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 받았습니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8-04-28 17:46:17
- 조회수
- 1,976
이른새벽 일어나기 싫어 죄없는 신랑만 먼저 나가라고 깨웁니다.
"바로 나와야 해" 하면서 나갑니다.
잠시 조용하더니 쿵쿵 저소리는 제리틀을 꺼내기 시작했다는 소리입니다.
벌통 뚜껑 여닫는 소리이지요.
얼른 일어나 밖으로 나갑니다. 새벽 바람이 상큼하기까지 합니다.
얼른 재리틀 모아오는데 오늘도 내 욕심만큼 제리가 들지 않았습니다.
날씨만 따뜻하면 넘칠텐데...좀 아쉬움이 생깁니다.
울 신랑 로얄제리를 할때는 마음 수양을 하는가 봅니다.
추운 새벽에 하루도 빠짐없이 세수를 하고 시작 하는것을보면 참으로 대단하단
생각이 듭니다.
아직까지는 틀수가 많지않아 생각보다 채취과정은 수월하게 끝이납니다.
아침 먹은 신랑은 어제 커피맛을 잊을수가 없다면서 커피를 타 주어야 충판이 빨리
나온다나 어쨌다나 하면서 속 보이는 소리를 합니다.
다시 마담 생활이 시작된거지요.
그러고 보면 울 랑이도 안되었네요. 아부까지 하면서 커피 마시는 신세가 되엇으니
그렇게 하지 않아도 타주지만 각시 기분 좋으라고 하는 소리겠지요.
다시 나가 이번엔 이충 작업을 시작합니다.
반정도 이충을 했는데 울 신랑 다급하게 부릅니다.
이충보다 급한것이 있다며 빨리 화분채취기 조립을 해달라고 합니다.
다른것은 잘도 되더만 조립이 잘 안됩니다. 울 신랑 이렇게 하라며 강의를 하고 갑니다.
지난해 22일부터 화분을 받았는데 올해는 온도도 내려가고 바람도 많이불어
좀 늦어 게으름 피우다간 화분을 못받게 생겨 서둘러 봅니다.
얼른 조립해서 벌통위에다 하나씩 올려주고 이충한것 가져다 넣고 다시 앉아 이충을
합니다.
오늘은 바람한점 없이 정말 따뜻합니다. 새들도 아침일찍 놀러와 울어 댑니다.
새들의 목청은 어떻게 생겼기에 저리도 각기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지
봄만되면 어디있다 오는지 나무마다 날아와 보이지도 않는 몸으로 사랑찾기 놀이를
하고 있는것이지요.
가끔은 너무 열령한 사랑을하다 나무에서 떼구르르 굴러 떨어지기도 합니다.
오늘따라 화분을 받는것을 아는지 세분이 전화해서 화분을 찾습니다.
텔레파시가 통했나 봅니다.
전립선이 안좋은 남성분들에겐 화분이 최고인것을 아는 분들의 전화였습니다.
오랫동안 운전을 하시는 남자분들에게 전립선이 많이 오는가 봅니다.
벌들은 자기집 입구를 이상한것으로 막아 놓았다고 다리마다 울긋불듯 화분을 달고
들어가지 않고 무더기로 앉아 대모를 하고 있고 숫벌들은 외출했다 그 큰 몸집으로
도저히 집에 들어갈수 없자 서성이고 있습니다.
화분기를 단 탓에 온 하늘이 벌들로 가득합니다.
그냥 들어가면 좋으련만 저리들 까다롭게 합니다.
4시쯤 되어 화분을 걷습니다.
울 신랑 한주먹씩 입에 넣으며 " 와 끝내준다. 작년보다 더 맛있는것 같아"
지난해엔 황토현에 유채를 많이심어 유채 화분이 같이 들어왔었는데 유채 화분은
좀 덜 부드러워 올해것이 더 맛이 있네요.
자꾸 집어먹는 신랑한테 "정우아빠 난 아까워서 못 먹겠다"
"있을때 먹어"
신랑이 벌들을 쫒고 화분통을 꺼내주면 스텐다라를 가지고 다니며 혹시라도 작은
이물질이 들어있을까 꽃에서 가져오는 것이라 작은 꽃잎들이 붙어있는것을 핀셋으로
골라 냅니다.
나도 모르겠다. 한주먹 입에 넣습니다. 단맛이 느껴지면서 은은한 향과함께 보드랍게
녹아 사라집니다.
한번 맛보면 자꾸만 손이 갑니다.
오늘은 첫날이고 좀 늦게 달아준탓에 양이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내일부터는 좀
늘겠지요.
화분을 많이 받으면 벌한테 좀 타격이 있긴 하지만, 지난해 생화분 맛보신 분들이
자꾸 생화분을 찾으시니 올해는 조금더 받아야할것 같은데 양이 지난해보다 적게나와
조금 걱정이 됩니다.
댓글목록
진수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이곳도 날씨가 안좋아서 화분을 이제야 받는다니까요
전국적으로 날씨가 안좋았으니 올해 화분은 흉년이랍니다
일부러 충청도까지 화분받으러 올라가는 봉우들도 있는데....
저는 며칠 더 받아보려는데 50키로나 채워질지 모르겠네요
작년엔 150키로 정도 받았는데.....
벌집아씨님의 댓글
정말 맛있어요. 이맛을 모르고 예전엔 건조화분만을 먹었으니
택배직원 왔기에 한주먹 주었더니 맛있다며 캬라멜 맛이 난다고 합니다.
울 신랑이 늘 하는 소리가 그소리거든요. 지난해엔 유채가 들어갔는데 좀 뻑뻑하단 느낌이 들었는데 올해는 유채화분이 안들어가니 훨씬 보드랍고 맛도 뛰어난것 같아요.
오늘은 벌들도 진정되어 잘 들어가주길 바랄뿐입니다.
이덕수님의 댓글
오늘은 연습중에 걸려 떨어진 화분 맛을 보았는데 정말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게 맛이 기가막힙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온도가 너무 높은것이 탈이네요
비가와도 안되고 더워도 안되고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도 안되고...
허참, 꿀벌농사 힘드네요....^^
강제원님의 댓글
넘 맛있어 보이는데 좀 먹어보고 싶어서요
벌집아씨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