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담그기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8-04-18 23:35:39
- 조회수
- 2,323
봄에 늦은 메주를 쑤고 오늘에서야 신랑을 볶아대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꼭 장 담궈야하니까. 내 항아리 줘"
"말로만 하지말고 내려와서 골라"
"그러니까 왜 자구 내 항아리 가져가구 그래"
말로해선 안될일이기에 나무를 심고있는 신랑을 불러 항아리 내 놓으라고 했습니다.
지목한것을 꺼내어 신랑이 솔로 박박 닦아줍니다.
"이젠 항아리 베란다로 갔다줘"
"메주도 가져와야 되는데"
"정우아빠 소금도" 그소리가 끝나자 울신랑 하는소리
"입으로 다하네"
"정우아빠 그거 내가 당신한테 쓰는말인데 당신이 쓰면 어떻해"
언제부터인가 울 신랑 내가 자기한테 쓰는말을 기억했다가 나에게 다시 돌려줍니다.
옆에서 듣고있던 형부하는소리
"조여사들은 다 그래"
항아리 말려놓고 메주 닦아서 말려놓고 이번엔 물을 받아 소금을 풀어줍니다.
혹시나 싶어 엄마에게 전화걸어 "엄마 메주 두말에 물이 얼마나 들어가지?"
나이 50을 바라보면서도 가끔 이렇게 엄마에게 여쭤봅니다.
지금까지 된장은 꼬박 꼬박 담어먹는데 지난해 안했더니 잊어버렸습니다.
제 기억을 믿지못해 확인작업을 들어간것이지요.
"두말이면 서너동이하면 되지"
"엄마 그렇게 어려운 말 말고 몇동인지 확실하게 말해줘야지 서너동이가 뭐야"
엄마는 웃으십니다. 예전에도 심부름 시키실때 서너개 가져오너라 , 대여섯개
그럴때마다 확실하게 말해달라고 떼쓰던 딸을 기억하고 계신가 봅니다.
"그럼 물 세동이하고 소금은 메주 한말에 세대씩 넣으면 맞을꺼다"
물을 받아놓고 소금을 여섯개 부었습니다.
그리곤 오늘 세상에 태어난 계란을 물에 띄워봅니다.
앗^^어쩜 역시 난 귀신이라니까? 계란이 가라 앉는가 싶더니 동동 떠오르면서
머리를 살짝 아주 살짝 물위로 올라옵니다.
오케이 기분 짱이다 오늘은 한번에 됐다.
계란이 살짝 물위로 올라오면 간이 딱 맞거든요. 이 방법도 예전에 엄마한테 배워서
장 담글때마다 써먹는 방법이지요. 이렇게하면 짜지도 싱겁지도 않아
된장이 맛있지요.
숮덩이 몇개 씻어 둥둥띄우고 하늘한번 처다봅니다.
해가 넘어가려면 멀었는데 오늘따라 달님이 일찍도 나왔네요.
이렇게 두었다가 간장을 안 먹으려면 일찍 꺼내어 된장을 만들면 되고
간장을 먹으려면 보름정도 두었다 건지면 됩니다.
올해도 맛있는 된장이 되길 기대하면서 ~~~~~~~~~~
댓글목록
마늘사랑~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50일정도 두면 간장은 맛이있는데 된장이 맛이없어요.
그래서 옛날과 달리 간장도 먹을것인지 아님 된장을 먹을것인지 같이 먹을것인지에 따라 건지는 시기를 다르게 하더라구요. 전 보통 보름정도 두었다가 보름에서 20일정도 사이에 건져냅니다. 그럼 간장도 된장도 다 맛있는것 같더라구요.
미나농원님의 댓글
아마도 미나농원 간장 된장 보다 훨 맛이 좋을것 같네요
고추 농사 잘지어서 풋고추만 들고 된장 맛보러 가야 할까봐요
풋고추에 된장이면 여름 반찬은 더이상 없지요
벌집아씨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