그 꿀을 따서 먹음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
임실까지 매일같이 새벽에 출근하는 일이 그렇게 힘들게 느껴지고 살도 빠지고
그냥 꿀만 채밀하면 한가할테지만 그것같곤 살기 힘들다
사람 흔적이라곤 없는 2봉장 조용히 울려퍼지는 새소리와 새벽의 찬바람이 몸을 웅크리게하고
추운것을 못참는 마눌을 위해 장작넣고 난로를 피고 로얄제리틀을 꺼내러 가는 남편
일하다 밥먹을 시간은 넘고 배가 고프면 한번씩 뽕나무에 오디로 배를 채우고 다시 일을 한다
그러다보면 로얄제리를 하는 철엔 하루 두끼로 사는것이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어느날 잠시 잠에 취해 자는 남편의 팔을 보고 있으려니 짠하다
남들은 벌 주인은 벌이 안소냐고 묻는데 세상에나
남편의 팔은 온통 벌들한테 쏘인 자리로 가득하다
휴~~ 그래도 자연이 좋다고 저렇게 쏘이고도 무엇이 그리 좋을까?
저 팔로 세아이의 마눌까지 짊어지고 사는 무게 또한 만만치 않으리라
벌들이 주인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리면 얼마나 좋을까?
분봉이 나와도 꼭 저렇게 높은 나무에만 앉으니
어느날은 목숨걸고 저것보다 더 높은곳에 사다리타고 올라가 서커스하는 사람마냥 벌을 털어 내려온다
생각같에선 그냥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애지중지 키운 벌들이라 그러지도 못하고
높이 올라가 아슬아슬하게 벌을 받고있는 남편이 불안해 밑에서 올려다보며 이렇게해봐 저렇게 하면 어떨까?
잔소리아닌 잔소리를 하게 된다
가끔은 이렇게 나도 모르게 웃을수있게 해주는 일들도 있지만
하우스안에 전등밑에서 이충을 하는데 밖에서 빙빙돌던 흰 나비녀석
나와 친구가 되고 싶었는지 이충을하는 손등에 앉아 내 일손을 멈추게 하더니
이번엔 소비에 앉아 나의 얼굴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어두운곳 전등밑이라 소비장 색이랑 좀 어둡게 나와 보기는 그렇지만
그렇게 끊임없이 해야할것만 같았던 2봉장 출퇴근도 끝이나고
일주일만 쉬려고했던 로얄제리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어제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충판 찾다 포기하고 며칠 뒤로 미루게 되었다
이삼일 더 있다 시작해야될것 같단 남편의 말
벌들 산란이 고루지않아 며일뒤에 하자고한다
매일같이 내리는 비에 벌들도 힘들었나보다
너희도 쉬고우리도 쉬고 다시한번 힘내서 이세상 살아보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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