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봐야 알지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7-05-30 12:12:33
- 조회수
- 2,359
새벽에 짝궁을 부르는 아름다운 새소리를 들으며 눈을 뜹니다.
계속하던 로얄제리 이동하면서 며칠 쉬니 하루의 시간이 길게 느껴집니다.
청소할 공간이 있는것도 아니니 이불 바위에 척척 걸쳐놓고 밥을 합니다.
없는 반찬이지만 된장국 하나만으로도 밥맛은 꿀맛입니다.
새벽마다 울어대는 새소리 울님들과 함께 듣고파 카메라 들이대니
어찌 알았는지 그때부터 십년에 한번씩 웁니다.
시간 나면 골짝 골짝 들어가 봅니다.
며칠전 산속 깊이 들어가 무서워 그만 가자고 신랑을 조르는데 들은척도 않고
올라가는데 갑자기 멧돼지 가족이 소풍을 나왔다 예고없이 들어온 차소리에 줄행랑을
칩니다.
어느곳을 가던지 올해 때죽나무꽃은 끝내줍니다.
벌들도 이곳에선 부지런을 떨고있습니다.
참으로 오랫만에 배가 축축 늘어져 기어들어가는 모습을 봅니다.
작은 벌들이 꿀을 얼마나 담아오는지 배가 무거운가 봅니다.
날쌔가 날아오지 못하고 서서 들어오고 있습니다.
"정우아빠 오늘은 꿀 많이 들어온다. "
"엉 오늘은 배가 빵빵해 기어들어가네 "
"올해 때죽은 풍밀이 될것같지"
"웅"
"야생화꿀이 지난해 흉년이었으니 올해는 기대를 가져도 될것같고"
꿀도 끝까지 가봐야 압니다.
아카시아가 풍밀일때 야생화나 때죽이 흉년이 될수도 있고
올해처럼 아카시아가 흉년이면 야생화나 때죽에서 풍년이 될수도 있으니
이제 모두들 마지막 코스로 들어선 시간들이라 전화도 뜸합니다.
아침이면 어디 벌들이 들어왔나 싶어 한바퀴 돌아봅니다.
지난해 왔던 팀들이 하나 둘 보입니다.
어제는 아래 천막에가서 올해 어떠했는지 이야기도 하며 정보를 주고 받아봅니다.
1년에 한번 만나는 사람들이지만 반갑고 허물이 없습니다.
저녁먹으면 산중에서 할일이 없으니 앞으로 계획과 내년일까지 의논하며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
천막위로 달님이 환하게 웃고있는 달님도 어느새 우리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어제 초저녁에는 달님이 안보여
"정우아빠 달이 숨어버려 넘 캄캄해" 했더니
울 신랑 따라나와 하늘 한번 보면서 "그러게 왜 숨었지" 합니다.
잠자리에 누우니 달님이 우리의 이야기를 들었는지 천막위로 환하게 웃고있습니다.
무주의 하루는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