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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자유게시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08-06-12 23:12:09
조회수
2,314

이른 아니 미친 밤꽃이 하나둘 피면서 야생화꿀은 물건너갔음을 짐작해봅니다.

일단 들어온것이 채밀할정도는 안되는것같구 밤꿀은 유밀되기 시작하고

밤꿀은 묽은편이라 저녁에보면 꿀이 많이들어온것같은데 아침에가면 도둑맞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다른해같으면 벌이 많이늘어 넘칠정도가 되어야하는데 중간에 분봉군을 만들긴했지만

덜 느는것같다며 신랑 노래를 부릅니다.

어제아침 로얄제리하러 갔는데 온통 밤꿀냄새가 납니다. 모르는 사람은 밤꿀이 무척

많이들어온줄 착각할정도입니다.

온통 향기에 취할정도로 밤꿀의 향은 진합니다. ㅎㅎ 꿀에선 그렇게 안나는데

왜 벌통옆에가면 그리나는지 모르겟습니다.

제리틀을 꺼내니 역시나 밤꽃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애벌레를 꺼내니 역시나 제리가 노오란색이 납니다.

울신랑 꿀이 맘에안들게 들어오자 제리틀 꺼내가지고 와서는 집으로 그만 가자고

합니다.

밤꽃이야 우리동네가 더 빠르기에 집으로 들어가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차를 두대부르고 벌있는곳에가서 화물차가 오기전 벌통을 묶고 천막도 부수며

준비를 합니다.

도착한 기사 " 아고고 무서버라.벌쏘면 어떻해요"

"벌쏘면 약이에요. 그것도 보약"

"아무리 보약이라도 벌쏘이기 싫은데"

두번째 도착한 기사는 아예 엄살을 떱니다.

"사모님 전 벌쏘면 즉시 도망갑니다"

"도망가면 벌이 집까지 쫓아갈걸요"

"전 벌쏘이면 죽어도 일 못해요. "

그렇게 실갱이를 하면서 벌을 차에 싣습니다. 엄살꾼들 만났으니 벌 안쏘이게

해야하는데 걱정입니다.

"면장갑 벗으세요. 더 쏘여요. 그리고 벌 무섭다고 벌벌하면 더 쏘여요"

얼굴에 아무것도 안쓰고 반바지차림에 반팔셔츠를 입고 벌통입구를 닫는 절보며

무섭지도 않냐며 묻습니다.

한차 싣고 바를 치고 다음차를 기다리는순간 도망간다던 기사님 허벅지를 쥐고

아얏, 아고고를 외칩니다.

웃음이 나오는데 도저히 참을수가 없어 나도 모르게 푸하고 웃음이 터져나옵니다.

집을 잃은 벌들은 공중을 돌며 집을찾고 사납게 굽니다.

"아야얏, 아고 아퍼라" 또 들려오는 소리 이번엔 팔을 쏘였나 봅니다.

저분 일하는것을 보아 절대 도망갈사람이 아닌걸 알았습니다.

저녁도 싫고 빨리 내녀놓고 새벽에 수박밭에 가야한다며 서두릅니다.

가까운곳이니 이동비도 적게들고 사람고생 덜하고 여러모로 수월합니다.

집에와서 내리는데 몇번이나 아프다며 뛰는 소리를 들어야했습니다.

"얼마나 아플까?"

벌을 키우는 나도 가끔 쏘일때면 아파 죽을것 같은데 처음 쏘이는 사람은

더하겠지요.

그런데 내가 쏘이면 아프면서 남이 쏘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자꾸나는지 몰라요.

벌 쏘인뒤에 행동들이 웃을수밖에 없습니다.

다큰 남자들이 손톱보다 작은 곤충한테 한방쏘이고 뛰는 모습이란

벌이 쌩하고 날아오면 안쏘이려 이리저리 피하고 몸에 붙으면 정신없이 떼어내는

덩치큰 우리가 한없이 작아지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그렇게 두대의 벌을 마당에 내려놓고 신랑은 소문을 열고 들어와 밥을 먹는데

10시가 조금넘은듯 싶습니다.

"와~~이동한날 저녁을 집에서 먹다니"

울 신랑도 믿어지지가 않나봅니다.

집으로 들어와서 그런지 어제밤 달콤한 잠에 빠졌습니다.

오늘 새벽 로얄제리 하면서 울신랑 또 노래를 부릅니다.

"집에오니 이렇게 좋은걸"   충판 찾는것 일도 아니라니까~~~

땡볕에서 충판을 찾다가 칡넝쿨 등나무 그늘이니 얼마나 시원할지 이해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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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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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정님의 댓글

정윤정
작성일
이..런... 야생화꿀이 물건너 갈 것 같다니요... 재재작년?엔가 먹어보고 그후론 때쭉하고 섞여 나온다고 하셔서 올해는 꼭!!하고 벼르고 있었는데, 혹시나 야생화꿀만 별도로 채밀하시면 1병 예약받아 주세요!!!!! 밤꿀도 한병!! 올해는 종류별로 다 놓고 시음회를 해볼까 싶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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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수님의 댓글

이덕수
작성일
두분 금년에도 이동 다니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데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으셨는지요?
이젠 집에서 편안하게 주무시며 제리 하실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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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사랑~님의 댓글

마늘사랑~
작성일
대장정끝에 무사한 귀환을 축하드립니다. 역시 집만한 곳이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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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야생화꿀은 이런저런 꽃이 같이 필때 나오는 꿀인데 일부는 잡화꿀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잡화꿀이라 하면 흔히 저급꿀을 그렇게 표현하기도 하지요
올해는 아마 밤꿀과 섞여 들어온 상태이니 밤꿀+야생화가 될듯합니다
양봉인들은 흔히 "밤잡화"라고 하지요
바꿔말하면 밤꿀도 아니고 야생화꿀도 아니고....^^
그렇지만 100%밤꿀보다 쓴맛이 덜하니 먹기는 좋아요~~

덕수님 마늘사랑님
올해는 뭐 코앞에 벌을 놓고 출퇴근을 했으니 이동양봉했다는 표현도 쑥스럽습니다
그래도 이젠 그늘에서 일하니 무지무지 좋아요~
기름값도 비싼데 오고가는 시간도 절약되고...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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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님의 댓글

진수
작성일
대학다니는 딸년이 태어나기전에 벌을 시작했으니 벌 입문한 햇수로는 주인장과 얼추 비슷하겠네요. 그런데 쥔장께서는 프로가 되셨고, 저는 아직도 쌩초보를 벗어나질 못하는군요. ㅎㅎㅎㅎ  지금보다 훨씬 초보 때 면포안에 벌이 다섯마리가 들어가서 얼굴을 쏴대더군요. 지금도 벌 탐을 많이하지만 그 때는 더더욱 많이 부어올라서  얼굴이 삐뚤어지더군요. 혹뿌리 영감을 능가할 정도로...  남들뵈기 챙피해서 수건으로 얼굴을 감추고 집에 갔는데  문을 열고 제 얼굴을 본 아내가 어쨌는지 아세요?  배를 잡고 방바닥을 구르더군요.  ㅎㅎㅎㅎㅎ  남은 기간 풍년농사 이루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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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진수님~
우리 바꿀까요?
아마 울 각시가 무지 좋아할텐데...ㅋㅋ~
출근하는 신랑 넥타이 매주고 와이셔츠 다려주고 싶다고 옛날에 그랬는데 지금도 그럴려나....
대한민국 최고 연구소 나도 가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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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님의 댓글

진수
작성일
넥타이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넥타이를 매면 뒷목이 근질거려서  웬만한 행사장에도 넥타이를 안매고 잠바차림으로 다닙니다.  넥타이는 2~3년에 1~2번 맬까 말까 합니다. ㅎㅎㅎㅎ  제  바램이  쥔장님 내외분같은 살림인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려울 것 같네요. 그저 동경의 대상일 뿐...  건강하시고  남은기간  좋은 결실 맺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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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ㅎㅎ 에공 울랑이 저렇게 평생을 추리링차림으로 살줄알았으면...신랑해주러던것 아이들 교복으로 대신합니다. 저도 처음 코밑을쏘여 3일 마스크쓰고다녔어요. 윗집애기아빠 한번보자고 매일와서 졸라대는데 휴^^그때처럼 그양반이 미운적이 없었지요. 지금이야 모기한테 물리는것보다야 벌한테쏘이는것이 덜 억울하니 어쩔수없는 직업병인가봐요.요즘 밤꿀이 잘 들어오고있어 밤꿀에 기대를 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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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님의 댓글

진수
작성일
추리닝입고 살수있다는 게 참 부럽습니다.  더울땐 반바지도 입으실테구요. 벌 관리가 소홀해서인지 아니면 밤나무가 많지 않아서인지, 밤꿀 들어오는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아내는 밤꿀만 찾는데..  내일부터 벌들 종아리 좀 때려볼까요?  쐬지 않는 범위내에서..  ㅎㅎㅎ  밤꿀 농사도 풍년이 드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