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곳은 무주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7-05-26 19:29:53
- 조회수
- 2,538
어제 내장산 골짝에서 일주일만에 꿀 채밀하고 이동 준비를 서두릅니다.
요상한 올해 날씨탓에 강화는 아직 멀었다하기에 3일전 무주에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아카시아도 혼자 먹기엔 충분한것같고 때죽도 좀 피었기에 마음의 갈등은 더 심합니다.
벌통을 싣기위해 차가 와 있는데도 울 신랑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갈등을 하고 있습니다.
무주는 가까운곳이니 이동하기가 좀 수월하고 강화까지 가려면 끝에서 끝으로 가는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신랑의 마음이야 어찌되엇건 이동 준비는 해놓고 결정해도 늦지않기에
열 받지 않도록 개포 조금 접어놓고 묶을 준비를 하면 울 신랑 묶고 그러면 다시 난
소문을 부지런히 막습니다.
그럼 기사님들은 벌통을 들어 차에 싣습니다.
두대의 화물차 기사님 벌통을 많이 싣고 다니셨는지 손발이 척척
차가 늦게 도착해 걱정했던 마음이 금방 사라집니다.
울 신랑도 놀라서 "아저씨들 벌통 싣는 귀신이네요." 합니다.
아무리 봐도 선수중에 선수다 싶더니, 앞으로도 세곳에 벌통을 싣기로 약속이 되어있다고 합니다.
일들을 잘하시니 한번 불러본 분들이 또 부르시나 봅니다.
우린들 다를소냐.
"아저씨 명함 꼭 주고 가세요"
어지간한 사람들 대여섯 명보다 낫습니다.
지나해 무주에서 집으로 철수하는 날 울 신랑 이왕이면 아는 사람 을 부르자고 하더니
벌통 싣는 시간보다 도망 다니는 시간이 더 많아 우리둘이 고생을 몇배로 했던 기억이 납니다
꿀따고 이동하는 날은 무척이나 피곤하지만, 이분들 벌통 싣고 어찌나 내달리는지
울 신랑 이분들 뒤따라 가냐고 졸 시간도 없습니다.
덕분에 나야 살짝 졸수 있었지만
무주에 도착해서도 어떻게 벌 배치를 할것인지 묻습니다.
울 신랑 지난해 배치를 어떻게 했는지 생각이 안난다며 차에있는 날 보고 빨리 내려와보랍니다.
지난해 벌 배치했던것 기억해 알려주고 다시 차에 들어와 있으니 두분들 기분좋게
척척 내려놓습니다.
울 신랑 아저씨들이 천막까지 쳐주고 가신다고 하는데 그냥 우리가 치자고 한니다.
마음대로 하라 대답을 해놓곤 가만 생각하니 다른 사람들은 천막치기 싫고 힘들어
조금 웃돈 얹어주면서까지 쳐달라고 한다는데 해준다고해도 싫다니
아저씨들 보내놓고 잡짐 풀어 천막치며 마눌 고생시키는 방법도 여러가지라며
왜 해준다는것도 싫다하냐고 하쟈 시간도 늦었고, 지난해 천막쳤던 자리가 울퉁불퉁
하다며 자리를 옮겨야 할것 같아 그랬다며 미안한 표정을 합니다.
오늘따라 천막이 왜 이렇게 이상한 모양으로 쳐지는지
"정우아빠, 천막이 꼭 흥부네 집같애"
한참 손을 보더니 울 신랑
"이젠 놀부네 집같지" 합니다.
지난해 무주에 왔을때는 어찌나 춥던지 차 시동 켜놓고 있었는데, 새벽 공기가
무지 포근합니다.
이 날씨라면 내일 꿀이 잘 날것 같다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살림살이
정리를 하고 냇가에 가서 씻고 누우며 울 신랑 혼자 싱글벙들 합니다.
"참나 그양반들 "
두차의 기사님들이 일을 마음에 들게해서 울 신랑 기분이 좋은 모양입니다.
"벌 이동 그리 많이했어도 벌통 안들어 올리고, 내려 본적 처음이네"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 모양입니다.
그양반들 일도 척척 신나게 잘하고 식사도 맛있게 잘하고 피곤한줄도 모르고
한참이나 그 분들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일 아침 벌 뒤집어 지는것을 봐야할텐데"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네요" 무주에 새벽은 그렇게 밝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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