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한테 빼앗긴 가을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21-11-16 10:42:07
- 조회수
- 2,161
올해는 다른해와 다르게 가을내내 꼼짝 못하고 벌만 보면서 살았다.
그러다보니 단풍의계절 내장산을 코 앞에 두고도 가을이 왔는지 갔는지 모르고
고개만 들면 보이는 두승산의 단풍이 얼만큼 내려왔는지 그것조차 못봤으니
그냥 감나무의 감이 익어가는것을 보고 들녁에 나락들이 다 베어진 모습을 보고 가을이구나!
그동안 일만하냐고 고생했으니 맛있는것도 먹고 단풍 구경도 하자는 지인들과 함께 쌍치를 넘어가는데
단풍이 얼마나 이쁘게 물들었던지
벌써 많이 떨어지고 끝자락이다.
그 황홀함에 작은 눈도 커지고 입은 먼지가 들어가도록 벌어진다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울수가 있을까?
눈호강을 하고 담양에 가서 유명하다는 떡갈비 한상 맛나게 먹는데 예약을 안하고 가서 그런지
한참을 기다렸다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왔다. 순서가 되면 톡으로 알려준단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자욱한 안개까지 함께해 더 멋진 모습이다
떨갈비 먹고 다시 내장산을 향해 내려온다
이맛에 힘들어도 여행을 하는것이지~~
내장의 아기단풍들과 참나무의 단풍이 어우러져 정말 장관이다.
멋진 카페에 들려 향긋한 커피한잔 하자고 들어간곳도 참 멋진곳이다
내장 가는길에 있는 오이도란 곳인데 엄청나게 큰 스크린엔 바닷의 풍경이 나오고
야외인만큼 앞쪽과 뒷쪽은 내장산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볼수있다
안타깝게도 커피를 못 마시는 나느 그냥 지인들 마시는 향에 취할뿐
그렇게 벌한테 빼앗겼던 가을을 만나고 왔다
이틀전 저녁 울서방 그런다.
우리가 고생한만큼 벌 상태가 좋다고
그러더니 어제 오전 마지막으로 벌을 본다며 불러댄다
정말 징글징글하게 하루가 멀다하고 벌을 보네
나도 모르게 은근히 짜증이 난다.
봄부터 최선을 다해 일하고 가을과 겨울엔 푹 쉬어야하는데 자꾸만 벌만 보니 그럴수밖에
작업복 차림으로 나가니 그런다
"일 시키려고 부른게 아니라 그냥 벌 보라고"
벌 상태를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오늘은 일하는게 아니고 벌 월동 먹이가 어떤지 체크하는거란다.
봉판이 좋고 벌이 많이 붙은 소비장을 들어 보여준다
지난번에 봤을때보다 많이 좋아졌다
새끼들이 많이 나와서 바글바글하다.
그것을 보고 있으니 따스한 햇살도 좋고 좋아진 벌을 보면서 짜증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어쩔수없는 벌의 엄마인가보다.
벌통앞을 주름잡던 등검은 말벌도 어쩌다 한두마리 보이고
상큼한 공기에 따스한 햇살도 좋고 벌들도 좋으니 나도 좋다
댓글목록
itlim 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다른곳보다 떡갈비가 부드러워서 맛있었어요
30분정도 기다렸다 먹는 수고가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반찬들도 깔끔하고 입맛에 맞았습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저는 맨날 땅파고 벌만 보는데~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