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닭죽 먹고 싶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7-05-22 21:20:40
- 조회수
- 3,000
신랑 혼자 천막으로 보내놓고 쉽게 잠이 오질 않습니다.
뒤치닥 거리다 새벽에 일어나 엄마한테 아이들 밥 맡겨놓고 밖으로 나가 눈에 가시처럼
신경쓰이던 왕겨를 담아 아래 밭에 갔다놓고 보온 덮개를 말기시작
고무장갑 벗어 거꾸로 드니 땀이 얼마나 났던지 물이 줄줄 나옵니다.
그때 룰루 랄라 들어오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울 신랑
가면서 아침에 밥 얻어먹으러 온다고 하더니 정확하게 밥 먹는 시간 맞춰 왔습니다.
아침먹고 다시 벌 있는곳으로 가서 내검을 하는데 어찌나 뜨겁던지 한손엔 우산을 들고
한손엔 훈연기를 들고 보조를 합니다.
"와 ^^시원하다. 내가 이래서 도망을 못간다니까"
"역시 빵숙이야" 더위를 못참는 울 신랑 우산 그늘이 무지 시원한가 봅니다.
차 들어오는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사람들 내리고 조금 있으니 닭죽 끓는 냄새가
솔솔 납니다.
시간은 이미 점심 시간을 훨씬 넘기고 있었고 시간이 갈수록 닭죽 냄새는 고소하게
나기에 "나도 닭죽 먹고 싶다" 했더니 울 신랑 고개 끄떡이며 벌만 봅니다.
조금 있으니 일행들인듯 두대의 차가 더 들어옵니다.
물이라도 먹자 물병들고 냇가로 가니 닭죽은 김을 모락 모락 내며 잘도 끓고 있습니다.
새까랗게 물속을 지키고있던 아기 고동들을 이 사람들 몽땅 잡습니다.
"정우아빠 저사람들 새끼 고동 다 잡는다."
"그러니 큰놈들이 없지! 새끼들이라 먹을것도 없을텐데 그걸 잡아다 뭘 하려고"
냇가에 줄줄이 서서 고동 잡는 사람들이 마음에 자꾸 걸립니다.
우리 막내도 아기들이라고 한마리도 안 잡더만
시간은 어느새 2시가 되어가고 냇가에선 맛있게 먹는지 시끌벅적 합니다.
"닭죽 남으면 좀 얻어먹으려고 했더니 , 사람들이 많이오네"
"가서 닭죽 남았으면 주세요. 할거야?"
"웅"
"당신이 거지냐. 가서 남은것 없다고하면 어떻할건데"
농담으로 울 신랑 말에 장단 맞췄더만 듣기 싫었던 모양입니다.
밥을 해서 먹여야 하는데, 쌀을 씻으러 가자니 맛있게 먹는데 가기도 그렇고
우리집 반찬은 모두 그곳 물속에 있고 할수없이 침만 꼴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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