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은날은 벌키우기 싫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8-08-19 21:53:51
- 조회수
- 2,066
아침 저녁으로 어찌나 선선한지 가을인듯 착각을 하게됩니다.
오늘아침엔 선풍기 신세도 안지고 제리작업을 할정도로
누군가 8월엔 가을이 숨어있다고하더니 정말 그렇네요.
긴세월 기다렸던 매미는 가는 여름이 아쉬운지 더 힘차게 울어대보지만
아침 저녁으로 이름모를 작은 곤충들이 가을이 오고있음을 알려줍니다.
어둠속을 뚫고들리는 풀벌래소리만큼 듣기좋은 소리는 없지 싶습니다.
가을이 오기전 우리가 해야할일이 있습니다.
모든 왕을 신왕으로 바꿔주어야하지요.
왕 나올날짜가 얼마남지않아 마음이 급해집니다.
제리작업 끝내고 오후에 왕 없어진통도있고해서 확인작업하려고 훈연기를 풍기며
벌통을 덮고있는 천을 들어올려봅니다.
갑자기 머리에 붙고 앵앵거리질않나 작은벌이 겁을 줍니다.
"정우아빠, 머리에 벌좀잡아줘"
이큰 등치가 제일 작아지는 순간이 이때인듯 싶습니다.
역시나 순하디 순했던 벌들도 찬바람이 불면서 좀 사나워진듯 합니다.
몇통째 보는데 잡을 시간도없이 왼쪽 눈옆을 쏘였습니다.
"앗 따가워라"
그런 마눌을 울 신랑 처다봅니다.
"이녀석들이 왜 이리 사나움을 부린디야"
벌 쏘인다고 벌을 안보면 양봉인이 아니지요.
모자 가질러가기싫어 그냥했더니 불편한게 많습니다.
갑자기 날아온 봉이넘 등짝을 보란듯 2방쏘고 갑니다.
으~~~~내 미초
울 신랑은 미안한지 "이넘들아 왜 우리 각시쏘냐" 합니다.
"나 이런날은 벌키우기 싫어"
투정아닌 투정을 부려봅니다.
두런 두런 이야기나누다가 등나무올린 봉사앞에 풀이 자란것을 보면서
"정우아빠 풀이 너무자랐잖오"
"당신 서방죽으면 한달도 못되어 풀밭이될걸"
"괜찮아. 당신죽으면 다팔고 시내가서 살거야"
"누가 이집을 산대?"
"당신처럼 시골좋아하는 사람 또 있겠지"
"새서방 얻어서 살면되지. 뭐하러 팔고가?"
"미초^^뭐하러 서방을 얻어서 밥해주고, 빨래해주고, 잔소리듣고 그래?"
그소리에 울신랑 요상한 웃음을 웃더니
"ㅎㅎㅎ 자유롭게 사시겠다구?"
그렇게 일어나지도 않을일을 이야기하며 벌을 봅니다.
그런 우리를 시샘이라도 하듯 아프게 쏘고가는 벌
아~~~~~~~~~~정말 오늘같은날은 벌키우기 싫오.
댓글목록
이덕수님의 댓글
저도 오늘 작업하며 사납ㅔ 달겨드는 벌에게 귀때기, 손등 여기저기 쏘였지요.
사전 경고도 없이 마구잡이로 돌진해오는데 긴장됩니다.
벌집아씨님의 댓글
실은 이번쏘이기전에 올해 쏘인것이 전부 3방정도였거든요. 그런데 하루에 세방을쏘이고나니 ~~~ㅎㅎ 일주일정도는 매일 이런 수난을 당하겠지요.
경고라도 하면 뭔 걱정있겟어요. 느닷없이 쏘이니 더 약오르지요.
자유인님의 댓글
벌에 쏘인 만큼 건강해지는 것입니다. 보약이다 생각하시고 잘 키우세요. 그래야 우리도 정품 꿀을 먹겠지요. 하하하
벌집아씨님의 댓글
작은넘들이 사나움을내면 어찌나 무서운지 ㅎㅎ 여름까지는 순하다가도 갑자기 그럽니다. ㅎㅎ 덩치큰 제가 참아야겠지요.