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다발을 주운것도 아닌데...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8-04-07 14:58:59
- 조회수
- 1,771
비온뒤라 막내를 태워다 주러 나가는데 숫닭 녀석이 차위에 있다가 내려간다.
이넘들 이제 귀신이 다되어 예전엔 몽둥이로 내려쫒아도 안내려가더니
이젠 내가 차 앞으로 걸어가면 얼른 내려뛴다.
그런데 암탉은 삼을댁 창고앞에 콩단위에서 뱅글뱅글 돌고있다.
짐승이라고 고슬고슬한 자리를 찾아다니나 싶어 처다보고 있으니
울 막내하는소리 "알이나 좀 낳아주라"
학교까지 가는길은 요즘 벚꽃이 피어 온통 꽃길이다.
태워다주고 집앞에 주차하는데 그때까지도 마눌닭은 콩단위에서 뱅글뱅글
돌고 있다.
아무래도 의심스러워 살금 살금 도둑고양이처럼 다가가 콩단사이를 봣더니
흐미^^거기에 둥글둥글한 계란이 많이 보인다.
지난 여름부터 이녀석이 어디다 알을 낳는지 찾을수없어 포기를 했는데
갑자기 가슴이 뜨거워진다.
무슨 돈다발을 주운것도 아닌데 왜이리 가슴이 뛰는지.
그순간 내 머리에선 설마 저녀석이 가을부터 여기다 알을 낳은것은 아니겠지? 하면서도
혹시 몰라 . 그렇다면 어마어마한 숫자의 계란이 거기에 숨겨져있을테니
살금살금 다가갔지만 암탉이 어찌나 소리소리 지르던지 간이 철렁했다.
저것이 알 다 꺼내간다고 신랑한테 이르는 모양이다.
꽥꽥 질러대는 소리에 놀란 수탉녀석이 소리소리지르며 멀리서 뒤뚱거리며 쫓아온다.
에라 모르겠다.
콩단 살짝 벌려놓고 배꼽이 나오던 말던 티셔츠 한손으로 걷어올리고
계란을 꺼내 담았다.
꺼내면서도 저것이 꺼내가는것 봤다고 또 알낳는 자리를 옮기면 어떻하지? 걱정도
하면서 바람이 불어 쌀쌀하긴하고 대충 숫자를 세어보니 13개
아냐^^그래도 저 바보가 여기다 알을 낳아야 꺼내다 먹지 다른곳으로 옮기면
또 숨박꼭질해야 하고 작년처럼 하나도 못찾아 먹으면 나만 손해지.
다시 하나를 놓고 달려오는 수탉넘과 고래고래 지르는 암탉년땜시 얼른 뛰어올라왔다
수탉녀석 목의 털 세우고 요상한 소리하며서 따라오면 진짜 무섭다.
배꼽 내놓고 걷어올리고 들어오는 마눌보고 울 신랑 깜짝놀란다.
달려가 계란을 보여주며 자랑스럽게 내가 찾았다고 자랑을 했다.
그런데 이건 뭔소리여
학교가면서 누룽지 끓여먹는다고 까스에 올려논 밥솥단지 돌아가는 소리가
지금까지 난다.
"아직도 끓이고있어?"
"웅 조금전에 불 줄여놨어"
내 참말로 미초. 울신랑 생각해서 오래오래 살아야하는데
얼른 가서 불끄며 옥타브 높여 잔소리를 했다.
"누룽지가 끓어서 풀때죽이 되었던가? 밥이 다시 됐던가 ? 했겄네.
세상에 누룽지를 뚜껑 닫고 압력을 한채 이리 오래 끓이는 사람이 어디있어.
아주 밥을하고 있구만.
잠깐 포르르 끓여서 먹어야 뜨끈뜨끈하고 고소하니 맛이있지.
저렇게 끓이면 숭늉도 맛이 없어 못먹는데"
어찌되었건 달라는 신랑 솥단지채 갔다주며
"당신이 끓였으니 맛있게 드시오"하니 상에 앉아 수저들고 먹더니
"이거뭐야. 죽도 아니고 맛없어 못먹겠다" 하며 수저를 내려놓는다.
나이가 몇살인데 아무리 남자지만 누룽지 끓이는것도 모른담.
저럼서 나한테 잔소리는 잘도하지.
아침에 입맛없어하는 신랑을 보고 " 누룽지 끓여줄까.
입맛 없으면 누룽지 먹어" 했는데...
죽어도 그냥 밥을 먹겠다며 밥을 달라기에 밥줬더니 다 먹고 가서
일을 벌인것이다.
그러니 해준다고 할때 그냥먹었으면 이런일도 없을걸.
오늘 찾아온 계란이나 좀있다 삶아줘야겠다.
먹고 힘내서 일 벌이라고~~
댓글목록
진수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배가 나온다나 독소가 쌓였다나 그런다고 며칠 금식을 하더니 감기란넘도 못이기고 걸렸으니 더이상 굶기면 안되지요.ㅎㅎ 신랑 없음 어케 살아요.
자유인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김동신 경매로 팔아야할까봐요. 누가 사갈사람 있으려나~~~
혹시나 모르겠다. 며칠 있다 웃돈 얹어 다시 돌려줄지도 ㅎㅎㅎㅎㅎㅎ
마늘사랑~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아이들이 있고 든든한 울타리가 있어 좋은거 외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