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꼬꼬부부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8-05-30 18:26:58
- 조회수
- 2,059
명이 무척이나 긴 우리집 꼬꼬부부
따뜻한 봄날 꼭 붙어서 이웃집 빈집으로 나들이다니고
암놈이 알나러 들어가면 숫넘은 가까운곳에서 빙빙돌며 기다려준다.
울 신랑 잡아먹으려고 잡았다가도 에고 한넘만 잡으면 남는넘 불쌍해서 놓아주고
차에다 응아해대는것 보기싫어 오늘 잡아묵자 했다가도 덩치만 크지 살이없다며
놓아주고, 침 발라놓은 둘째 형부는 가끔 들리면서도 마눌과함께 먹고싶은 마음에
잡아먹지말고 냅두라하고 이래저래 명이 길고도 긴 넘들이다.
참 불쌍하면 한번에 두마리 잡아먹자고 노래를 부르는 막내넘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죽도록 두넘 붙어다니는데 짐승도 남자와 여자의 본성은 같나보다.
어떤일이 생기던 마눌을 지키는 숫넘이다. 그러다가도 먹이를 같이먹던 마눌을 갑자기
쪼아댄다.
망할넘 마눌 먹는것이 저리 아까운데 어찌 매일 거닐고는 다닐꼬^^
어느날은 마눌이 보이지않자 연신 힘차게 마눌을 불러댄다.
그렇게 한참 불러도 마눌이 안오면 대문앞까지가서 기다리며 울다가 눈치없는 마눌이
되늦게 나타나면 성질이 나는지 쫒아가 쪼아 혼줄을 낸다.
"저것도 남자라고" 그럼 암탉은 죽어라 도망가고 안심한 숫넘은 그제사 슬슬 마눌의
뒤를 따른다.
며칠전 옆집 삼을아짐 우리 암넘 알낳는 자리인줄 모르고 콩단이 무너졌다고 위에다
다시 착착 올려놓았다.
우리 막내 "엄마 알낳는 자리가 없어졌어요"
"괜찮아 그래도 그곳에다 낳을거야"
좀전에 가봤더니 정말 알낳는 자리는 없어지고 우리집 못난이녀석 이틀전 비가와
척 척하니 그 쌓은 콩단위에 고실고실하던지 자리잡고 이젠 심심하면 올라가 앉았다.
못난이 내려오라하고 살살 계란이 있나 살펴보려는데 검정색 꽁지가 보인다.
꼼짝않고 있기에 살짝 잡아댕겨봐도 꼼짝도 않는다.
얼은 엄마한테 오전에 암탉 다니는것 보았냐고 물으니 오전내 다녔다고 하기에
그런데 콩단 밑에서 죽었는지 꼼짝도 않는다고하자 용감한 우리엄마 가시더니
콩단을 집어든다.
웅그리고 앉아있던 닭은 죽어라 소리지르고 엄마는 그곳에서 계란 하나를 꺼내시고
이번엔 닭을 잡아댕기니 죽는다고 소리지른다.
엄마는 따끈한 계란 하나를 더 꺼내주시고 닭은 죽는다고 꽥꽥 소리지르고
옆 마당에서 놀고있던 남편넘은 마눌 죽는줄알고 눈이 휘둥그래 달려오며 울어댄다.
그래 너희 부부 잘났다.
죽는날까지 그리 살거라.
댓글목록
이덕수님의 댓글
우리 수탉들은 암탉과 병아리들 먹으라며
부리로 모이를 쪼았다 놨다하며 꾸구구~~ 식솔들 부르는 모습에
못된 사람들 이 모습보고 반성하고 배워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운영자님의 댓글
알을 낳으면 모조리 꺼내다 먹으니....ㅋㅋ
그래도 그렇지 덕수님네 수탉은 너무 대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